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준호 기자] 이겼지만, 경기 내용은 형편없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7일 저녁 10시 30분(한국 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필리핀을 1-0으로 꺾었다. 한국은 후반 21분 황의조가 오른발 터닝 슛으로 득점을 터트리며 간신히 승리를 챙겼다.

한 수, 아니 두 수 아래인 필리핀을 상대로 한국이 고전한 이유는 단연 공격 지역에서의 패스미스 남발이었다. 특히, 이날 2선 자원으로 선발 출전한 황희찬, 구자철, 이재성 등 3명의 분데스리거들의 패스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최전방의 황의조를 향해 정확한 패스를 전달해줘야 할 세 선수가 패스미스를 남발하며 한국은 공격 완성에 애를 먹었다.

공격 지역에서의 패스미스 남발은 한국의 공격을 답답하게 할 뿐 아니라, 실점 위기를 초래하기도 했다. 한국은 중원에서 결정적인 패스미스를 범하며 필리핀에 여러 차례 역습 기회를 내줬다. 필리핀 공격수들의 슛 정확도가 조금만 더 높았으면 실점으로도 이어질 수 있었던 위험한 장면이었다.

다행히 한국 공격진의 패스 정확도는 이청용의 교체 투입과 함께 살아났다. 이청용은 구자철 대신 교체 투입된 지 3분 만인 후반 21분, 황의조의 득점으로 이어진 결정적 패스를 연결하며 한국의 선제골에 기여했다.

한국은 공격 지역에서의 패스미스 남발로 인해 대회 첫 경기였던 필리핀 전을 생각보다 힘겹게 마무리했다. ‘대승의 제물’로 여겼던 필리핀을 상대로 예상 밖의 숙제를 얻은 한국은 오는 12일 새벽 1시(한국 시각) 키르기스스탄과 대회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한국 축구가 키르기스스탄 전 승리, 더 나아가 59년 만의 대회 우승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패스미스 줄이기’라는 숙제를 반드시 해결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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