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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만화경] ‘이기흥 IOC위원’에는 000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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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9일 대한체육회 이사회에 참석한 이기흥 회장(가운데)의 모습. [사진=대한체육회]


많이들 놀라고, 궁금해했다. 국내에서 ‘사면초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극심한 비판을 받아온 이기흥(64) 대한체육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사실상 선출됐기 때문이다. 대내적 악재는 물론이고, 대외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셀프추천’ 논란과 함께 대한체육회(KOC)가 이기흥 회장을 IOC위원으로 추천한 것은 2017년 6월. IOC는 평창 동계올림픽(2018년 2월)이 열리는 가운데도 2년 가까이 ‘이기흥 IOC위원’을 뭉갰다.

그런데 그야말로 갑자기, 생뚱맞게 IOC집행위원회가 지난달 23일(한국시간) 이기흥 회장을 NOC자격의 IOC위원으로 추천했다. 이 추천은 오는 26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IOC총회의 마지막날 최종 승인 절차를 밟는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 장면1. 지난 5월 5일부터 10일까지 호주의 골드코스트에서 '스포츠어코드컨벤션 2019'이 열렸다. 이 행사에 참석한 이기흥 회장은 한 사람을 줄곧 따라다녔다. 그리고 마침내 ‘독대’의 기회를 얻어 많은 얘기를 했다고 한다. 이 회장이 공을 들인 사람은 바로 반기문(75) 전 UN사무총장이다.

# 장면2. 며칠 뒤인 14일, 용인대학교에서 반기문 전 총장의 특강이 열렸다. 글로벌 리더였던 반 전 총장의 대학특강은 익숙한 모습이다. 그런데 이 행사에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참석했다. 며칠 전에 호주에서 만나 제법 대화를 나눴는데, 바쁜 대한체육회장이 이곳을 왜 또 찾았을까? 참고로 이기흥 회장은 용인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김정행 대한유도회 명예회장을 체육계 멘토로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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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진천선수촌을 방문한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오른쪽)이 이기흥 회장과 포즈를 취했다. [사진=대한체육회]


왜 반기문일까? 사실 반기문 전 총장은 IOC의 핵심인사다. 자크 로게 전 IOC위원장의 연임을 도왔고, 현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IOC는 반 총장의 재임 중인 2009년, 스포츠 기구로는 처음으로 UN 옵저버 지위를 획득했고, 반 총장은 2012년 말 IOC로부터 올림픽 훈장 금장을 수상했다. 이어 2017년 9월 UN에서 나와 있던 반기문은 IOC윤리위원장에 선출됐다. 바흐 위원장의 꿈이 UN사무총장이라는 소문도 있다.

이쯤이면 스포츠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이다. 당연히 “내가 부탁했다”(이기흥), 혹은 “내가 도왔다”(반기문)는 얘기는 당장 없을 것이다. 반대급부로 뭐가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고, 내막을 공개할 것 같으면 이미 공식적으로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같은 추론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정치에서 늘 그렇듯이. 이에 대해 골드코스트와 용인대 행사에서 이기흥 회장을 수행한 ‘대한체육회의 국제통’ 박철근 사무부총장은 “두 분이 두 행사에서 만난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편집장]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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