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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상식 백과사전 122] 코스 관리의 필요악 ‘에어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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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레이션된 코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주중이나 한 여름에 시간이 나서 골프장을 찾았다. 그런데 허걱! 그린이 제 색깔이 아니다. 모래가 섞여 노란색에 가깝다. 가까이 가보니 그린에 일정하고 촘촘한 간격으로 구멍이 뚫려 있다. 페어웨이에는 지렁이만한 흙 구멍들이 사방에 뚫려져 있기도 하다. 이른바 ‘에어레이션’을 한 것이다.

코스 관리 중에 중요한 에어레이션은 여러 가지 기능이 있다. 그린에 가는 구멍만 뚫는 방법과 뚫은 뒤에 물이나 모래를 뿌려주는 작업을 병행한다. 지렁이처럼 긴 원통의 흙을 파내는 코어링(coring)은 페어웨이에 주로 사용한다. 지표면에 썩은 잔디가 많을 때면 뿌리를 잘라내며 구멍을 뚫는 작업을 한다. 이 모든 에어레이션 작업들이 토양에 공기를 공급하고 땅을 무르게 하며 유기 물질의 제거를 돕고 뿌리가 더 잘 자라도록 해주는 것이다.

한참 잔디가 자라기 시작할 초봄이나, 한여름을 지나 다시 잔디 생육이 활발해지는 가을철을 앞두고 내장객이 가장 적은 월요일에 하는 게 에어레이션이다. 골퍼에게는 경기력을 떨어뜨린다. 그린에서는 그린스피드를 엄청나게 깎아먹어 골퍼들의 퍼팅을 방해하고 페어웨이에서는 수리지(GUR: Ground Under Repair) 표시도 없고 넓은 범위에 걸쳐 구멍들이 뚫려 있어 아이언 샷도 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 에어레이션에 대해 골프장의 그린키퍼들과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설명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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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을 뚫는 모어라는 기계를 가지고 에어레이션을 하는 모습.


환기 작업- 구멍은 기후, 지형, 그리고 잔디의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년에 2~3회 정도 페어웨이와 그린에 뚫어 놓는다. 또한 그린에 아주 작은 구멍을 뚫는 것도 일반적으로 행하는 일인데 이는 시즌 도중 환기를 위한 작업으로 그린의 습기를 제거하고 잘 마를 수 있도록 도와주며 필요에 따라 잔디에 만연된 가스와 산소를 교체해 주는 일로 기본적으로 플레이에는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

산소 공급- 산소는 물보다 토양과 잔디에 더 중요한 요소다. 잔디는 이를 사람과 공유한다. 구멍을 뚫어주는 것은 지면과 토양에 숨 쉬고 산소를 흡입할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유기질 제거- 잔디에 구멍을 뚫는 것은 유기물질을 제거하는 목적도 크다. 시즌이 진행되는 도중 잔디가 자라면서 죽거나 잘린 잔디가 쌓이는 데 이를 우리는 대치(thatch)라고 부른다. 이런 대치들이 쌓여서 지표면에 층을 형성하면 땅 밑이나 잔디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진다. 땅이나 잔디 지면에 구멍을 내서라도 제거하지 않으면 이 유기물로 인해 잔디는 질식사한다.

필요악- 손이 많이 가는 직업이며 그린을 최대한 빨리 회복시켜야 한다는 부담감도 상당하다. 하지만 이 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그린이 망가질 가능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따라서 필요악이라고 할 수 있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작업을 소화해내야 하는 힘든 일이기도 하다. 필요에 따라, 예산에 따라, 그리고 다른 일반적인 잔디관리 작업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페어웨이는 1년에 한 번, 그린에는 1년에 2차례에서 많게는 6차례까지 이런 작업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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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웨이에 코어링 에어레이션으로 흩어진 흙 더미들.


루스임페디먼트- 페어웨이에 에어레이션으로 인해 생긴 흙덩어리는 벌타 없이 치워도 된다. 에어레이션된 구역은 수리지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거기에 공이 놓였다고 해서 무벌타로 구제받을 수 없다. 하지만 에어레이션을 위해 구멍을 뚫으면서 생긴 가락 모양의 흙덩어리는 루스임페디먼트로 간주하기 때문에 공 주변에 있는 흙덩어리를 치울 수 있다(골프룰 23조12항).

계절 편차- 에어레이션은 날이 무더워질 때도 종종 한다. 이른 가을에 하는 에어레이션은 코스가 매우 빨리 원상태를 회복한다. 밤이 되어도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봄과 늦가을은 낮이 짧고 기온도 낮고 밤에는 서리까지 내리기 때문에 회복이 더디다.

땅을 윤택하게- 농부들이 밭을 경작하는 이유와 같다. 단단한 땅을 무르게 해서 물이 더 잘 스며들고 뿌리에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농사짓듯이 그린과 페어웨이를 갈아엎으면 더 오랜 시간동안 코스를 폐쇄해야 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덜 한 방법, 즉 에어레이션 작업을 활용하는 것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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