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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마성분 약품 CBD 미국 골프계서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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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화나를 피워 3개월 간 출전 정지 벌칙를 받은 게리거스가 티샷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미국 골프계에서는 최근 대마성 의약품 칸나비디올(CBD)이 화제가 되고 있다.

마리화나 복용 사실이 드러나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던 로버트 개리거스(미국)가 최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3M오픈에서 투어 복귀전을 앞두고 가진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던 PGA투어의 결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PGA투어는 지난 3월 개리거스가 약물 검사에서 금지 약물 성분이 검출됐으며, 마리화나를 복용했다고 밝혀 3개월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올해 42살인 개리거스는 2006년 PGA투어에 데뷔해 2010년 칠드런스 미러클네트워크클래식에서 1승을 거뒀다. 지난해 페덱스 랭킹 131위에 그친 그는 올해는 조건부 출전권으로 PGA투어 대회에 나온다. 골프채널은 개리거스가 PGA투어 관계자들과 마리화나 성분을 금지 약물 규정에서 제외하는 것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마리화나는 미국 일부 주에서는 합법이지만 PGA투어는 금지약물로 정해놨다. 개리거스는 “부상의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고 의사 처방된 것이면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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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가 지난 마스터스에서 CBD성분이 든 껌을 씹었다는 루머가 돌았다.


이와 함께 최근 골프매체 골프다이제스트는 인터넷판에서 "투어 선수들 사이에 15~20명 정도가 CBD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를 심층 보도했다. CBD 관련 제품과 후원 계약을 맺은 선수로는 마스터스에서 2승을 거둔 버바 왓슨, 2009년 US오픈 챔피언 루카스 글로버, 찰리 호프만, 스콧 피어시, 챔피언스투어의 스콧 맥캐론 등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3년 안에 CBD 시장의 규모가 2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BD 회사들은 이미 PGA투어 선수들과 후원계약을 체결했고, 마스터스 대회 기간에 필 미켈슨은 에센스 오일로, 타이거 우즈는 매일 씹던 껌에서 CBD를 체험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사회적인 여건도 형성됐다. 지난해 세계반도핑기구(WADA)에서는 금지약물 목록에서 CBD를 제외했고, 그에 따라 PGA투어 선수들과 올림픽 출전 선수들조차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마리화나와는 달리 대마에서 추출하는 CBD는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품안전국(FDA)에서 사용 인가를 받았다. 향정신성인 THC 함량이 0.3% 미만일 경우에는 칸나비스 식물의 재배와 판매, 소지가 가능해졌다.

대마인 칸나비스에서 추출한 CBD는 음용 가능한 오일이나 크림 등 다양한 형태로 제품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CBD의 치유력을 알츠하이머와 암, 티샷 전의 긴장감 완화, 골프 엘보 등 폭넓게 효과적이라고 본다. 칸나비스의 물질은 CBD와 THC로 나뉘는데 THC가 향정신성 성분으로 마리화나와 같은 환각을 일으키는데 반해 CBD는 향정신성이 아니며,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에 따르면 ‘내성이 높고 중독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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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슨이 CBD오일을 흡입하는 듯한 장면이 마스터스에서 목격되기도 했다.


CBD 성분을 넣은 제품을 만드는 회사도 급증했다. 메드테라는 오일이나 껌 뿐만 아니라 CBD성분을 넣은 아이스크림을 출시할 계획도 발표했다. 심지어 CBD제품은 오하이오의 메모리얼 토너먼트가 열리는 뮤어필드빌리지의 골프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메드테라의 제이 하텐바흐 대표는 “CBD에 염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으니 연령대에 상관없이 라운드를 준비하거나 라운드를 마치고 회복할 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선수들이 CBD를 사용하게 된 계기는 다양하다. 이들이 내세우는 장점으로는 소염 성분, 불안 완화, 수면의 질 개선이 대표적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CBD사용 의견을 펼쳐온 왓슨은 '통증을 해소해준다'는 것을 최고의 이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지난 4월 PGA투어는 선수들에게 'CBD에 주의하라'고 했다. 선수들이 사용하는 제품을 FDA와 DEA(마약단속국) 등에서 테스트한 결과 상당 수준의 향정신성 THC가 검출되었으며, CBD 함량을 틀리게 표기한 제품도 많았다는 것이다. PGA투어의 반도핑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앤디 레빈슨은 “CBD 제품의 20% 이상에서 기준치 이상의 THC가 검출되었는데 이는 선수가 도핑테스트에 걸릴 수준”이라고 밝혔다. 시중에 유통되는 CBD를 과사용할 경우 약물 검사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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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에서 추출한 CBD 오일 제품.


미국 FDA에서 CBD를 의료목적으로 완화한 만큼 한국에서도 이에 대한 완화 조치를 지난 2월 19일에 발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마약법 개정안)’을 3월12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개정안은 치료 목적으로 해외에서 허가받은 대마 성분 의약품은 한국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국내에 들여와 사용할 수 있다. 국내에 대체 치료수단이 없는 뇌전증 등 희귀·난치 환자들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 허가돼 시판 중인 대마 성분 의약품 4종을 자가치료용으로 수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대마에서 유래된 것이라도 해외에서 의약품으로 허가받지 않은 식품과 대마 오일, 대마 추출물 등은 여전히 들여올 수 없다. 희귀·난치질환자는 의학적 소견서 등을 식약처에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대마 성분 의약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 이전까지는 국내에서 대마 수출·입, 제조, 매매 등의 행위는 전면 금지돼 있었다.

한국의료용대마합법화운동본부는 “대마 단속 48년 만에 마약법 개정으로 대마 의약품을 수입할 수 있게 됐지만, 처방 범위와 품목 규제로 환자 불편은 여전하다”면서 “실효성을 높이려면 의료용 대마 처방을 확대하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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