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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채윤, 105번째 경기 만에 생애 첫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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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축하 물세례, 맥콜세례 받는 박채윤. [사진=KLPG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박채윤(24)이 105번째 출전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맥콜용평리조트오픈(총상금 6억원)에서 연장 첫 홀에서 생애 첫승을 달성했다.

박채윤은 강원도 용평의 버치힐 골프클럽(파72 6364야드) 18번(파5 460미터)홀에서 열린 대회 파이널 라운드의 연장 첫 홀에서 우승을 거뒀다. 박채윤은 이 홀에서만 1,2,3라운드 모두 버디를 잡은 뒤에 연장전 홀에서까지 버디를 잡아 우승하는 인연을 만들었다.

잠시 비가 소강상태를 보여 시작된 연장전 첫 홀이었다. 18번 홀 그린에서 가장 먼 거리에 놓인 김혜진3(23)의 버디 퍼트가 짧았다. 두 번째 멀었던 박채윤의 버디 퍼트는 내리막에 훅 라인인 경사의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홀이 끌어 당기기라도 하듯 그대로 들어갔다. 이날 정규라운드 마지막에 버디를 잡았던 곳과 비슷한 위치였다. 세 번째 주자 조정민(25)의 퍼트가 홀을 빗겨갔고, 가장 가까운 퍼트 상황의 한진선(22)의 퍼트도 빗나가면서 결국 우승자 한 명이 가려졌다.

투어 4년차인 박채윤은 우승 후에 동료 선수들로부터 물과 함께 맥콜 세례를 흠뻑 받았다. 거기에 눈물과 빗물이 범벅되었다. 박채윤은 웃는 듯 울었다. 빗물인 듯 눈물이 함께 흘렀다. 우승 감상을 말하면서 눈물보가 터진 것 같았다. “작년에 성적이 52위였다. 올해는 시드만 유지하자 생각했지만 샷 감이 좋아서 언젠가는 우승하겠다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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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전 첫 홀 버디후에 기뻐하는 박채윤.


이날은 아침부터 쏟아지는 비가 선수들에게는 큰 핸디캡이자 승부를 가르는 변수였다. 첫조 티오프가 예정보다 1시간 지연된 8시40분에 시작했다. 하지만 낙뢰 위험성으로 인해 16분 뒤인 8시56분에 경기가 일시 중단되었고 9시35분에 재개됐다. 대회는 비오는 속에 진행되었고 마지막 선수가 퍼트를 마치고 연장전이 결정되자 기다렸다는 듯 폭우가 쏟아졌다. 30분 정도 지나 그린에 흥건한 물을 빨아들이고 나서야 연장전이 시작됐다.

돌아보면 박채윤은 첫째날 3언더파를 쳐서 25위에 그쳤다. 2라운드는 버디 8개를 몰아치면서 7언더파 65타를 적어내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이날은 버디 5개에 더블보기 한 개를 합쳐 3언더파 69타를 쳤다. 3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할 때만 해도 ‘또 한 번의 우승 기회를 놓치나’ 싶었다. 하지만 6,7번에 이어 14번 홀도 버디를 잡았고, 마지막 두 홀 연속 버디로 3언더파 69타를 쳐서 연장전에 나가게 됐다.

이날 한타 선두로 출발한 루키 김혜진3(22)은 버디 3개에 보기 한 개를 합쳐 2언더파 70타를 쳐서 공동 선두를 이뤄 2위로 마쳤다. 조정민(25)은 버디 4개에 보기 한 개를 합쳐 3타를 줄이면서 연장전에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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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선은 선두를 지키다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범해 연장전에 나가게 됐다. [사진=KLPGA]


역시 첫승에 목말랐던 한진선은 전반 1번 홀부터 세 홀연속 버디를 잡아내면서 일찌감치 선두를 달려나갔다. 후반 11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했을 때는 압도적이었고 17번 홀을 마쳤을 때는 이제 우승의 9부 능선이 넘은 줄 알았다. 하지만 마지막 홀에서 유일하게 보기를 적어내 3언더파를 쳐서 공동 선두가 됐다. 그는 박채윤의 우승이 결정되자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듯 성숙한 선수의 풍모를 보였다.

김지현(27)이 보기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 68타를 쳐서 5위(12언더파 204타), 서연정은 버디 4개에 보기 1개를 합쳐 3언더파 69타로 6위(11언더파 205타)로 마쳤다. 박민지는 5타를 줄이면서 67타를 적어내 4타를 줄인 홍진주, 3타를 줄인 류현지와 공동 7위(10언더파 206타)로 마쳤다.

주최사인 일화는 지난해까지 ‘초정탄산수’를 대회명으로 했지만 올해부터는 ‘맥콜’로 바꿨고 총상금액도 1억원 증액했다. 우승 상금은 지난해보다 2천만원이 증액된 1억2천만 원이었고, 그밖에 버치힐 명예회원권, 맥콜 3년 증정권, 인터컨티넨탈 호텔 3백만 원 상당의 숙박권 등 푸짐한 부상을 추가했다.

박채윤은 올 시즌 14개 대회를 치르면서 상금은 8900만원을 벌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1억2천만원을 한 번에 벌었고, 골프장 명예회원증 등도 함께 얻었다. 탄산수 물세례에 맥콜이 바뀌었지만 감격은 달랐다. 돈은 둘째 치고라도 지금까지 매번 빗나가기만 했던 첫승이 이제 잡혀서 감격은 더했다. 박채윤으로서는 운수좋은 비오는 날이었다. 버치힐 18번 홀은 나중에 ‘박채윤 우승 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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