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전택수 기자]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지난 16-17시즌 NBA 챔피언이다. 그들은 이미 2014년부터 슈퍼스타로 성장한 스테픈 커리와 클레이 톰슨, 드레이먼드 그린 등을 앞세워 14-15시즌 우승, 15-16시즌 준우승을 달성하며 리그 내 최강팀으로 발돋움했다. 여기에 케빈 듀란트라는 NBA 최고의 득점기계가 지난 시즌을 앞두고 팀에 합류하면서 말 그대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벤치에도 안드레 이궈달라, 자자 파출리아, 데이비드 웨스트 등 다른 팀이라면 충분히 주전으로 뛸 만한 선수들로 구성해 구멍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런데 골든스테이트의 17-18시즌 정규시즌 행보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골든스테이트는 11일 유타 재즈와의 최종전에서 79-119로 무려 40점차 대패를 당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커리가 결장했지만, 듀란트와 톰슨, 그린이 모두 출전한 경기였기에 더욱 충격이 크다. 이미 서부 컨퍼런스 1위 자리는 제임스 하든이 이끄는 휴스턴 로케츠에 빼앗긴 지 오래이며, 13-14시즌 이후 4년 만에 정규시즌 60승 달성에도 실패했다(58승 24패). 시즌 개막을 앞두고 골든스테이트가 듀란트와 페이컷 논란이 일 정도로 저렴한 연봉으로 재계약에 성공했고, 아낀 돈으로 지난 시즌 우승 전력을 고스란히 보존했기 때문에 더욱 실망스러운 결과이다.


가장 큰 문제는 수비다. 골든스테이트가 지난 3시즌 동안 최강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탄탄한 수비력이 있었다. 그들은 이번 시즌 역시 리그 전반기까지만 해도 서부 컨퍼런스 1위 휴스턴을 단 0.5경기차로 바짝 뒤쫓고 있었다. 그러나 후반기 시작 이후 팀 수비력이 급격하게 무너졌다. 100번의 수비당 실점 기대치를 보여주는 지표인 디펜시브 레이팅(DefRtg) 수치에서 골든스테이트는 후반기에 펼쳐진 24경기에서 105.6를 기록했다. 이는 리그 전체 12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해당기간 골든스테이트는 평범한 중위권 수준의 팀 수비력을 보여줬다는 의미다.

핵심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악재도 있었다. 이른바 ‘판타스틱 4’라 불리는 커리, 듀란트, 톰슨, 그린이 차례로 부상을 당했으며, 4명의 선수가 동시에 자리를 비운 경기도 많았다. 골든스테이트가 아무리 뛰어난 팀이라도 주축 선수 4명이 빠진 상황에서 경기력을 유지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특히 커리의 부상 공백은 치명적이었는데, 커리가 발목과 무릎 부상으로 결장한 3월 7일(한국시간 기준)부터 골든스테이트는 9승 10패에 그치며 승률이 채 50%가 되지 않았다. 해당기간 팀 성적은 리그 전체 13위에 불과했으며, 100번의 공격 기회 당 득점 기대치를 보여주는 지표인 오펜시브 레이팅(OffRtg)은 106.2로 리그 18위까지 추락한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로 골든스테이트는 커리가 빠진 경기에서 볼 흐름이 원활하지 않고, 공간 창출이 잘 되지 않아 공격 작업에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수 차례 보인 바 있다.

물론 반등의 여지는 있다. 스티브 커 감독은 시즌 내내 부상자들을 무리시키지 않으며 정규시즌보다 플레이오프를 조준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현재 골든스테이트는 커리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부상을 털어내고 팀에 복귀했으며, 퀸 쿡이라는 새로운 자원 역시 발굴해냈다. 정규시즌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였던 팀이 플레이오프에 돌입한 뒤 다른 모습을 보인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난 시즌의 클리블랜드로, 정규시즌 51승 31패의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에 그쳤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동부 1위를 차지한 보스턴을 4승 1패로 누르고 NBA 파이널에 진출한 바 있다. 골든스테이트 역시 반전을 보여줄 수 있을까? 황금전사들의 플레이오프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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