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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O] ‘최하위 수모’ 한화, 혹독한 리빌딩을 견뎌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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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임 직후 리빌딩을 선언한 한용덕 한화 감독. [사진=KBO]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전택수 기자] 독수리 군단에 시련이 닥쳤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3일 SK 와이번스에 0-3 패배를 당하며 올 시즌 처음으로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한화의 10위 추락은 2016년 7월 6일 이후 1,123일 만의 일이다. 지난해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하며 11년 만의 가을야구를 경험했지만, 상승세는 불과 1년이 지나기도 전에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지난해 한화가 이뤄낸 반전의 원동력은 바로 불펜진이었다. 마무리 정우람과 송은범이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활약을 펼쳤고, 여기에 박상원과 이태양이 신성처럼 등장해 불펜 뎁스를 채우며 한화의 최강 불펜진을 완성했다. 선발진과 타선이 비교적 아쉬웠음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지키는 야구로 리그 3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은 투타 양면에서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팀 ERA(방어율) 4.97(전체 9위), 팀 득점 4.42(전체 9위)의 기록은 간단하지만 명료하게 한화의 현 위치를 보여주고 있다. 빠르게 성과를 빚어내는 듯했던 한화의 리빌딩은 또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먼저 한화의 어린 투수들은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다. 김범수(5.67), 박주홍(ERA 7.44), 김재영(ERA 12.96) 등이 모두 부진과 부상을 겪으며 무너졌다. 지난해 특급 활약을 펼쳤던 박상원과 이태양 또한 기록이 나빠졌으며, 베테랑 송은범은 부진 끝에 LG로 트레이드 됐다. 워윅 서폴드와 채드 벨, 장민재가 버티고 있는 선발진이 작년보다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한화 투수진이 붕괴된 이유이다.

타선 또한 더욱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최재훈과 정은원 정도만이 확실하게 제 자리를 꿰찼을 뿐, 나머지 선수들의 성장세가 매우 더디다. 제러드 호잉과 김태균 등 주축 베테랑 타자들의 활약은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야심차게 시도했던 정근우의 중견수 변환은 대실패로 드러났다. 논란 끝에 팀을 떠난 이용규가 떠오를 지경이다.

종목을 막론하고 리빌딩은 언제나 뼈를 깎는 고통이 동반된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유망주들에게 성장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당장의 성적을 감수한 기용이 필요하다. 이는 곧 팀을 이끌어야 할 베테랑 선수들의 출전 시간 감소로 이어진다. 자칫 유망주들의 성장이 더디기라도 한다면 그 해 성적은 날아간 것이나 다름없다.

현재 한화에게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현실적으로 볼 때 베테랑 선수들 위주의 전력을 꾸리더라도 우승을 노리기에는 전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인내심을 가지고 어린 선수들이 하루 빨리 성장하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아기 독수리들의 성장통은 이제 시작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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