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준호 기자] 16강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전차군단’ 독일을 넘는 것뿐이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오는 27일 밤 11시(한국시간) 러시아의 카잔 아레나에서 독일과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멕시코가 스웨덴을 꺾는다는 가정하에, 독일을 꺾는다면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F조에서는 최종전만 남았지만 아직도 4개팀 모두 탈락 및 진출이 확정되지 않았다. 그래서 피파랭킹 1위 독일 역시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한국전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멕시코-스웨덴 경기의 결과에 따라 스웨덴과 최종 승점이 같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일은 한국을 상대로 최대한 많은 골을 넣으려 할 것이다.

한국이 독일을 상대로 승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잃을 게 없기에 더 편안하다. 축구공은 둥글고, 독일에게도 분명 허점은 존재한다. ‘언더독의 반란’에 필요한 요소들을 살펴봤다.


# 손흥민을 살려 풀백의 뒤를 노려라

한국전 다득점 승리가 목표인 독일은 경기 초반부터 공세를 퍼부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이를 역이용해야 한다. 득점을 위해 수비라인을 높게 올릴 독일의 배후공간을 공략해야 한다.

독일 공격 전술의 특징은 양쪽 풀백의 공격 가담률이 굉장히 높다는 것이다. 오른쪽 풀백 조슈아 킴미히(23 뮌헨)와 왼쪽 풀백 요나스 헥터(28 쾰른)는 공격 상황에서 상대의 페널티 박스까지 전진한다. 풀백 두 명이 모두 전진하면, 독일 진영을 지키는 건 두 명의 중앙 수비수뿐이다.

한국은 독일의 풀백 두 명이 모두 전진해있는 이 상황을 노려 빠른 역습을 펼쳐야 한다. 독일을 무너트린 멕시코의 결승골도, 스웨덴의 선제골도 모두 역습 상황에서 터져 나왔다. 특히, 멕시코의 이르빙 로사노(23 아인트호벤)가 득점을 터트렸을 때 독일의 두 풀백 키미히와 헥터는 멕시코 진영에 있었다.

한국의 빠른 역습에 방점을 찍을 선수는 역시 손흥민(26 토트넘)이다. 한국은 독일전에서도 손흥민의 스피드와 골 결정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술을 가동해야 한다. 멕시코 전처럼 손흥민, 이재성(26 전북), 황희찬(22 잘츠부르크), 문선민(26 인천)이 꾸준한 자리 변경을 통해 투톱을 구성하거나, 손흥민을 중앙 공격수로 세우고 좌우 측면에 황희찬과 문선민을 배치하는 스리톱 전술도 생각해볼 수 있다.


# 독일의 ‘코어 라인’ 크로스-외질을 고요하게 만들어라

손흥민을 살리는 빠른 역습을 펼치기 위해서는 확실한 수비가 전제되어야 한다. 독일의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막지 못한다면, 이른 시간부터 독일에 경기 주도권을 넘겨주며 어려운 경기를 펼칠 수 있다.

독일의 맹공을 막기 위해서는 중원의 사령관 토니 크로스(28 레알마드리드)와 메수트 외질(30 아스날)의 발을 묶어야 한다. 독일의 모든 공격의 시발점은 이 두 선수의 패스다. 크로스는 조금 낮은 위치에서, 외질은 더 높은 위치에서 정확한 패스를 연결하며 독일의 공격을 이끈다. ‘패스 마스터’ 두 선수의 패스 줄을 차단하는 것이 한국이 직면한 최우선 수비 과제다.

신태용 감독(48)은 크로스와 외질을 막기 위한 맞춤형 전략으로 고요한(30 서울)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 고요한은 지난해 11월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콜롬비아의 ‘에이스’ 하메스 로드리게스(27 뮌헨)를 완벽하게 지운 경험이 있다. 만약 이번에도 고요한이 끈질기고 거친 밀착 수비로 크로스와 외질의 발을 묶는다면, 한국의 수비는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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