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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골프장의 발견] 제이드팰리스

  • 기사입력 2019-02-0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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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골프장의 발견’ 시리즈는 우리나라 골프 문화의 폭과 깊이를 더하고자 하는 지속적인 골프장 탐사 작업입니다. 단편적인 기사 형식을 넘어 실제 이용한 뒤의 후기, 인문적 모색을 통한 글쓰기와 시각적 제작(사진, 영상)을 통합하여 한국 골프코스들의 속살을 섬세히 들여다보는 탐사 길을 걷습니다. 이 컨텐츠는 대상 골프장의 협찬 없는 직접 경험을 통해 작성하였으며 글과 사진 등 내용은 게재 후에도 지속 업데이트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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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번 홀과 클럽하우스.

버려진 땅과 신령이 깃든 땅
골프는 버려진 황무지에서 시작된 것이라 합니다. 양떼 방목 말고는 사람에게 아무 쓸모가 없을 북유럽 바닷가 바람단지의 잡초 언덕에서, 토끼가 풀을 뜯어먹은 자리가 그린이 되고 토끼 굴이 홀이 되었으며, 양떼가 지나가는 자리는 페어웨이가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토끼와 잡초 더미들이 주인이었을 벌판에 18개의 깃대를 꽂아 사람의 놀이터로 사용하는 것이 골프코스의 기본 정신이고 원형이라 합니다.

평지가 흔치 않은 우리나라에서, 골프장들은 대부분 산에 만들어졌습니다. 산은 사람이 드물게 사는 곳이긴 하지만 쓸모 없이 버려진 땅은 아닙니다. 산의 본디 주인이 사람인지 산에 살던 나무와 동물들인지, 또는 산 그 스스로가 주인인지는 모르겠으나, 산이 사람에게 제 살을 깎아내도 된다고 한 적은 없을 터인데 사람이 그저 파헤쳐 놀이터로 쓰고 있는 것이겠습니다.

산 가운데서도 어딘지 특별히 신령스러운 느낌을 주는 곳이 있습니다. 북한강변 춘천의 <제이드팰리스>골프장이 들어선 아름다운 구릉지도 그런 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곳에서 라운드 한 골퍼들이 인상적으로 보았다고 입을 모아 말하는 명물 중 하나가 15번홀에 서 있는 ‘위지령비(慰地靈碑)’라는 빗돌입니다. 서울대학교 교수를 지낸 유명한 풍수학자 최장조 님이 쓴 가슴 서늘한 비문이 새겨져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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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지령비.


위지령비(慰地靈碑)
이 터에 위로와 감사를 드리며
삼가 아뢰옵건대 우리 인간들의 이기(利己)와 방종(放縱)을 용서하시옵소서
이제 저희들은 이 곳에 쉼터를 마련하고자 하는 일들이 지령(地靈)의 심기(心機)를 괴롭히는 짓인 줄 모르는 바 아니오나 세상살이의 고단과 슬픔이 너무 과하여 이 터의 지령에게 심려(心慮)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맹세컨대 저희는 이 터의 지령과 수목, 돌, 흙, 풀벌레 하나 하나에 까지 정성을 바칠 것을 천지신령에 두고 약속 드립니다. 저희들은 결코 지령께 누가 되지 않도록 깊이 삼가 하며 감사의 심회를 잊지 않겠습니다.
훼손된 부분은 치유해 드리고 불편한 심경은 다독여 드릴 것입니다.
지령이시여! 이 곳에 품을 들인 저희들을 어여삐 여기시어, 모쪼록 하해(河海)와 같은 은혜를 베풀어 주소서.

이 골프장의 주인인 한화그룹은 전국 여러 곳에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는 이런 종류의 빗돌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이곳 땅에서 얼마나 신령스러운 느낌을 받았기에 골프장을 지으면서 이렇듯 땅(地)의 영(靈)에게 은혜를 베풀어달라 빌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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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드팰리스 위성사진


‘그렉 노먼’과 10년 공들여 만든 코스
이곳은 안동의 하회마을처럼 강이 크게 돌아나가며 형성된 구릉지입니다. 우리나라 백두대간으로 보면 ‘화악정맥’이 뻗어 내려오다 북한강의 유장한 물돌이를 만나 보납산, 물안산, 월두봉의 봉우리를 일으켜 세우고 잠시 쉬어가는 곳입니다. 가평과 춘천의 경계에 있지만 산은 인간의 행정 경계를 따르지 않는지라 보납산 석봉과 월두봉은 이 골프장 터를 마주보며 수 만년 이상 감응해 옵니다. 특히 강 건너 우뚝 솟은 월두봉은 처음 보는 이에게도 예사롭지 않은 느낌을 줍니다. 비 온 아침 구름 걸린 월두봉은 마치 코스를 굽어보는 산신령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곳 터의 기운을 예사롭게 보지 않아서인지 최고급 회원제 클럽을 만들고자 하는 열망이 컸기 때문이었는지, 한화그룹은 이 골프장을 조성하는 데 10년 동안 공을 들입니다. 1995년 사업승인을 받고 이듬해 착공해서 2004년 개장합니다. 골프장 공사가 보통 3~5년 걸리는데 비해 이례적으로 오래 걸린 거죠. 사업승인을 받기 전에 기본적인 조성 계획 검토도 했을 것이니 10년 이상 매달린 것으로 보입니다. 코스 설계를 1995년 당시의 세계 최고 프로골퍼이던 그렉 노먼(Greg Norman)에게 맡긴 것을 봐도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짐작이 갑니다.

이렇게 공들여 추구했던 조성의 원칙은 첫째, 자연의 원래 생태적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린다. 둘째, 국제 대회를 치를 수 있을 만큼 코스의 완성도를 높인다. 셋째, 국내 최고 회원제 클럽으로서의 품격을 세운다는 3가지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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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홀 월두봉


자연을 어루만지는 세심한 조경
이곳은 단언컨대, 우리나라에서 풍광이 가장 아름다운 골프장 중 하나입니다. 특히 산중에 있는 골프장 중에서는 거의 으뜸간다고 하겠습니다. 그냥 아름다운 풍경이라기보다는 앞서 말한 대로 신령스러운 느낌이 드는 지형이며 이러한 땅의 원래 느낌을 세심하게 살린 코스라고 봅니다. 코스를 굽어보는 월두봉이 해발 453미터 정도 되니 이곳은 해발 고도는 대략 200미터 정도를 오르내릴 듯한데 산중의 능선과 골짜기를 따라 조성했으면서도 고저 차가 심하지 않습니다.

플레이 하다보면 한 홀 한 홀이 모두 독립되어 있어서 고적하고 아늑합니다. 숲은 구름 같고 페어웨이는 구름을 탄 능선 같아서 구름 위를 산책하는 느낌도 듭니다. 멀리 보이는 산의 겹능선과 가까이 보이는 산봉우리, 넓은 페어웨이 지평선들이 입체적인 배열로 펼쳐지면서 플레이어의 눈에는 각 홀마다 다른 원, 근경의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월두봉과 보납산, 물안산의 수려한 봉우리들은 라운드 하는 내내 가깝고 먼 곳에서 얼굴을 보이며 따라다닙니다. 그 흐름은 이곳의 원래 지형이 가진 능선의 리듬과 야성을 살린 듯 조화롭습니다. 라운드를 하다 보면 이곳 땅의 지령과 건너 편 봉우리들이 서로 감응하면서 제게 정말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원래 자리잡고 있던 자연산림을 보존하려는 노력도 많이 한 코스입니다. 가평, 춘천에 많은 것으로 유명한 잣나무 숲이 코스 옆을 따라 울창합니다. 철 따라 다른 새소리가 들리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여기저기서 피고 지는 꽃도 볼만합니다. 견고한 바위 덩어리였던 산의 경사면을 절개하면서 나온 바위들을 원래 형태로 노출시켜 조경에 활용한 것도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이곳이 원시림 숲이었을 때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사람의 놀이터를 만들면서 어쩔 수 없이 따르는 자연 훼손에 대하여 미안한 마음을 갖고 환경을 덜 해치려 한 고민과 노력이 많이 엿보입니다. 이곳의 지령(地靈)이 그 노력을 가상하게 여겨 용서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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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번 홀과 벙커.


“벙커를 고치려면 내 이름을 떼라”
보기에 아름다운 코스일수록 플레이는 어렵기 마련입니다. 2017년부터 이곳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메이저 대회인 한화클래식이 매년 열리고 있습니다. 저는 2017년 대회가 열리기 바로 일주일 전에 이곳에서 ‘대회 세팅’으로 라운드를 한 적이 있는데 너무나 어렵더군요. 그 전에도 여러 번 라운드 한 적이 있기에 코스가 쉽지 않은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만 ‘대회 세팅’ 코스는 평상시보다 훨씬 어려웠습니다. 페어웨이가 바이올린 허리처럼 좁아지고 러프 풀 길이가(평소 45mm 정도 될 때도 빠져 나오기 쉽지 않았는데) 70~100mm 길이로 우거져 있으니 러프에 들어가면 점수를 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린도 딱딱하고 빨라서 아이언 샷 한 볼을 그린 위에 세우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아마 역대 최고 난코스일 것’이라며 선수들의 우승스코어 내기를 했었습니다. 저는 5언더파에 걸었고 심지어 ‘이븐 파’ 정도면 우승할 거라고 한 이도 있었습니다 (동반자들은 대개 골프 전문가 또는 그에 가까운 이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대회 결과는 오지현 선수의 13언더파 우승이었죠. 우리나라 여자 프로골퍼들 실력이 얼마나 좋은지 경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세계 최고 실력의 프로골퍼들이니 그런 스코어를 낼 수 있었던 것일 뿐 이 코스는 난도가 높습니다. (골프장 측에서 코스레이팅 자료를 내지 않아서 정확한 추정은 어렵지만) 평소 핸디캡보다 대략 3~5타 정도 더 치게 된다고 하지요. 토너먼트 코스로만 치면 전체 길이가 특별히 길지도 짧지도 않은 편입니다만 일반 아마추어들에게는 긴 코스입니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과 골프를 하면서 ‘한국 골프장은 다 이리 쉬우냐’고 했답니다. 그래서 김승연 회장이 그렉 노먼을 불러서 ‘가장 어려운 골프장으로 설계해달라’고 했던 것이 이 코스라고 하는데 이야기의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이 코스를 설계한 ‘백상어’ 그렉 노먼은 세계랭킹 1위를 331주동안 차지할 만큼 전설적인 프로골퍼이자 도전적이고 상상력 넘치는 플레이로 유명했던 선수입니다. 그의 개성이 반영된 이 코스는 결코 우연히 좋은 스코어가 나올 수 없는 장치들로 가득합니다. 티샷을 칠 때부터 전략을 선택해야 하고 도전에 대한 보답과 만용에 대한 응징이 대부분의 샷에서 교차합니다. 깊고 큰 벙커와 억센 러프가 곳곳에서 가로막고 있고 그린 주변으로 갈수록 쉽지 않습니다. 그린이 2단 이상으로 된 곳이 대부분이고 솟아 있어서 ‘굴러서 올라갈 수 있는 그린은 없다’고 하겠습니다.

그린이 빠르고 경사도 큰 편이라 세심한 터치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샌드 페이스드 벙커’라고 하는, 그렉 노먼의 고집이 담긴 벙커들이 특히 인상적이죠. 페어웨이 벙커도 깊어서 반드시 피해가야 하는 장애물이며 그린 주변에 입을 벌리고 있는 벙커들에 들어가면 대개는 어려운 거리의 벙커샷을 해야 해서 점수를 지키기 어렵습니다. 이들 벙커에 대한 회원들의 원성이 자자해서 설계자 그렉 노먼에게 벙커 수정에 대한 양해를 구했더니 ‘벙커를 고치려면 내 이름은 떼라’ 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런 반면 페어웨이 잔디는 편안한 한국형 중지이고 관리 상태가 좋아서 모든 샷을 잘 받아줍니다. 산 위에 있지만 시원시원하게 펼쳐진 코스가 남성적인 호연지기를 느끼게도 합니다. 자연과 교감하며 치는 코스이고, 설계자의 트릭과 배려를 생각하며 치는 코스이며, 도전과 겸손 가운데 스스로를 깨우쳐 가며 치는 코스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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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


클래식한 클럽의 우아한 서비스
이곳은 회원들에게만 개방되는 폐쇄적인 클럽이지만 유명 골프 브랜드들의 CF를 찍은 촬영지이기도 했기에 대중의 눈에 꽤 익숙한 장소들이 있습니다. ‘다니엘 헤니’, ‘김사랑’ 님들이 나왔던 <와이드앵글> 의류 광고, <야마하> 골프클럽 광고 등이 여기서 찍은 것들로 보이는데 이곳의 건축물들이 예뻐서 촬영지로 인기 있다고 하며, 여성 골퍼들이 특히 더 좋아한다고 합니다.

클럽하우스 건축은 세계적인 디자인 그룹인 미국 WZA사와 국내 필건축의 공동 작품으로 영국식 튜더(Tudor) 양식과 조지언(Georgian) 양식을 결합한 컨셉트라고 합니다. 동화적인 고성(古城)의 느낌인데 클럽하우스 내부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영국식 귀족풍입니다. 로비 라운지와 레스토랑은 Georgian 스타일, 프로샵과 라커룸은 스코틀랜드 트래디셔널 스타일을 표방하며 전체적으로 영국의 전통을 중시하는 클래식한 느낌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취향은 아닙니다만 클럽하우스는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아서 사랑스럽습니다. 적은 수의 회원만을 극진히 모신다는 프라이빗 클럽의 성격에 알맞은 모습입니다. 이름이 제이드팰리스(Jade Palace)라 궁전 느낌이 날 것 같지만 으리으리하기보다는 차분하게 보수적인 우아함이 느껴집니다. 제이드(Jade)는 옥(玉)이라는 뜻이지요. 이 근처 춘천에 옥광산이 유명하기에 그 이름을 붙인 듯합니다.

이 클럽의 서비스는 지난 주에 소개한 안양CC에 비해 못하지 않습니다. 고풍스러운 클럽하우스 현관으로 차를 몰고 들어가면 모든 손님에게 발렛파킹 서비스가 제공되며 직원이 보스톤 백을 받아 라커룸까지 들어다 주고 나올 때도 당연히 캐디백과 보스톤 백을 차에 실어줍니다. 파우더룸에서 쓰는 위생용품도 유명 외국산이라 몇 개씩 챙겨 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 곳 레스토랑과 와인바 등의 식음 서비스는 같은 한화그룹 계열의 프라자호텔에서 맡고 프로샵은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맡고 있습니다. 클럽하우스에선 재킷을 착용해야 하는 격식을 아직 지키고 있습니다. 회원은 200명 남짓이라고 하는데 돈이 많은 사람이라 해서 누구에게나 회원자격을 부여하지는 않고 회원자격 심사를 거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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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클럽’이란 무엇인가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은 국내에서 손가락 안에 꼽는 ‘최고급 명문 클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굳이 랭킹을 매기면 국내에서 5위 안에 드는 클럽이고 크고 작은 랭킹 심사기관들의 평가에서 대개는 10위 이내에는 드는 골프장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강 이북에서 이곳을 넘어서는 골프장은 없다고 봅니다(이곳에서 가까운 몇 개의 훌륭한 골프장들에겐 미안합니다만 냉정하게 종합적으로 보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명문’클럽이란 어떤 곳을 이르는 걸까요. 이곳이 시설과 서비스가 최고급이고 코스의 생김새와 관리도 빼어나며 회원들의 사회적 지위도 높은 ‘럭셔리 프라이빗 클럽’임은 분명합니다만 그런 까닭으로 ‘명문’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오히려 저는 이 코스에서 KLPGA<한화클래식> 대회가 열리면서 비로소 ‘명문’이라는 이름에 맞는 조화로운 경력을 갖추어 나가게 된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꽉 찬 것 같은데 뭔가 모르게 부족한 듯했던, 클럽의 ‘이야기’들이 이제 갖추어져 가는 것 같습니다.

캐디들의 서비스 수준이 높은 것도 이 클럽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하나로 칭송됩니다. 다른 골프장에서의 경력이 없는 신입 캐디를 선발해서 제이드팰리스GC만의 수준 높은 특별 서비스 교육 과정을 거쳐 손님을 맞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경험하기로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다른 골프장 경력이 있다고 말하는 베테랑 캐디를 만난 적이 있거든요. “캐디의 서비스 수준은 플레이어의 수준과 어느 정도 비례한다”는 말에 저는 동의합니다. 신입이든 경력이든 이곳에서 만난 캐디들의 서비스 수준은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몇 가지 소소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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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온 가능한 1번 홀.


‘원 온’이 되기도 하는 1번 홀
1번 홀은 내리막 290미터 정도 되는데 KLPGA 한화클래식 대회에서는 일부러 티잉 그라운드를 약간 앞으로 빼 놓아서 선수들이 ‘원 온’을 시도할 수 있도록 했었습니다. 내리막 270미터 정도 되니까 ‘제시카 코다’ 등 장타자 선수들은 고민 없이 핀을 바로 보고 티샷을 하더군요. 아마추어들도 거리가 좀 나가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원 온 트라이를 하곤 합니다. 그런데 저는 바로 올리는 동반 플레이어는 못 봤습니다. 대개 그 앞 벙커에 속절없이 빠지더군요. 이 홀이 가장 짧고 쉬운 '서비스 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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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폭포.


월두봉과 인공폭포
강 건너 ‘월두봉’은 풍수지리에서는 ‘문필봉’이라고도 하며 뾰족하게 선 모양에서 양기를 강하게 뿜어낸다고 합니다. 이 코스에서 라운드 하다 보면 이 월두봉과 여러 차례 인사하게 됩니다. 그만큼 코스 전체가 이 봉우리의 ‘영향권’ 안에 있다고 보입니다. 18번 홀 옆에 만들어 놓은 커다란 인공폭포는 아마도 이 월두봉의 강한 양기를 받아내기 위한 비보(裨補) 아닐까 싶습니다.

타이거우즈 홀
9번 파5홀 페어웨이 세컨샷 지점에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티샷 한 볼이 떨어진 자리를 표시하는 동판이 박혀 있습니다. 이 홀을 ‘타이거우즈 홀’이라고도 부르는데 2011년 타이거 우즈가 방한했을 때 이곳에서 아마추어와 주니어골퍼를 위한 골프클리닉 행사를 연 적이 있습니다. 그때 타이거 우즈가 챔피언티에서 쳤던 공이 280미터를 날아가 떨어진 그 자리에 동판을 박은 것이랍니다. 레귤러 티에서 친 제 티샷과 비교해 보니 타이거 우즈가 정말 멀리 치긴 멀리 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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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갈비.


막국수 또는 닭갈비
라운드 후 클럽하우스에서 식사한다면 춘천닭갈비와 막국수를 먹어볼 만합니다. 클럽하우스가 아니어도 이 근처에는 막국수와 닭갈비를 잘하는 음식점이 제법 있습니다. 막국수집은 골프장 입구 가까운 곳도 싸고 맛있는 편이며 닭갈비는 남이섬 주차장 앞에 있는 집에서 북한강을 바라보며 먹는 것이(제 경험으로 볼 때) 고운 추억거리로 남습니다.

덧붙임.
이곳에서 라운드를 할 때면 ‘위지령비(慰地靈碑)의 글을 거듭 새겨 읽게 됩니다. 이 비문에 적힌 것처럼 정녕 지령(地靈)이 있다면, 골프를 즐기는 저 또한 번번이 죄를 되풀이 하며 쌓아가는 셈인 듯합니다. 비문이 말하듯이 골프라도 칠 만한 이들에게도 ‘세상살이의 고단과 슬픔이 너무 과하다’면 소외된 곳에 처한 이들의 아픔은 어찌 어림잡아서라도 헤아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허튼 오지랖의 번뇌 속에서, ‘하해(河海)와 같은 은혜’를 얻으려면 얼마나 많은 공덕을 쌓아야 하는지 생각하다가 마음과 샷이 늘 흔들립니다.

글과 사진 류석무
글쓴이는 기업 경영자입니다. 하는 일이 골프에도 다소 관계를 맺고 있어서 골프 상식에 밝고 업무상 골프장을 많이 다니다 보니, 좀더 생각과 목적이 있는 골프를 하겠다는 생각에서 ‘도화도주’라는 필명으로 골프에세이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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