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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리에A] '스승' 안첼로티, '제자' 가투소 상대로 3-2 역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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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에서 경질 당하는 수모를 겪었던 안첼로티가 친정팀 AC밀란을 상대로 대역전극에 성공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사진=나폴리 트위터]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혁희 기자] 청출어람은 없었다. 26일 오전 3시 30분(한국 시간), 이탈리아 산 파올로에서 열린 세리에A 2라운드에서 나폴리는 AC밀란을 3-2로 꺾었다. 사제지간인 나폴리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과 AC밀란의 젠나로 가투소 감독의 맞대결은 스승의 승리로 결정났다. 밀란이 먼저 두 골을 터트렸지만, 나폴리의 피에트로 지엘린스키가 멀티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따라잡았고, 드리스 메르텐스가 후반 35분 결승골을 터트리며 역전극을 썼다.

지난 14일, 제노아에서 발생한 교량 사고로 제노아와 AC밀란의 경기가 연기되었기 때문에, AC밀란에게는 리그 첫 경기였다.

AC밀란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영광의 시대를 보냈던 카를로 안첼로티가 나폴리 감독으로 밀란을 만난 경기였다. 밀란의 현 감독 젠나로 가투소도 안첼로티가 밀란의 지휘봉을 잡던 시절의 애제자였다.

경기는 전체적으로 나폴리가 주도했지만, 선제골은 밀란 쪽에서 나왔다. 전반 15분만에 밀란의 지아코모 보나벤투라가 파비오 보리니의 크로스를 받아 환상적인 발리 득점을 터트렸다.

나폴리는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차근히 자신들의 전술을 유지하며 허점을 노렸다. 전임 감독 마우로 사리(현 첼시)와 달라진 색깔이 보였다. 사리 감독 시절의 나폴리는 4-3-3 전술을 바탕으로, 조르지뉴가 3선에서 볼을 배급하면, 최전방 스리톱이 끊임없이 위치를 바꿔가며 득달같이 공격하는 팀이었다.

사리 감독과 조르지뉴가 첼시로 떠난 후, 안첼로티 감독은 새 판을 짰다. '미스터 나폴리' 마렉 함식이 과거보다 낮은 위치에서 볼 배급에 힘쓰기 시작했다. 기동력은 떨어졌지만, 대신 얻은 노련함으로 조르지뉴의 역할을 대신했다. 오늘 경기에서도 함식은 후방에서 빌드업을 전담했고, 알랑과 지엘린스키가 좌우에서 공수를 활발히 오갔다.

최전방 자리도 바뀌었다. 삼각 편대의 가운데에서 제로톱 역할을 환상적으로 해냈던 메르텐스 대신, 장기 부상에서 돌아온 아르카디우스 밀리크가 선봉에 섰다. 전형적인 9번 공격수에 가까운 밀리크는 이번 경기에서 득점을 터트리진 못했고, 결국 주인공이 된선수는 교체 투입되어 역전골을 터트린 메르텐스였다.

밀란에서 관심을 모은 선수는 단연 곤잘로 이과인이었다. 이과인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유벤투스에서 밀란으로 적을 옮겼는데, 유벤투스 이전의 소속팀이 다름아닌 나폴리였다.

13-14 시즌, 이과인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나폴리로 합류해 3시즌간 리그에서 104경기 71골을 터트렸다. 특히 15-16시즌, 리그 35경기에 나서 36골을 터트리는 경이적인 시즌을 보냈다.

이과인의 아르헨티나 대표팀 '대선배'이자 나폴리의 영원한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에 비견될 만한 활약이었고, 나폴리 팬들은 응당 이과인을 '2번째 위대한 공격수'로 추앙했다. 하지만 달콤한 동행은 거기까지였다.

우승컵을 바랐던 이과인이 나폴리의 최대 라이벌인 유벤투스로 이적한 것이다. 게다가 이적 과정에서 나폴리를 깎아 내리고, 유벤투스를 추켜 세우는 발언으로 나폴리 팬들의 공분을 샀다. 어제의 영웅이 오늘의 배신자로 굴러떨어졌다.

이과인은 결국 유벤투스로 이적해 두 시즌간 리그 40골을 터트렸고, 염원하던 세리에A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하지만 이번 시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유벤투스로 이적하며, 이과인은 등떠밀리듯 밀란으로 다시 한 번 이적해왔다. 리그 첫 경기만에 친정팀을 상대하게 된 이과인은 나폴리 홈팬의 어마어마한 야유 속에서 부진한 활약을 보였다.

이과인이 후반 막바지에 찾아온 기회를 날리면서, 결국 홈팀 나폴리가 역전승에 성공했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경질 당하며 체면을 구겼던 안첼로티 감독도 체면치레했다. 과거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이며 2연승에 성공한 나폴리는 '이과인에게 보란 듯이'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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