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국 골프장의 발견] 화산CC - '아름다운 선녀 계곡'
이미지중앙

가을의 화산CC(화산CC 홈페이지 사진)


‘한국 골프장의 발견’ 시리즈는 한국 골프코스들의 속살을 깊이 들여다 보는 지속적인 골프장 탐사 작업입니다. 이 컨텐츠는 골프장의 협찬 없이 직접 경험하여 작성한 것입니다.(편집자 주)

'북일남화’라는 말 들어보셨지요.
‘한강 이북에 일동레이크, 이남에는 화산’이라며 수도권 골퍼들 사이에 떠도는 표현으로, <화산컨트리클럽(이하 ‘화산CC’)>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는 말입니다.

‘조용한 명문’ 골프장
<화산CC>는 ‘조용한 명문’ 골프장입니다. 스스로 명문임을 내세우거나 명문 지향의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것 같지 않은데, 한국의 명문 골프장을 말할 때 늘 빠짐없이 거론됩니다. 세계 유력 코스 정보 사이트인 ‘톱100골프코스 (top100golfcourses.com)’가 게시한 ‘한국 톱40 골프코스2018’에서, 화산CC는 한국 내 랭킹 24위의 코스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골퍼들 사이에서는 그보다 높이 평가되고 있는 ‘전통의 명문’입니다. 그와는 다른 국내 기관들의 평가에서 2016년 국내 4위의 코스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오랜 기간 10위 이내의 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화산CC는 이름난 골프대회를 치른 코스도 아니고 대기업 소유의 골프장도 아닙니다. 여느 '명문 지향' 골프장들처럼 코스 랭킹을 올리려는 홍보를 하거나, 이른바 ‘랭킹 선정위원’들을 대상으로 노력하지도 않는 듯합니다. 그런데 이곳은 ‘명문 골프장’이라는 절대적 평가를 받습니다. ‘만들어진 랭킹에 의한 명문’ 코스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미지중앙

인코스 6번 홀 티잉 그라운드 뷰


‘골프 8학군’에서 가장 아름다운 클럽
경기도 분당, 용인 지역을 시쳇말로 ‘골프 8학군’이라 하지요. 이 근방에 골프장이 많을뿐더러 이 지역에서 자동차로 쉽게 갈 수 있는 거리에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골프장이 밀집되어 있으며, 그들 가운데 ‘명문 골프장’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화산CC>는 아마도 이 ‘8학군’ 권역에서 아름답기로 으뜸인 골프장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곳은 동네 이름부터 화려한 ‘화산(華山)’입니다. 용인시 처인구 화산리, 학이 날아든다는 의미의 낮은 동산인 ‘화학산(華鶴山)’과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한 연못(時宮)이 있었다는 전설의 ‘시궁산(515m)’ 사이 기슭에 자리잡은, 이 골프장은 이름 그대로 아름다운 산중 코스입니다.

(시궁산은 용인의 완만한 지형 특성이 드러나는 작은 산 같지만, 풍수의 백두대간으로 치면 소백산 천황봉에서 나온 ‘한남금북정맥’이 안성의 칠현산에서 갈라져 수원과 분당 판교 쪽으로 흐르는 한남정맥 줄기를 잇는 산으로, 서쪽 기슭에는 화산CC를 품고 동쪽 품에는 김대건 신부의 묘가 있는 한국 천주교 최대 성역 ‘미리내 성지’를 안고 있습니다.)

이미지중앙

화산CC 부근 위성사진


한번 쳐도 모든 홀이 기억나는 코스
<화산CC>는 1996년 문을 열었습니다. 당시는 골프장 건립 인허가를 받으면 회원 모집을 통한 조성 자금 조달이 손쉽던 때였고 수도권에서의 접근성이 워낙 좋은 위치인지라 최고급 회원제 골프장으로 계획되어, 당시 가장 각광받는 코스 디자이너이던 고 임상하 님의 설계로 완성되었습니다.

처음 계획할 때는 27홀을 조성하고자 했지만 각 홀들의 독립성이 높은 코스를 만들기 위해 18홀만 앉히기로 설계를 변경했다 합니다. 그래서 코스에 들어서면 아늑하고 넉넉한 느낌이 들고 홀마다 개성적인 설계 레이아웃으로 독특하게 다른 느낌을 받습니다. 자연 조경 또한 각 홀마다 인상적이어서 기억성이 매우 뛰어나므로, 한 두 번만 라운드 해도 대부분의 홀을 기억하기 쉽습니다.

1세대 설계가 고 임상하 님의 대표작
이 코스를 설계한 고 임상하 님은 <레이크힐스 용인>, <파인크리크>, <뉴서울 북코스>, <지산>, <파인밸리> 등을 비롯하여 국내 70여 곳의 코스를 설계한 분입니다. 인위적 조경에 치중하는 일본풍 코스 설계를 탈피하여 우리나라 지형에 맞는 다양한 코스 설계의 지평을 연 '거장'이라 평가 받으며, 코스를 만드는 데 있어 예술적인 가치와 조형미를 중시하여 미학적 코스 설계의 토대를 쌓았다는 칭송을 받는다 합니다.(이 부분은 코스 설계가에 대한 공부가 깊은 남화영 골프전문 기자의 '골프상식백과사전'을 참조했습니다. 임상하 님이 설계한 코스들을 적잖이 라운드해 본 저 또한 그 평가에 공감합니다)

그런 한편 골퍼가 코스 안에서 ‘한국 자연의 숭고함’을 느끼면서 스스로의 실력과 상황에 맞게 샷 메이킹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데 설계의 중점을 두었다고 하지요. 코스 디자이너들은 대개 ‘샷 밸류’를 중시하여 설계한다는데, 고 임상하 님이 이 개념을 우리나라 코스에 잘 구현한 ‘1세대 설계자’였다고 합니다. <화산CC>는 그의 설계 철학과 미학이 완숙하게 발휘된 작품입니다.

이미지중앙

스타트하우스 연못(화산CC 홈페이지 사진).


평원 코스와 산중 코스의 아늑한 조화
<화산CC>는 해발 170m 높이의 클럽하우스를 중심으로, 낮은 지역에 아웃 코스(135m~170m)를, 높은 지역에 인 코스(170m~220m)를 배치한 구성입니다. 클럽하우스의 위치 선정이 참 사랑스럽습니다. 스스로 군림하듯 내려보는 여느 ‘명문’들의 클럽하우스들과는 달리, 조용하게 안겨있는 모습이지요. 모양도 단아한 건축물의 앉음새에서,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동양적 사유가 드러나는 듯합니다. 이 ‘겸손한’ 클럽하우스를 중심으로 음양이 조화를 이루듯 자연스러운 인 - 아웃의 코스 배치는, 플레이와 휴식의 진행을 원활하게 흘러가게 하는 설계의 전형이라는 평을 듣습니다.

낮은 쪽의 아웃 코스는 완만한 경사의 구릉지인 반면 높은 쪽인 인 코스는 산세의 변화가 다이나믹하고 오밀조밀한 편입니다. 낮은 쪽 아웃 코스는 부드러운 구릉 사이에 페어웨이가 우아하게 흐르면서 연못과 풀숲이 이따금 넘나드는 평원 코스의 느낌이고, 높은 쪽의 인 코스는 바위 언덕과 골짜기, 나무 숲이 어우러져 산중 코스의 느낌이 강합니다.

이미지중앙

화산CC 제원.


국제경기도 가능한 드라마틱 완성도
전체 길이가 총 7,043야드(6,440m)이니 1996년 개장할 당시에는 상당히 긴 코스였으며, 지금 기준으로도 국제경기까지 가능한 규격이라 하겠습니다. 아웃코스와 인코스 각각 편안하게 시작해서 극적으로 마무리 하게 되는 게임 구성이 돋보입니다. 아웃코스는 마지막 홀이 버디를 노려봄직한 파5홀이고, 인코스의 마지막은 파를 지켜야 하는 드라마틱한 풍경의 내리막 파4홀입니다. 일반 골퍼들에게도 짜릿하게 재미 있는 구성이고, 정규 토너먼트를 치를 경우 극적 완결성도 뛰어날 듯합니다.

높은 곳과 낮은 곳의 고도 차이가 제법 나는 편이지만 플레이 할 때는 같은 홀 안의 고저 차가 자연스러워서 업, 다운이 많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일부러 오르막 내리막을 조성한 홀을 제외하고는 페어웨이가 평탄하여, 자세가 좋지 않은 샷을 해야 하는 부담이 적습니다. 코스의 페어웨이 진행 방향이 주로 남북 방향이어서, 골퍼가 태양 빛의 영향을 덜 받고 플레이 할 수 있도록 감안된 점도 섬세한 장점입니다.

이미지중앙

인코스 9번홀.


모든 골퍼에게 짜릿하고 공정한 코스
자연지형을 살린 설계로 인위적인 토목 공사를 되도록 덜 하여 조성한 코스이면서도, 도그렉 홀, 블라인드 홀과 시야가 트인 홀의 배합 리듬이 조화롭습니다. 골퍼가 홀마다 티잉 그라운드에서부터 공략 플랜을 수립하며 플레이 하기에 편안하고 공정한 코스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도전적인 모험성이 강한 코스입니다. 계곡을 뛰어넘어야 하는 홀, 개울과 폭포를 넘겨서 쳐야 하는 홀 등 모험과 유혹이 펼쳐져 있는 곳이 많지만, 모험이 있는 곳에는 안전한 우회로를 배치하여 놓았으므로 플레이어의 전략과 성향, 실력에 따라 다른 공략루트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잘 친 샷과 못 친 샷의 가치가 잘 구별되고, 도전에 대한 보상과 응징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이른 바 ‘샷 밸류’가 높은 코스입니다.

난이도의 강약, 강중약 배치로 이어지는 구성이 조화롭습니다. 저는 여러 유형의 골퍼와 이곳에서 라운드 해봤는데, ‘프로골퍼는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높고 아마추어 골퍼는 편안하고 재미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코스’라는 평가에 동의하게 되더군요.

이미지중앙

봄의 화산CC(화산CC 홈페이지 사진).


섬세한 퍼팅이 필요한 예민한 그린 관리
‘화산의 명물은 그린’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곳의 그린은 요즈음의 신규 골프장들처럼 양파칩 모양으로 구겨놓은 스타일은 아니지만 밋밋하지는 않습니다. 경사와 굴곡이 우아하게 나 있고 겉 보기에는 어려운 것 같지 않아도 홀인하기는 까다롭습니다. 그린을 정확하게 읽는 능력에서 스코어 차이가 많이 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린이 평상시에도 스팀프미터 계측 기준 3.0미터 이상의 스피드로 관리되는 때가 많아서, 보이는 대로 굴러가고 태워서 보내는 스트로크를 더 잘 받아주는 편입니다. 정확하게 읽어 스피드를 맞추어 치지 않으면 스쳐 지나가기 쉽습니다.

최근 들어 그린 관리가 예전보다 다소 덜 섬세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가을에 들러 보니 요즘 떠오르는 명문 골프장들에 견주어 더 낫다고 확언하긴 어렵겠더군요. 올해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신선과 선녀의 놀이터 같은 조경
평소 성격이 목석 같이 멋없던 사람들도, 이곳에서 서너 홀 플레이 하다 보면 ‘아름답다’는 말을 저절로 합니다. 코스를 감싸고 있는 산세가 그윽하게 수려한 데다가 코스가 들어 앉은 모양이 아늑해서, 마음이 온화해지고 눈은 즐겁지요.

비싼 나무들을 일부러 옮겨 심은 흔적이 많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조경이 빈틈 없이 정밀해 보입니다. 이른 봄의 매화, 벚꽃 등의 '나무 꽃', 늦 봄의 연산홍, 철쭉 등 '산꽃', 여름의 배롱나무, 수국과 '풀꽃 숲꽃', 가을의 '들꽃'과 느티나무 단풍나무에 이르기까지 철마다 알록달록한 자연의 축제가 벌어집니다. 저 혼자 잘난 나무 몇 그루가 홀마다 주연으로 나서는 게 아니라 온갖 나무와 풀과 꽃이 어우러지며 열여덟 편의 생태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 듯합니다.

이 코스의 조경은 자연 그대로를 받아들여서 잘 조성한 수목 정원 같은 느낌도 듭니다. 벙커 안에 인위적인 나무 분재 조경을 해놓은 곳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자연을 있는 그대로 끌어들여서 액자 속에 아기자기하고 오밀조밀하게 담은 듯한 모습이 18홀 내내 펼쳐집니다.

이미지중앙

가을의 화산CC.


생각이 귀(貴)한 친환경 골프장
이 골프장은 2007년부터 국내 레저관련 신문이 2년 주기로 선정하는 ‘친환경 베스트 골프장’에 매번 선정되고 있습니다. 이 상의 심사기준과 성격, 위상을 잘 알지는 못하나 조경에서부터 관리에 이르기까지 친환경 개념이 도입되어 있는 것은 한눈에 느껴집니다. ‘국내 친환경 골프장 1호’라는 말도 들립니다.

라운드 하면서 숲 속을 지나는 고라니를 본 적이 있는데 연못에는 청둥오리도 보이더군요. 골프장을 관리하면서 화학비료와 농약의 사용을 극히 억제한다는 이야기를 코스관리 전문가들로부터 들었습니다. 코스 내에 딱따구리, 꿩, 토끼 등이 다닌다고 합니다. (멧돼지는 만나지 않기 바랍니다^^)

이 골프장의 소유 회사는 '화산개발(주)'인데 ‘㈜보락’이라는 식품첨가물 제조 유통회사 대주주가 이 회사의 대주주인 것으로 알려집니다. 제 눈에는 생각과 안목이 귀한 회사로 보이는군요. 클럽하우스의 앉음새나 식당의 음전한 메뉴, 코스의 조경과 생태 등에 담긴 생각들이 드물게 사려 깊어 보입니다.

화산만의 고유한 매력이 더 빛나기를
그런 한편, 그런 사려깊은 생각과 안목은 흔하게 한 눈에 띄기 어려운 것이라서, 세상의 주목을 덜 받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들어 '초 명문'과 '럭셔리'를 지향하는 고급 골프장들이 새로 나와 값비싼 마케팅을 강화하며 상대적으로 눈길을 더 끌면서, <화산CC> 처럼 '조용한 명문'클럽은 과거보다는 빛이 덜 나는 듯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화산CC>의 본래 귀한 가치가 잘 지켜지고 드러나 빛나기를 바랍니다. 이 골프장은 스스로 넘치게 갖고 있으면서도 아직 스스로도 발견해내거나 알려지지 않은 신비로운 이야기들을 곳곳에 머금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들의 매력은 요즘의 신규 명문 골프장들이 따를 수 없는 것이니 더욱 찾고 다듬어 빛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몇 가지 소소한 이야기들

이미지중앙

인코스 2번홀 분화구 조경(화산CC 홈페이지 사진).


2번 파3홀 시그니처 분화구
인코스 2번 홀에는 화산CC의 상징이라 불리는 분화구 모양 인공 둔덕들이 있어서 이곳에서 ‘화산CC 라운드 인증 샷’을 찍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홀의 그린은 흔히 ‘포대그린’이라 불리는 엘리베이티드 그린(저는 ‘솟은 그린’이라 부르고 싶습니다)인데 분화구 둔덕들이 그린보다 좀 높아서 티잉 그라운드 쪽에서 사진을 찍으면 딱 보기 좋고 이국적인 사진이 만들어집니다.

저는 이 홀에서 티샷 섕크를 내서 정확하게 분화구 한가운데 공을 빠뜨린 적이 있습니다. 분화구에 들어가서 보니 그곳도 잔디가 잘 관리되어 있는 러프 지역이라 웨지로 공을 쳐내 온 그린을 했었지요. (그렇다고 구경 삼아 일부러 들어가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멀리서 볼 때 아름답지만 들어갔다 나오면 숨이 찹니다.)

이미지중앙

스타트하우스 부근 연못 조경


‘사진빨’ 좋은 곳
<화산CC>에서는 어디서 찍어도 그림이 될만큼 사진이 잘 나옵니다. 이른바 ‘사진빨’이 좋은 코스입니다. 그 이유는 코스가 앉은 분지를 둘러싼 산 능선이 사람 눈높이에서 보았을 때 딱 좋은 높이와 거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인 듯합니다. 게다가 코스가 넓은 것 같으면서도 오밀조밀하고 그 흔한 고압선 철탑도 안보여서, 카메라를 대는 곳마다 사진이 예쁘게 나옵니다.

굳이 사진 찍기 가장 좋은 곳을 말하자면, 인공적인 조경이 가미된 스타트 하우스 앞 연못 정원 아닐까 합니다. 자연을 끌어들이는 한국식 정원에 일본 정원 조경의 인공적 정교함을 끌어들인 것 같은 느낌인데 사진을 찍으면 계절마다 분위기가 다르게 아름답습니다. 가을에 찍은 이곳 사진을 본 제 후배는 “참 아름다운데 왠지 슬퍼 보여요” 하더군요. 제 눈에는 나무와 풀들이 조용하게 노래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말입니다.

이미지중앙

화산CC 입구 막국수 집의 백김치


이곳의 먹을 거리
클럽하우스 음식의 미덕을 말하고 싶은데 이 사진은 골프장 근처 식당의 것이군요.
<화산CC> 클럽하우스 식당의 음식 컨셉은 ‘한국의 가정식에 가까운 음식’이라고 합니다. 메뉴에 적힌 음식의 가짓수가 많지 않습니다. 무난하고 깔끔한 맛입니다. 서비스도 여타 명문 골프장들처럼 지나치게 극진하다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편입니다. 부담 없이 푸근하다 할까요. 캐디들도 전문성이 높은데 숙련된 응대가 정겹습니다.

올린 사진은 <화산CC> 들어가는 길목의 막국수집 음식입니다. 이 집이 이 근처에서는 나름 유명한 편입니다. 대개들 이 집 ‘백김치’가 맛있다 하더군요.

덧붙이는 감상 - ‘신선과 선녀’
처음 플레이 할 때 익숙한 느낌이 들고, 자주 들러도 거듭 신비함을 느낄 수 있어야 좋은 코스라고 하지요. 그런 면에서 이곳은 매력적입니다. 어릴 적 놀던 동산으로 추억을 더듬어 가는 길 같기도 하고,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이 자욱한 오솔길 같은 곳도 있습니다. 왕과 귀족의 사냥터 같은 들판 느낌도 있고 연인들의 산책로처럼 호젓한 분위기도 있지요. 우아한 구릉과 수려한 산 봉우리들이 18홀 내내 눈을 맞추며 따라다닙니다.

편안함과 모험심, 호기심과 유혹 등 삶의 여러 요소가 아름다운 마법 속에 펼쳐진 동산 같습니다. <안양CC>는 나무들이 주인인 듯한 느낌이 드는 곳도 있고, <제이드팰리스GC>는 산이 주인인 듯하다면 이 <화산CC>는 자연과 사람이 합일하는 하모니가 느껴진달까요.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한 연못의 전설이 있는 산에 앉은 골프장이니 이곳에 노니는 사람이면 누구나 신선이고 선녀 아닐까 싶습니다. 이 골프장에서 걷노라면 불현듯 삶에 대한 감사와 함께, 인생은 너무 짧고 나는 무엇을 찾아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밀려듭니다.

글과 사진 류석무
글쓴이는 기업 경영자입니다. 하는 일이 골프에도 다소 관계를 맺고 있어서 골프 상식에 밝고, 업무상 골프장을 자주 다니다 보니 좀더 생각과 목적이 있는 골프를 하겠다는 생각에서, ‘도화도주’라는 필명으로 골프에세이를 쓰고 있습니다. 이 탐사기에 대한 의견은 글쓴이에게 이메일(smyou21@naver.com) 보내 주셔도 감사히 받아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컨텐츠는 계절마다 업데이트하여 재발행될 예정입니다. (편집자 주)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