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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BA] ‘위대한 패자’ 클리퍼스,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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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PO 역사상 최대 점수차인 31점차 열세를 극복하며 역전승을 일군 클리퍼스. 더욱이 상대는 최강 골든스테이트였다. [사진=NB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전택수 기자] 서부컨퍼런스 8번 시드의 봄 농구는 2승 4패로 빠르게 종료됐다. 올 시즌은 한때 팀을 부흥기로 이끌었던 '빅3'를 모두 해체한 뒤, 본격적인 리빌딩에 돌입한 첫 시즌이었다. 심지어 시즌 도중 주축 선수들을 대거 트레이드하며 샐러리캡과 드래프트 지명권을 확보하는 데 힘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플레이오프 1라운드 무대에서 명승부를 연출했다. 바로 LA클리퍼스의 이야기이다.

클리퍼스가 받아든 18-19시즌 성적표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 탈락이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들에게 감히 돌을 던지지 못할 것이다. 클리퍼스를 지역 라이벌 LA 레이커스의 만년 들러리 신세에서 우승 후보로까지 끌어올렸던 크리스 폴과 블레이크 그리핀, 디안드레 조던은 트레이드와 FA를 통해 차례로 팀을 떠났다. 한동안 클리퍼스의 암흑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LA의 악동들은 보란 듯이 이 평가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필라델피아와 단행한 3대 3 트레이드 전까지 클리퍼스는 32승 27패의 성적으로 힘겨운 서부 컨퍼런스 8위 경쟁을 하고 있었다. 트레이드를 통해 토바이어스 해리스와 보반 마리야노비치 등 핵심 자원들을 내보냄에 따라 클리퍼스가 올 시즌을 빠르게 포기했다는 시선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닥 리버스 감독과 선수단은 슈퍼스타 없는 끈끈한 농구로 보답했다. 트레이드 이후 클리퍼스는 16승 7패의 놀라운 성적과 함께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서부 컨퍼런스 PO행 막차에 올라탔다.

가까스로 봄 농구에 합류했지만, 상대가 너무나 강했다. 상대는 역대급 팀 반열에 오른 ‘골든스테이트 왕조’였다. 스테픈 커리와 케빈 듀란트, 클레이 톰슨 등 베스트 5 멤버 중 3명이 올스타에 선정됐다. 클리퍼스는 올해 단 한 명의 올스타 선수도 배출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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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퍼스는 홈 팬들 앞에서 1라운드 탈락을 확정지었지만,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사진=NBA]


일방적일 것이라던 시리즈 전망과 달리, 골든스테이트는 고전했고 클리퍼스는 투쟁심을 보여주었다. 시리즈 내내 이어진 케빈 듀란트에 대한 패트릭 베벌리의 거친 수비와 신경전은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객관적으로 볼 때 듀란트가 더 훌륭한 농구선수임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베벌리는 이를 인정하고, 어떻게든 듀란트의 심기를 건드는 한편, 자신이 할 수 있는 궂은일에 최선을 다했다. 물론 베벌리의 신경전이 지나쳤다는 주장 또한 제기되지만, 두 선수는 6차전 경기 종료 이후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앙금을 훌훌 털어버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클리퍼스의 식스맨 신화 또한 골든스테이트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PO 2차전 한때 31점차까지 벌어졌던 경기를 뒤집은 희대의 역전승은 식스맨 신화의 대표적 선수들인 루 윌리엄스와 몬트레즐 해럴의 손끝에서 시작됐다. 윌리엄스가 36득점 11어시스트, 해럴이 25득점 10리바운드를 올리며 벼랑 끝까지 몰렸던 팀을 역전까지 이끌었다. 또 한 번 워리어스의 홈 잔치에 찬물을 끼얹은 5차전 경기에서는 벤치 득점에서 59-17로 골든스테이트를 완벽하게 압도하며 모든 선수들이 승리를 위해 하나로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클리퍼스의 미래는 더욱 밝다. 넉넉한 샐러리캡 상황으로 인해 2명의 슈퍼스타들을 동시에 FA로 데려올 수 있는 팀이 바로 클리퍼스다. 특히 이번 여름에는 케빈 듀란트를 비롯해 카와이 레너드, 카이리 어빙, 클레이 톰슨 등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이 대거 자유계약으로 풀린다. 올 시즌의 성과로 미루어 볼 때, 혼자 힘으로 경기 양상을 바꿀 수 있는 슈퍼스타가 합류한다면 클리퍼스는 단숨에 우승 도전이 가능한 팀으로 변모할 것이다. 18-19시즌 클리퍼스가 ‘위대한 패자’로 기억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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