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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탁구도 더비’ 고교동창 3인방의 의기투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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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인삼공사-마사회의 특별한 이벤트 매치를 성공리에 치러낸 대광고 동기동창 3인방. 왼쪽부터 김상수, 주세혁, 최현진. [사진=월간탁구/더핑퐁]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올해 꼭 40이 된 저희가 좋은 탁구문화를 앞장서 만들어가겠습니다.”

초중고 동창인 최현진(KGC인삼공사 감독), 김상수(마사회 코치), 주세혁(마사회 플레잉코치)은 입을 모았다. 지난 19일 두 팀간의 이벤트 매치를 기획해 성공리에 끝낸 직후였다.

일단 이벤트는 성공적이었다. 1년반 만에 ‘수비 레전드’ 주세혁의 컴백경기 등 기대 이상의 멋진 경기가 펼쳐졌고, 현장 및 동영상으로 경기를 본 탁구팬들의 반응도 좋았다. 상금 대신 서로의 자존심과 회식비 내기가 걸린 승부의 결과는 강호 KGC인삼공사의 3-2 승리. 하지만 창단만 했을 뿐 아직 공식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마사회도 백광일과 복식에서 승리하고, 주세혁이 녹슬지 않는 기량을 과시하는 등 수준급 전력을 선보였다.

특히 주세혁은 세계 16위로 국가대표인 임종훈을 맞아 특유의 신들린 커트 등 멋진 경기로 큰 박수를 받았다. 4단식에서 접전 끝에 게임(세트) 1-2로 졌지만 ‘이벤트 경기인 만큼 마지막 5단식의 재미를 위해 일부러 져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만큼 내용이 좋았다. 이에 주세혁은 “아직 몸상태가 50~60% 정도이고, 부담이 큰 임종훈이 실수를 해서 그렇지 내가 완패한 경기”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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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실업 최연소 사령탑으로 탁구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는 최현진 인삼공사 감독. [사진=월간탁구/더핑퐁]


중요한 것은 결과보다는 젊은 실업 탁구인들이 ‘새로운 문화 창출’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 이벤트는 주세혁이 인삼공사에 훈련을 하던 중, 최현진 감독이 “어차피 연습경기를 하는데, 아예 축구의 더비와 같은 라이벌전을 만들자.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일단 인삼공사와 마사회가 먼저 팬서비스 차원에서 해보자”고 제의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1월 KGC인삼공사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최 감독은 국내 실업팀 감독 중 최연소이고, 부임 직후인 지난 3월 인삼공사 서포터즈를 새롭게 조직해 현재 회원 200명으로 규모를 늘리는 등 탁구마케팅에 관심이 많다.

최현진 감독은 “탁구강국에서는 이미 프로리그가 성행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가까운 미래에 프로화가 시도될 것이다. 프로리그도 중요하지만, 생활체육으로 인기가 높은 탁구가 마케팅 차원에서 더 발전하려면 팬들과의 교류, 라이벌구도 등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일단 마음이 맞는 고교동기생들이 뭉쳐 이번 이벤트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인삼공사-마사회 라이벌전을 정례화하고, 더비로까지 만들고 싶어한다. 이는 주세혁과 김상수 코치도 마찬가지다. 주세혁은 “야구도 그렇고, 축구는 아예 더비라는 말로 명품 라이벌전이 많습니다. 탁구도 그렇게 돼야 합니다. 인삼공사와 마사회는 회사 영문이름에 K가 들어가니 K더비로 하면 어떻겠습니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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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혁(왼쪽)과 임종훈의 경기 장면. 두 선수의 멋진 플레이에 탁구팬들이 많은 박수를 보냈다. [사진=월간탁구/더핑퐁]


실제로 이날 행사는 여러모로 가능성을 보였다. 50명의 팬들이 경기장인 KGC인삼공사 훈련장을 찾았는데, 눈앞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경기를 감삼했고, 양 회사와 후원회사(탁구닷컴)가 마련한 푸짐한 경품을 대거 받았다. 또 현장을 찾지 못하는 이들은 이명재-윤홍균이 중계한 영상을 실시간 및 유투브 영상으로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이날 회식비는 진 쪽인 마사회의 부담이었다. 원래는 김상수-주세혁 코치가 부담해야 했지만 팬들을 위한 선물 20개를 들고 현장을 찾은 현정화 마사회 감독이 회식비를 내고 말았다. 그리고 유쾌한 회식자리에서 ‘미래의 K더비’에 대한 각종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본 경기에 앞서 양 회사 탁구동우회(혹은 서포터스) 간의 라이벌전, 포털사이트 스트리밍 중계, 골프식 프로암 행사 등등. 원래 위대한 일이나, 훌륭한 전통도 시작은 이렇게 작지만 즐거운 법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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