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MLB] 다른 팀들이 배워야할 템파베이의 자세
이미지중앙

템파베이 레이스는 올 시즌 90승을 달성하고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사진=MLB]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김권호 기자] 템파베이 레이스가 90승 72패로 시즌을 마쳤다. 최종순위는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3위였다. 템파베이는 2012시즌에 이어 6년 만에 90승을 달성하고도 와일드카드 진출에 실패했다. 2012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생긴 이후로 90승 이상을 기록한 팀이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은 총 세 차례였는데, 이중 두 번이 템파베이였다.

템파베이로서는 억울할 만하다. 올 시즌 100승을 달성한 세 팀 중 두 팀이 템파베이와 같은 AL 동부지구 소속이다(보스턴 레드삭스: 108승 54패, 뉴욕 양키스: 100승 62패). 다른 지구와 비교하면 그 정도는 더욱 두드러진다. NL 동부지구의 애틀란타는 템파베이와 같은 90승 72패를 기록했음에도 지구 1위로 포스트시즌에 수월하게 진출했다.

템파베이의 사례와 같이, 각 리그와 지구마다 극단적인 승률 분포를 보이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은 바로 ‘탱킹’ 팀들이다. 탱킹이란 전력이 좋지 못한 팀들이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픽을 받기 위해 그해 성적을 포기하는 행위를 말한다. 실제로 템파베이와 같은 지구 소속이며, 올 시즌 전체 리그 최하위 승률을 기록한 볼티모어 오리올스도 올 시즌 탱킹을 감행한 팀 중 하나다.

볼티모어의 올 시즌 성적은 47승 115패이다. 1위 보스턴과의 승차는 61경기에 이른다. 볼티모어와 보스턴의 2018시즌 상대 전적은 3승 16패, 볼티모어와 양키스의 상대전적은 7승 12패였다. 볼티모어가 보스턴과 양키스의 100승 달성에 크게 한 몫 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기록이다.

어떻게 보면 리그의 내로라하는 두 강팀이 같은 지구에 있는 한, 당장의 성적보다는 미래를 택한 볼티모어의 선택이 합리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탱킹이 리그 전체에 주는 악영향이 점차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이미지중앙

템파베이 레이스의 불펜 투수 세르지오 로모는 이번 시즌 여러 차례 선발 등판을 가지며 '불펜 데이'에 활약했다. [사진=MLB]


메이저리그는 2018시즌 14년 연속으로 지켜온 평균 관중 3만 명이 무너졌다. 올 시즌 평균 관중은 2만 8,830명으로 지난 시즌보다 4% 줄었다. 이는 2003년 이후 가장 적은 평균 관중이다. 메이저리그는 KBO와는 달리 모기업을 등에 업지 않기 때문에, 평균 관중감소는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관중 수 감소 문제가 더욱 심각한 이유다.

대표적으로 볼티모어만을 언급했지만, 다른 지구에서도 탱킹팀은 존재한다. 이런 탱킹팀의 존재는 ‘경쟁과 승리’라는 스포츠의 근본적인 재미를 반감시킨다. 이런 상황에서 탱킹 대신 꾸준히 성적을 위한 경쟁을 택한 템파베이의 선택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템파베이가 2008년 이후로 기록한 지구 최하위(2016년 5위)는 단 한 번이다. 이는 드래프트 상위 픽 없이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려왔다는 의미이며, 탱킹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전력 보강을 위해 투자하고 노력해왔다는 증거이다.

예를 들면 한정된 선수들을 얼마나 잘 활용하나에 따라서 전력 상승을 노려볼 수 있는데, 템파베이는 이번 시즌에 ‘불펜 데이’라는 파격적인 시도를 통해 꽤 재미를 봤다. ‘불펜 데이’는 선발투수 없이 불펜투수만으로 한 경기를 채우는 경기 운영 방식을 뜻한다. 앞으로의 야구 패러다임을 바꿀 수도 있는 획기적인 시도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시도는 감독의 전략적 선택이기도 하지만 팬들에겐 또 하나의 볼거리였다. 팬들은 우승을 원하지만, 기나긴 탱킹 끝에 얻어내는 우승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불확실한 우승을 기약하기 위해 현재를 버리기보다는 눈앞의 팬들을 위한 정정당당한 야구가 필요하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