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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대표 멘토 자처한 PGA 챔피언 케빈 나

  • 기사입력 2019-06-1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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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라운드 도중 국가대표 후배의 드라이버 샷을 교정해 주고 있는 케빈 나(오른쪽). [천안=김두호 기자]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천안)=이강래 기자] 남자골프 내셔널타이틀인 코오롱 제62회 한국오픈 공식 연습일인 19일 대회장인 충북 천안의 우정힐스CC엔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지난 달 PGA투어 찰스 슈왑 챌린지에서 우승한 재미교포 케빈 나(한국명 나상욱)였다.

이번 한국오픈에 출전하는 선수중 세계랭킹이 32위로 가장 높은 케빈 나는 이날 국가대표 선수들과 동반 라운드를 했다. US오픈을 마치고 전날 입국한 케빈 나는 장거리 이동과 시차로 인한 피로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주느라 신이 난 표정이었다.

케빈 나는 연습라운드 틈틈이 국가대표 선수들의 샷을 교정해 주고 코스 매니지먼트에 대해 설명해줬다. 그리고 깊은 러프에서 쉽게 탈출할 수 있는 쇼트게임 방법도 직접 시범을 보여가며 알려줬다.

국가대표 박형욱(20 한체대 2년)은 “다운스윙시 손목이 펴지는 경우가 있어 샷의 정확성이 떨어졌는데 그 걸 간단하게 수정해 주셨다”며 “앞으로 한결 편하게 스윙할 수 있게 됐다”고 만족해했다.

스무살 어린 나이에 PGA투어에 입성한 케빈 나는 올해로 세계 최고의 투어에서 16년째 뛰고 있다. 롱런 비결은 멘토링이었다. 약관의 나이에 빅 리그에 진출한 그는 ‘황금곰’ 잭 니클러스에게 우승하는 법을 물었고 US오픈에서 우승한 스티브 존스에게 쇼트게임 비법을 배웠다.

케빈 나는 “당시 아버지가 ‘뛰어난 선수들에겐 배울 게 무조건 하나씩 있다‘며 자꾸 물어볼 것을 권했다”며 “궁금한 것을 묻다보니 어느새 내 실력이 늘었음을 알게 됐다”고 했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멘토링의 소중함을 깨달은 그는 고국의 후배들에게 키다리 아저씨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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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라운드를 마친 후 국가대표 후배들과 멘토링 시간을 갖고 있는 케빈 나(왼쪽). [천안=박건태 기자]


연습라운드를 마친 후엔 별도로 한 자리에 앉아 대화의 시간도 가졌다. 후배들이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 답하는 식으로 1시간 가까이 Q&A 시간이 이어졌다. 케빈 나는 압박감을 이겨내기 위한 자신만의 노하우부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음식 선택법, 바람을 이용하는 방법, 효율적인 웹닷컴투어 Q스쿨 준비요령 등 경험과 실전에 기초한 답을 해줬다.

그 시간 국가대표 선수들의 눈동자는 빛났다.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들이 PGA 챔피언의 입에서 술술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케빈 나는 후배들과 공약도 했다. 이번 한국오픈에서 디 오픈 출전권을 획득하는 선수가 나오면 다음 달 북아일랜드의 로열 포트러시에서 열리는 디 오픈 때 함께 연습라운드를 하며 다양한 코스정보를 알려주겠다고 했다.

교포라는 이유로 케빈 나를 이방인 취급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하지만 그를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국적을 떠나 스스로 한국인 임을 자랑스러워 한다. 그리고 성공한 사람들이 그런 것 처럼 남을 도우려 애쓴다. 결혼후 아이를 얻고 이런 태도가 강해진 느낌이다.

케빈 나는 지난 달 찰스 슈왑 챌린지에서 우승한 뒤 한국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당시 "PGA투어 진출을 노리는 후배들을 항상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 언제든지 도와주고 조언해 주고 싶다"고 약속했다. 이날은 실천의 시간이었다. 고국의 후배들에게 뭔가를 더 주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진정성이 느껴지는 모습에 국적은 상관없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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