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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병철의 생체세상EIM] 이제는 동네 탁구선수도 후원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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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체육 전국 최강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윤홍균 씨. 그의 이름이 붙은 라켓이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 “윤홍균을 아십니까? 아니 윤홍균 라켓을 아는지요?0” 대답이 ‘예스’라면 생활체육 탁구에 푹 빠진, 이 분야 고수라고 할 수 있다. 윤홍균(31)은 생활체육 탁구스타다(탁구닷컴의 1호 후원선수). 장충초등학교에서 선수생활을 몇 년 했으나 5학년 때 엘리트선수를 관둔 후 평범한 삶을 살아왔다. 탁구가 워낙 좋아 중고교시절에도 생활체육대회에 나갔고,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대학 때는 생활체육 전국고수가 됐다. 그리고 지금은 우승확률이 50%가 넘는 자타공인 한국 동호인탁구 최강자다. 후원사가 있고, 심지어 윤홍균 라켓(블레이드)가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원래 영어강사가 꿈이었지만 지금은 탁구(레슨, 상금, 후원)만으로도 제법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말이 생활체육, 동호인이지 탁구로 웬만한 직업(실업) 탁구선수 못지않는 수익을 올리니 ‘프로 같은 아마추어’ 아니 ‘또 다른 장르의 프로’라고 할 수 있다.

# ‘동네 선수가 마치 타이거 우즈처럼 유명 용품회사와 정식 계약을 하고 후원을 받는다.’ 이 얘기는 더 가파르게 진화하고 있다. 즉, 윤홍균이야 아무리 동호인탁구라고 해도 한국 최고이니 그럴 수 있다고 고개를 끄떡일 만하다. 하지만 정말 동네탁구, 우리네 탁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4, 5부 선수도 용품업체와 정식 계약을 하고 후원을 받는 일까지 현실화되고 있다. 당구로 치면 300~400점 정도의 동호인이 용품회사와 후원계약을 맺는다고 보면 된다.

# 화제의 회사는 게보코리아. 이 브랜드는 수년 전만해도 한국에는 ‘듣보잡’ 탁구브랜드였지만 유남규 감독을 내세우고(유남규 러버), 톡톡 튀는 마케팅으로 짧은 시간에 탁구용품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사업을 하다가 탁구에 꽂힌, 생활체육 전국 4부의 이옥규 사장이 철저하게 탁구동호인의 눈높이에서 이 브랜드를 키우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게보코리아는 오는 9월 30일 서울 쌍문동의 위너스탁구클럽에서 ‘제1회 게보 후원선수 선발전’을 연다. 전국부수로 선수~5부에 해당하는 남녀 동호인들을 선발해 정식으로 계약을 맺고 후원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선발전은 서울 경기 강원 지역을 대상으로 10명을 뽑고, 향후 충청권 호남권 영남권에서 각각 5명씩을 추가로 선발해 총 25명의 게보 후원선수단을 구성한다. 선발전 외에 이전 게보대회 입상자 등 특별선발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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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열린 게보 탁벼시 선수동호인 혼성 전국탁구대회의 모습.


# 계약에는 권리와 의무가 따르다. 먼저 의무는 간단하다. 전국대회에 연 4회 이상 참가하고, 이 4번을 포함해 각종 탁구행사 때 게보 용품을 사용해야 한다. 프로운동선수가 후원사의 용품을 써야하는 것과 같다. 점수로 관리되는 이 의무를 게을리할 경우, 후원 자격이 상실되고 후원용품을 전매하는 등 얌체행위를 하다가 적발되면 범칙금도 제재를 받는다. 상식적인 수준이다.

# 그렇다면 동네 탁구선수가 게보와 계약해 받을 수 있는 후원 규모는? 연간 228만 원 상당이다. 러버 12장, 블레이드(라켓), 트랙슈트(운동복), 유니폼 셔츠 4장, 숏바지 2장. 타월 2장, 양말 4쪽, 유남규캐리어가방 1점, 유남규백팩 1점, 탁구화 2족, 알루미늄 라켓케이스 1개, 경기구 60개, 기타 사이드테이프, 스틱글루, 클리너 등. 쉽게 말해 계약기간 동안 필요한, 탁구와 관련된 용품 일체를 후원받는 것이다. 모두 자기 돈을 들여 장만했던 생활체육 탁구인들로서는 눈이 휘둥그레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니 난리가 났다. 30일 대회에 참가문의가 쇄도하자 출전자를 50명으로 제한했다. 이쯤이면 이 시도는 향후 평가를 떠나 시도 자체만으로 시작부터 성공한 셈이다. 배드민턴을 능가하고 있다는 그 많은 생활체육 탁구들이 향후 ‘게보 후원선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을 것이기 때문이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 스포츠는 엘리트선수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의 것이죠. 하지만 스포츠미디어는 자본의 문법에 따라 인기종목과 스타선수만 주목합니다. 이에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은 평범한 우리네 이웃이 스포츠를 통해 삶의 질을 높여가는 모습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생활체육 전문칼럼인 '유병철의 생체세상EIM'에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EIM'은 운동이 약이라는 뜻입니다. 생활체육과 관련해 알리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einer6623@naver.com으로 언제든 연락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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