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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O] SK 우승 이끈 베테랑들의 ‘왕조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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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가을남자' 박정권. [사진=OSEN]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노진규 기자] ‘왕조 시절’을 경험한 베테랑들은 달라도 뭔가 달랐다.

SK와이번스가 두산베어스를 누르고 2018 한국시리즈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 과정에서 SK 베테랑들의 경험이 빛났다.

2000년대 중후반(2007~2010)의 SK는 해태와 현대를 이어 국내프로야구의 세 번째 ‘왕조’라 평가받는다. 일정 기간 동안 리그를 지배했던 팀에게 붙는 칭호다.

SK는 이 기간 동안 4번의 한국시리즈에서 3번을 우승했다. 2011년과 2012년까지 확대하면 6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KBO 최초의 기록이다. 이 때 주축으로 뛰었던 김강민, 박정권, 최정 그리고 김광현은 2018년의 SK에서도 ‘왕조 DNA’를 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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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준 김강민. [사진=KBO]

큰 무대에서 이뤄낸 반전, 김강민과 박정권


오랜 기간 SK를 대표하는 중견수로 뛰었던 김강민은 올 시즌 부진에 빠지면서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시즌 말미부터 1군에서 타격감을 조율한 김강민은 포스트시즌에서는 팀의 주전 리드오프로 낙점됐다.

김강민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플레이오프 5경기, 한국시리즈 6경기에 모두 출전해 0.326, 15안타, 3홈런, 11타점, 9득점, 6볼넷. 리드오프로서 타격은 물론이고 탄탄한 수비로 팀을 도왔다. 플레이오프 5차전 연장 10회말에 터트린 동점 솔로 홈런은 그 중 백미였다.

‘가을의 사나이’ 박정권도 마찬가지로 시즌 내내 2군에 머물렀다. 그러나 노수광의 부상으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공백이 생겼고 이 자리에 힐만 감독은 박정권을 선택했다. 힐만 감독은 “박정권의 가을 DNA를 잘 알고 있다”며 베테랑의 경험에 신뢰를 보냈다.

그 믿음에 보답하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말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터트리며 가을무대에서 강한 자신의 진가를 선보였다. ‘가을 DNA’는 한국시리즈에서도 이어졌다. 기선제압을 위해 중요한 분수령이었던 1차전에서 6회초 결승 홈런을 터트렸다. 시즌 내내 2군에서 머무른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반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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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했던 최정의 방망이는 결정적인 순간에 터졌다. [사진=OSEN]

결정적 한방, 최정


SK를 대표하는 강타자 최정은 올 시즌 35개의 홈런을 때려냈지만 타율이 0.244에 머무르며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을 보냈다. 그럼에도 그 동안 보여준 능력을 감안하면 포스트시즌에서 제 실력을 보여줄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넥센과의 플레이오프까지만 해도 기대에 부응하는 듯 했다. 최정은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타율 0.313, 2홈런, 3타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해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 들어서자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4경기에 나서 타율은 0.077, 홈런은 단 1개도 없었다. 3번 타순에 나서는 최정이 침묵하니 공격의 맥도 끊겼다.

부진에도 불구하고 최정은 6차전에서도 선발로 나섰다. 힐만 감독은 “최정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큰 무대 경험이 있다”면서 믿음을 보였다. 경기 중반까지 침묵하던 최정의 방망이는 가장 극적인 순간에 터졌다. SK가 3-4로 뒤진 9회말 2아웃 상황에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홈런을 날려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그 동안의 부진을 한 방에 씻어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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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은 한국시리즈에서도 괴력투를 선보이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사진=OSEN]

8년 전 그날처럼,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


김광현은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1년을 통째로 쉬었다. 수술 후 복귀한 올 시즌에는 투구수 관리를 받으며 시즌을 소화했다. 시즌 성적은 11승 8패, 평균자책점 2.98, 적은 이닝수를 감안해도 성공적인 복귀 시즌이었다.

포스트시즌에도 4차례나 등판하며 건강한 몸 상태를 알렸다.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과 5차전 두 경기에 등판했고 한국시리즈에서는 4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특히 우승을 확정짓기 위해 팀의 마무리 투수로 올라온 6차전은 팬들로 하여금 과거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SK가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2010년, 당시 경기를 마무리 지었던 주인공은 에이스 김광현이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고 포수 박경완에게 90도 인사를 건넨 모습은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8년이 지난 2018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의 순간 마운드에는 김광현이 있었다. 13회말 마무리투수로 등판한 김광현은 1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고 팀의 우승을 확정지었다. 양의지를 상대로 던진 153km, 154km의 직구는 에이스 김광현의 귀환을 완벽하게 알린 장면이었다.

10여년 전 ‘왕조’ 건설의 주역이었던 이들은 어느덧 팀의 어린선수를 이끄는 베테랑이 됐다. 이들이 단기전에서 보여준 집중력은 전성기 시절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다. ‘왕조’가 남긴 유산은 그렇게 또 다른 ‘왕조’의 시작을 위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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