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KBO] 무더위에 녹아내린 넥센의 불펜
이미지중앙

넥센의 불펜 투수 오주원은 올 시즌 5.84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넥센히어로즈]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김권호 기자] 전반기를 승률 5할(46승 46패)로 마치며 후반기에 날아오를 준비를 하던 넥센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넥센은 후반기 13경기(8월 1일 기준)에서 단 4승에 그쳤다. 후반기 승률이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넥센의 후반기 부진의 원인은 무엇보다 불펜에 있다. 후반기 불펜 평균자책점이 6.54(후반기 9위)에 이른다. 특히 필승조가 부진했다. 오주원과 김상수는 각각 후반기에 평균자책점 7.11과 12.46을 기록했다. 이보근도 7월 한 달간 평균 자책점이 8.00으로 치솟았다.

이미지중앙

넥센의 마무리 투수 김상수(오른쪽)는 최근 부진으로 방어율이 5.53까지 치솟았다. [사진=넥센히어로즈]


군 제대 이후 필승조로 자리 잡은 김상수는 유독 여름에 약한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 시즌에도 7월 성적이 좋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은 4.05로 나쁘지 않았지만, 세부 성적이 상당히 불안했다. 9이닝 당 볼넷이 6.75개, 9이닝 당 홈런은 2.7개에 달했다.

이번 여름은 지난해보다 훨씬 덥다. 여름에 특히 약했던 김상수는 체력관리가 필요하다. 실제로 김상수는 올해 7월 9이닝 당 홈런이 4.70개까지 치솟으며 지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체력관리에 힘을 쏟기엔 팀 상황이 여의치 않다. 조상우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며 팀을 이탈했고, 넥센은 가용할 수 있는 불펜 자원이 적어졌다. 기존 투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상수의 부진은 연쇄 과부하를 일으켰다. 전반기에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옴)로 필승조로 성장한 양현은 지친 모습을 보이며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쏠쏠한 활약을 보여주던 김동준 역시 양현과 같은 이유로 함께 내려갔다(7월 평균 자책점 양현-6.00, 김동준-9.82).

불펜이 무너지며 가을 야구를 장담할 수 없게 된 넥센은 딜레마에 빠졌다. 기존 불펜의 과부하를 덜기 위해선 새로운 투수들을 찾아야 하는데, 5위 싸움이 치열한 현재 이런 리스크를 감당하기엔 무리가 있다.

여기에 장정석 감독의 판단에도 의문이 든다. 이미 어느 정도 1군에서 보여준 것이 있는 문성현과 하영민이 7월 동안 단 한 경기 출전에 그쳤다. 불펜에서 ‘멜트다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은 더 적극적인 투수 기용이 필요해 보인다.

이미지중앙

넥센의 불펜 투수 이보근은 올 시즌 홀드 1위에 올라 있다. [사진=넥센히어로즈]


다행히 넥센에겐 시간이 있다. 8월 16일 이후로 리그는 아시안 게임 휴식 기간을 갖는다. 무더위에 지친 선수들이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또한 부진했던 이보근이 후반기 평균자책점 3.00으로 최근 회복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보근이 살아난다면 휴식기간 전까지 넥센은 버티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넥센은 해커-브리검-최원태-한현희-신재영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을 갖추고 있다. 불펜진이 무더위를 이겨내고 전반기의 좋았던 모습을 되찾는다면, 넥센의 가을야구는 꿈만은 아닐 것이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