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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상식백과사전 145] 골퍼의 로망 ‘에이지슈트’

  • 기사입력 2019-01-0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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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골프에서 자기 나이 이하 타수를 기록하는 에이지슈트(Age Shoot)는 홀인원보다도 달성하기 어렵다. 운은 물론, 경제력에 친구, 실력과 건강까지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이지슈터는 모든 골퍼의 로망일 것이다.

홀인원은 아마추어 골퍼가 1만2천번 샷을 했을 때 한 번 나온다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에이지슈터는 적어도 70대 중반을 넘겨야 꿈꿔볼 수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비거리가 짧아지고, 집중력도 떨어져 골프를 멀리하는 시니어 골퍼도 적지 않다.

돈과 시간이 넉넉해도 에이지슈터는 쉽지 않다. 미국의 석유재벌 존 록펠러는 60세 이후부터 38년의 여생을 골프에 걸다시피 했다. 사진사를 고용해 연속 스윙을 촬영하는 열성을 쏟더니 나중엔 영화 촬영기사를 동원해 스윙을 연구했다. 100세에 100타를 치겠다는 야망을 품었으나 98세에 꿈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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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 골퍼 점보 오자키가 지난 2017년 정규대회에서 두번째 에이지슈트를 작성했다.

샘 스니드와 점보 오자키
그나마 다양한 에이지슈트 기록들이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최고령 에이지슈트는 지난 1972년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주의 빅토리아 업랜드GC에서 아서 톰슨이 103세에 기록한 103타다.

미국 텍사스주 에벌린의 프랭크 베일리와 미네소타주 무어헤드의 골퍼 T. 에디슨 스미스가 71세부터 98세까지 무려 2623차례의 에이지슈트 경쟁을 벌이다가 2006년부터는 에디슨 혼자서 묵묵히 기록을 이어갔다고 한다.

최연소 에이지슈터는 클럽 프로인 봅 해밀턴이다. 1975년 59세 나이에 인디애나주 에반스빌의 해밀턴GC에서 59타를 쳤다. 프로 골프대회에서의 에이지슈트는 2002년 챔피언스투어인 AT&T캐나다시니어오픈에서 61세에 60타를 친 월터 모건이다.

미국프로골프(PGA) 정규 투어에서도 이 기록이 나왔다. 통산 82승의 샘 스니드가 1979년 쿼드시티오픈에서 67세에 67타를 친 데 이어 이튿날엔 66타를 쳤다.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94승을 거둔 점보 오자키는 ‘정규투어에서 뛰지 않으면 현역선수라 할 수 없다’는 철학을 지켰다. 2013년 4월 25일 66세에 쓰루야오픈 첫날 9언더파 62타를 기록하며 일본 JGTO 최초로 에이지슈트를 달성했고, 2017년 6월 혼마투어월드컵 2라운드에 70세에 70타를 치면서 두 번의 기록을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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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7번 에이지슈트를 작성해 기네스북에 오른 밥 커츠.


밥 커츠는 하루에 7번 작성
하루에 가장 많은 에이지슈터 기록은 기네스북에 있다. 2012년 8월1일 미국 앨라배마주 페어뷰의 오크스골프크스에서 전직 CNN 스포츠캐스터 밥 커츠가 71세에 세운 7번이다. 그는 하루에 라운드를 9번 했는데 70타로 첫 라운드를 마친 것을 시작으로 68, 68, 67, 69타를 치더니 70타와 마지막에 69타를 치면서 9라운드 중 7번의 에이지슈터 기록을 세웠다.

나이에 비해 가장 적은 스코어 기록은 2007년 7월 93세의 에드 에바스티가 영국 서닝데일GC 올드코스에서 나이보다 21타가 적은 72타를 쳤다. 그는 1978, 83년 미국 노스&사우스시니어아마추어챔피언이며, 1949, 56년 US오픈 예선에도 출전했었다. 30여년을 매일 아침 3~5km씩 조깅하면서 건강을 지켰다. 최대한 빨리 걷고 보폭을 크게 하는 게 에이지슈트의 비결이었다. 사람들이 ‘오늘은 에이지슈트 했나요?’ 라고 물을 때마다 그의 대답은 이랬다. “그 정도도 못하면 골프 그만 둬야지.”

대한골프협회(KGA) 경기위원장을 지낸 우승섭 씨는 클럽챔피언 5회를 지냈고 에이지슈트를 여러 번 달성했다. 나이가 들어도 골프 실력을 유지하는 두 가지 비결을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첫째는 항상 어디서나 통하는 비밀병기를 하나 만들어둘 것. 그는 그린 주변에서의 8번 아이언으로 하는 러닝 어프로치를 꼽았다. 둘째는 유연한 몸이다. “몸이 유연하고(柔), 빠르고(速), 강해야(强) 합니다. 그중에서 택하라면 유연한 것이 첫 번째, 빠른 건 그 다음이죠.” 라운드 중에도 그는 카트를 일부러 타지 않고 걷는 노익장을 자랑하곤 했다.

올해로 나이 한 살을 더 먹었다. ‘에이지슈트 달성에 한 타를 벌었다’는 위안을 가져본다. 건강한 몸과 정신과 스코어를 유지해 언젠가 다가올 에이지슈트를 준비하는 일만 남았다는 희망을 가지니 기분도 제법 좋아졌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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