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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상현의 세계 100대 골프 여행] 디 오픈 열리는 로열 포트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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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 홀 그린에서 바라본 화이트 락스 해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 북쪽으로 3시간 가까이 차를 몰면, 최북단 해안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포트러시 항구에 다다른다. 과연 이 하나의 코스를 플레이하기 위해 이 먼 곳까지 가야 하는 건지 의구심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머나 먼 아일랜드까지 와서 로열 포트러시(Royal Portrush) 던루스(Dunluce)링크스 코스를 쳐보지 않고 돌아간다면 크게 후회할 일이다.

로열 포트러시는 1888년에 최초의 코스가 들어선 후 변천을 거듭하다가, 1929년 20세기 초 세계적인 코스 설계가였던 해리 콜트(Harry S. Colt)의 재설계로 현재의 던루스 링크스가 자리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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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향하여 나아가는 우도그렉 파4 5번 홀.


1892년 아일랜드 최초의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비롯하여, 아일랜드와 영국 전체 챔피언십을 무려 50번 이상 개최해왔다. 가장 상징적인 대회는 1951년 열린 디 오픈 챔피언십으로, 이는 최근까지 영국 본섬 밖에서 개최된 유일한 디 오픈(혹은 미국에서는 브리티시오픈)으로 기록된다.

2011년에 방문한 로열 포트러시 던루스의 진짜 미덕은 코스의 감탄할 만한 아름다움에 있었다. 다소 밋밋한 오르막 1번 홀만 지나고 나면, 편평하고 단조로운 마지막 18번 홀에 이르기 전까지, 골퍼는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경이로운 홀들을 하나씩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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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바라 본 파3 6번 홀 그린.


매 홀마다 지천에 깔린 갈대숲, 곳곳의 덤불과 보라색 꽃들, 길고 억센 페스큐 러프와 매끈한 그린이 눈을 즐겁게 한다. 거기에 더해 모든 홀에서 내려다보이는 북대서양의 바다와 헤브라이드 제도(The Hebrides)의 섬들, 저 아래 인접한 또 하나의 18홀인 더 밸리 링크스(The Valley Links) 코스와 그 주위의 거대한 모래 언덕들까지, 로열 포트러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탁 트이면서도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코스는 좌 도그렉 파5 2번 홀부터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다가, 바다를 향해 내리 달리는 우 도그렉 파4 411야드 5번 홀의 그린에서 그 절정의 미감을 보여준다. 5번 홀 그린과 파3 6번 홀의 티 박스에서는, 화이트 락스(White Rocks) 해변의 모래사장과 깎아 지른 해안 절벽과 함께, 건너편 먼 언덕 위의 던루스성의 유적이 펼쳐진다. 코스 이름이 여기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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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대형 팟 벙커에 둘러싸인 파3 11번 홀 그린.


200야드 가까이 되는 해저드성 러프를 넘겨 장타를 날려야 하는 우 도그렉 8번 홀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며, 티샷이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가도 거친 러프에 볼을 잃는 파5 9번홀, 다섯 개의 폿 벙커들 한 복판에 정확히 볼을 떨어뜨려야 하는 파3 11번 홀도 멋지다.

오르막 페어웨이 언덕 너머로 블라인드 티샷을 날려야 하는 418야드 파4 13번 홀은, 언덕 정상에서 바라보이는 수 많은 모래 언덕들과 파란 바다, 섬들의 풍경으로 오래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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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으로 불리는 파3 14번 홀.


특히 ‘재난(Calamity)’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14번 210야드 파3 홀은 어렵기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푹 꺼진 러프 계곡을 넘겨, 조그마한 그린에 볼을 안착시켜야 한다. 벙커는 하나도 없지만, 조금만 짧아도 계곡으로 볼이 굴러 떨어지고, 좀 길면 뒷편의 무성한 러프로 볼이 사라지니, 이름 그대로 재난을 맞이하는 것이다.

지난주 이 곳에서 148회 디오픈이 열렸다. 1951년 이후 무려 68년 만이다. 과거보다 늘어난 관람객을 수용하기 위해 클럽은 밸리 링크스 코스에서 두 홀을 가져와 파3 6번 홀 다음으로 뻗어나갔다가 돌아오는 7, 8번 홀로 만들었다. 그리고 밋밋하다고 평가받던 17, 18홀을 없애고 그 자리에 갤러리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결과는 이전보다 더 완벽하고 흥미진진하고 코스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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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포트러시 항구를 배경으로 펼쳐진 코스 전경.


로열포트러시는 북아일랜드의 세계적인 골퍼, 그래이엄 맥도웰의 홈 코스로 알려져 있다. 같은 북아일랜드 출신인 로리 매킬로이도 이 코스에 애착이 크며 맏형 격인 대런 클라크도 이곳의 회원이라고 한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매킬로이와 클라크는 컷오프했고, 맥도웰만 공동 57위를 하는 데 그쳤다. 이웃한 아일랜드 출신의 셰인 로리가 우승했다. 이 지역 출신은 아니지만 로리는 열광적인 응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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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큐로 뒤덮인 러프 너머 파4 15번 홀 페어웨이.


그린피는 이름값에 비하면 저렴했으나 디오픈을 성공적으로 끝낸 이상 앞으로는 한 동안 부킹이 몇 달치가 이미 마감되었을 것이다. 주중에는 월요일 오후, 수~금요일에는 오전에 라운드 가능하다. 주말에도 오후 늦은 시간에 부킹이 가능하다. 주중 그린피는 155파운드, 주말은 175파운드다.

[사진과 글= 백상현 화이트파인 파트너스 대표, 골프 여행가] *이 글은 필자의 사이트 <세계100대 골프여행(top100golftravel.com)>에서 발췌했습니다. 필자는 전 세계 5대륙 860여 곳의 명문 코스들을 여행사 도움 없이 직접 부킹하고 차를 몰고 가 라운드 한 국내 최고의 골프여행 전문가입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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