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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상식백과사전 149] ‘노익장 골프황제’ 베른하르드 랑어

  • 기사입력 2019-02-0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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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하르드 랑어는 시니어 골프계의 황제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독일 골퍼 베른하르드 랑어는 챔피언스투어를 주름잡는 '노익장(老益壯) 골프황제'다.

1957년8월27일생으로 올해 62세가 된 랑어는 1986년에 처음으로 세계골프 랭킹이 매겨지기 시작했을 때부터 독일인으로는 최초로 3주간(4월6일~26일)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1985년과 93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서 메이저 2승을 올렸다. 또한 랑어는 PGA투어에서는 3승에 그쳤으나 유러피언투어에서는 42승을 쌓아 세베 바예스테로스의 50승에 이어 통산 2위에 올라 있다.

랑어 골프의 진면목은 지천명 나이를 맞아 2007년 챔피언스투어에 들어간 뒤로 나왔다. 12년 동안 38승을 거두면서 헤일 어원의 43승에 이어 통산 2위다. 2010년을 시작으로 2014, 2015, 2016, 2018년까지 상금왕에게 주는 찰스슈왑컵을 5번 수상했다. 챔피언스 투어 평균 스코어 부문에서도 5년 연속 1위였다. 그 와중에 유러피언 시니어투어에서도 6승을 올렸다.

랑어는 시니어 메이저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미국에서 챔피언스투어의 시니어 메이저는 1937년 창설된 시니어PGA챔피언십과 함께 1980년에 US시니어오픈이 창설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83년 시니어플레이어스챔피언십, 1989년에 더트래디션, 2003년 시니어브리티시오픈이 추가되면서 현재의 5개 시니어 메이저 체계가 완성됐다. 이 5개를 모두 우승한 선수는 랑어가 유일하다. 2017년에 시니어PGA챔피언십에서 달성했으며, 그해 7월 브리티시시니어에서 우승해 메이저 10승을 쌓았다. 시니어 승수가 가장 많은 헤일 어윈조차 메이저로는 7승이며, 잭 니클라우스가 8승, 게리 플레이어가 7승, 아놀드 파머가 5승에 그친다.

일반 투어에서 황제가 타이거 우즈지만 시니어투어에서는 랑어가 황제인 셈이다. <골프다이제스트>는 최근 인터넷판에서 나이를 먹을수록 빛을 더해가는 그의 노익장 골프 인생 스토리를 다각적으로 다루었다. 그중에 주목되는 인생의 12가지 장면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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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챔피언스투어 메이저 대회는 1980년부터 시작됐다.


- 캐디로 골프를 배웠다 : 여덟 살 때 집에서 11.8km 떨어진 코스에서 캐디 일을 시작했다. 먼 거리여서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했다. 조그만 오두막에서 대기하다가 벽에 붙어 있는 잭 니클라우스의 연속 스윙 사진을 보면서 골프에 흥미를 느끼곤 했다. 거기서 캐디일을 하면서 우드와 아이언 등 중고 클럽이 네 자루로 골프를 시작해 12살에는 번 돈으로 골프채 세트를 장만했다. 9년간의 의무교육을 마친 뒤 15세에 뮌헨컨트리클럽의 보조 프로 구인 테스트에서 75타를 쳐서 합격하면서 직업으로 골프를 가지기 시작했다.

- 큰 내기에서 이겼다: 당시 월급은 150마르크(50달러) 정도였는데 어느날 회원들과 월급만큼의 판돈을 건 내기를 하게 됐다. 연습장에서 연습하는데 아이언 샷마다 섕크가 나면서 35번에 이르렀다. 웨지부터 2번 아이언까지 치는 족족 옆으로 휘어졌다. 경기 시작 전에 판돈을 낮춰달라고 사정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다행히 파5 첫 홀이어서 우드를 두 번 쳐서 온그린해 경기를 풀어나갔다. 섕크 한 번 없이 68타를 기록했고, 월급 이상의 돈도 챙겼다.

- 잭 니클라우스와의 만남: 캐디 사무실 벽에 붙어 있던 우상인 잭 니클라우스가 1973년에 뮌헨CC에서 시범 라운드를 했다. 랑어는 라운드에 초청된 선수 3명의 한 명이었다. 나머지 두 명은 아마추어였다. 긴장한 탓인지 한 홀에서 3번 아이언으로 한 샷이 섕크가 나면서 여성 회원의 어깨에 맞았고,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하지만 방향이 휘어진 볼은 그린에 올라갔고 이글을 잡아냈다. 우상이던 니클라우스는 당시 고개를 가로저었지만 경기를 마친 뒤에는 “배짱이 아주 두둑하다”고 칭찬해주었다.

- 군복무 중에 다친 허리: 공군에서 군복무를 하는 중에 허리를 다쳤다. 피로골절에 추간판탈출증으로 진단받았다. ‘열아홉 살에 골프인생은 끝났다’고 자포자기 직전 상태까지 갔다. 의사가 몇 번이나 수술을 권했지만, 어쩐지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할 것 같았다. 그러다 문득 저절로 병이 회복했다. 그래서 지금도 매일 한손으로 플랭크 자세를 하면서 코어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을 거르지 않는 습관을 빠뜨리지 않는다고 한다.

- 세베의 조언 후에 첫승: 1980년 잉글랜드 월튼히스에서 열린 유러피언오픈에서 랑어가 퍼트가 안 돼 고심하고 있었다. 어느 날 세베 바예스테로스가 다가와 퍼팅을 지켜보더니 불스아이 퍼터를 쓱 보고는 빌려서 스트로크를 한 뒤 “너무 가볍고 로프트가 적다”고 조언했다. 그말을 들은 랑어는 당장 퍼터를 바꿔서 대회에 나가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후 한 달이 지나기 전에 던롭마스터스에서 유러피언투어 생애 첫 승을 거뒀다.

- 입스는 평생에 네 번: 랑어하면 퍼팅 입스로 오랜 동안 시달렸던 선수로 기억된다. 심지어 1991년 미국에서 열린 라이더컵에서 짧은 거리 버디 퍼트를 실패하면서 팀이 패배하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랑어 스스로는 투어 생활을 하면서 입스는 네 번 있었다고 회고했다. 한 번은 90cm 거리에서 4퍼트를 했다. 퍼터로 투터치(이중 타격)를 한 적도 몇 번 있었다. 퍼팅 방법을 바꾸고 엄청난 의지로 그걸 극복했지만, 지금까지도 그게 신체적인 이유였는지 아니면 정신적인 영향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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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어가 1991년 라이더컵에서 가까운 거리의 퍼트를 놓치면서 미국팀에 승기를 뺏겼다.


- 라이더컵의 좌절과 극복: 키아와에서 열렸던 1991년 라이더컵의 마지막 홀 그린에서 유럽팀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1.8m 퍼트를 실패하면서 미국 팀에게 우승을 넘겼다. 당시 동료들을 실망시켰다는 자책감에 시달렸다. 다음 주에 자신이 창설한 저먼마스터스가 열렸는데 대회 마지막날 마지막 홀에서 다시 플레이오프가 걸린 퍼트를 마주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1.8m 퍼트를 실패하고도 4.5m 성공을 바라나’하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편해졌고 퍼트가 들어갔다. 결국 플레이오프에서 로저 데이비스를 제압하고 트로피를 들면서 당시 깊은 좌절감을 극복할 수 있었다.

- 독일 시민권을 고집하다: 1981년 미국 PGA투어 월드시리즈골프에 초대를 받았는데, 라운드 첫째날 1번 홀 티잉 구역에 올라가는데 어떤 팬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었다. 그런 환대는 받아본 적이 없었던 터라 그 순간부터 미국을 좋아했고 미국에서 살게 됐다. 하지만 시민권은 획득하지 않고 영주권만 가지고 있다. 2017년에 미국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하려 했으나 투표권이 없어서 하지 못했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격려와 감사의 전화를 받기도 했다.

- 마스터스 첫승의 계기: 1985년 마스터스 3라운드에서 13번 홀까지 선두와는 6타차였다. 전날 밤에 모든 아이언의 샤프트를 교체하면서 반등하려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아멘 코너 마지막 홀인 13번 홀의 티샷은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져 소나무 옆 맨땅에 떨어졌다. 그린까지는 220야드가 남았는데, 당시는 상당히 먼 거리였다. 3번 우드로 개울을 넘어갈 확률은 낮았지만 과감하게 샷을 했다. 볼은 시내 바로 앞 작은 언덕을 맞아서 튀어오른 뒤 시내를 건너서 그린에 올라갔다. 홀까지 15m 퍼트를 넣고 이글을 잡은 뒤로 두 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68타를 쳤다. 선두와 2타차로 좁힌 뒤에 일요일에 다시 68타로 세베와 레이먼드 플로이드, 커티스 스트레인지를 2타 차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이 모든 게 13번 홀 세컨드 샷의 행운 덕이다.

- 신앙고백한 마스터스: 1993년 마스터스에서는 4타 차로 우승했는데 중간에 타수차가 한 타까지 줄어든 적은 있었지만 극적인 요소는 없었다. 우승후 버틀러캐빈에서 짐 낸츠와 인터뷰를 할 때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는 기분은 언제나 특별한데 주님이 부활하신 부활절 기간이라 특히 더 그렇다”고 용감하게 말했다. 운동선수가 종교를 들먹이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지만, 신앙심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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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어는 롱퍼터를 사용해 퍼트하는 선수다.


- 앵커링 없는 퍼트 자세: 랑어의 퍼트 스타일은 예전의 롱 퍼터로 앵커링하듯 스트로크 한다. 그에 대해 퍼터를 몸에 댄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랑어는 퍼터를 잡은 윗손이 가슴에 닿을 때 느낌이 있지만 전혀 닿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어드레스 때 몸을 기울이면 셔츠가 늘어지는 것도 이 논란에 일조했다. 어드레스 때 손은 몸 가까이 붙이고 셔츠에 주름이 잡히니까 손가락 관절이 가슴에 닿았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지만 자신은 정직하다고 주장한다.

- 챔피언스투어의 전성기: 시니어 무대에 들어가서 전성기였던 시즌은 2017년이다. 5개 챔피언스투어 메이저의 3개 대회에서 우승하고 한 개는 준우승을 했지만,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을 놓쳤다. 아이러니하게도 그해 찰스슈왑컵 대상을 놓쳤다. 22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7번으로 우승 확률이 무려 31.8%, 2위는 총 2회, 3위 3회로 3위 안에만 12번이나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시즌 상금도 2위인 스콧 맥캐런(미국)의 두 배 차이를 보였다. 그런데 정작 찰스슈왑컵은 시즌 최종전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케빈 서덜랜드(미국)에게 돌아갔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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