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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현의 축구화(靴/話)] (34) ‘프레데터 전시회’에 다녀오다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2001년 잉글랜드의 월드컵 직행을 결정지은 데이비드 베컴. 2002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터진 환상적인 발리슛을 터뜨린 지네딘 지단. 2005년 ‘이스탄불의 기적’의 주인공이었던 스티븐 제라드. 축구팬들이 기억하는 명장면 속 주인공들이 신고 있던 축구화는 바로 아디다스의 ‘프레데터(Predator)’ 시리즈다. 지난 25일 아디다스는 서울 강남구 아디다스 브랜드센터에서 ‘프레데터 전시회’를 개최했다. 현장 분위기는 한국 현실에서는 제법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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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 프레데터 전시회의 공식 포스터. [사진=아디다스]


신논현역 5번출구 앞에 위치한 아디다스의 새로운 매장. 입구 우측편에 ‘HERE TO CREATE’라는 프레데터의 홍보문구 아래 프레데터 전시회로 바로 올라갈 수 있는 ‘직행’ 엘리베이터가 있다. 이 칼럼의 첫 편이 영국의 축구용품 전문매장 ‘프로다이렉트사커(국내 팬들에게는 해외직구 사이트로 잘 알려져 있다)’ 방문기여서 그랬는지 살짝 긴장감이 느껴졌다. ‘어떤 이야깃거리가 있을까?’
참조 [이상현의 축구화(靴/話)] (1) 축구화의 성지 ’프로다이렉트사커’를 아십니까?

13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프레데터 축구화를 상징하는 붉은 조명 아래 긴 복도가 펼쳐졌고, 관중의 함성소리가 들린다. 저 복도 끝에 다다르면 왠지 관중이 가득찬 푸른 구장이 펼쳐질 것만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이름도 ‘플레이어즈 터널(Players’ Tunnel)’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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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커룸. 역대 프레데터 시리즈와 이를 착용한 레전드 선수들의 유니폼이 전시되어 있다.


#1 LOCKER ROOM - 프레데터와 미드필더 레전드

첫 번째 방의 컨셉은 ‘락커룸(Locker Room)’. 폴 개스코인, 데이비드 베컴, 지네딘 지단, 카카, 사비 에르난데스, 스티븐 제라드, 프랭크 램파드.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전설적인 미드필더이다. 이들은 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프레데터 축구화를 착용하고 중원을 지배했다는 점이다. 이 락커룸에는 역대 프레데터 축구화와 함께 그 제품을 착용했던 대표적인 선수들의 유니폼이 함께 걸려있다. ‘최상의 컨트롤’이라는 프레데터의 콘셉트답게 정확한 볼 컨트롤과 패스가 필수인 미드필더들에게 사랑받았다.

시대별로 전시되어 있는 프레데터 축구화와 선수 유니폼은 한 장면 한 장면 영광의 순간을 떠오르게 했다. ‘프레데터 프리시즌’을 신고 엄청난 프리킥골을 성공시켰던 데이비드 베컴, 이스탄불의 기적을 만들어낸 제라드의 ‘프레데터 펄스’ 등. 축구화와 함께 그 시절 그 순간의 전율을 느끼기에 충분한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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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커룸. 역대 프레데터 시리즈와 이를 착용한 레전드 선수들의 유니폼이 전시되어 있다.


#2 CONCEPT ZONE - 다시 돌아온 프레데터

프레데터는 2014년 단종되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출시된 축구화 ‘에이스(Ace)’의 인기가 시원치 않자, 아디다스는 2017년 프레데터를 다시 출시했다. 돌기는 없어졌지만 니트 위에 얇은 필름을 올려 프레데터의 콘셉트를 되살렸다. ‘콘셉트 존’에서는 지금까지 출시된 ‘프레데터 18+’의 모든 컬러를 볼 수 있다.

#3 FOOTBALL PITCH - 축구화의 변신

세 번째 방에 들어서면 ‘프레데터 18’의 모든 라인업을 볼 수 있다. 천연잔디에서 착용하는 ‘프레데터 18+’뿐 아니라 인조잔디에서 착용가능한 ‘프레데터 탱고 18+’, 트레이닝 시 착용하는 ‘프레데터 탱고 18+ TR’ 등. 최근 트렌드는 이렇게 한 축구화 라인에 풋살화, 스트리트화등 다양한 제품을 동시에 선보인다는 점이다. 그동안 국내에는 한정된 제품들만 출시돼 축구화 이외의 제품들을 찾기는 힘들었다. 아디다스는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풋살화, 트레이닝화등 모든 라인업을 국내에도 들여와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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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드존. 현재 아디다스 축구화 4가지 시리즈를 볼 수 있다.


#4 MIXED ZONE - 다양한 라인업

‘믹스드 존’에서는 현재 아디다스 축구화의 4가지 라인업을 볼 수 있다. 포그바를 내세운 프레데터를 비롯해, 손흥민의 엑스, 메시의 네메시스 메시, 그리고 코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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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존. 1대1 풋살 매치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5 EXPERIENCE ZONE - 축구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1:1 풋살 매치를 진행하고,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축구게임을 할 수도 있다. 또한 풋볼 갤러리를 전시하는 등 축구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이 제시돼 있다.

영국 ‘프로다이렉트사커’ 매장을 방문하면서 느낀 점은 분명 축구화로도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통해 소비자의 구매욕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최대한 많은 축구화를 전시해 판매하는 방식이 최선으로 여겨진다. 축구용품 매장에서 축구란 그 이상도 그 이하의 의미도 아닌 단지 매출을 올리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이런 면에서 이번 프레데터 전시회는 분명히 색달랐고 축구라는 스포츠 그 이상을 어필하기에 충분했다.

아디다스는 최근 K리그 팀들에 대한 스폰서십을 종료했다. 나이키, 푸마 등 대형 스포츠 브랜드가 일찌감치 발을 뺀 상황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던 아디다스의 결정은 해당 팀 팬들에게는 분명 큰 ‘아쉬움’이었고, 다른 K리그 팬들에게는 ‘우려’였다.

대신 아디다스는 다른 방식으로 투자하기로 결정한 듯하다. 개인 선수에 대한 후원을 늘리고, 매장에 체험 공간을 늘렸다. 그리고 이번에는 프레데터 전시회를 열고 프랭크 램파드를 국내에 초청했다. 재출시된 프레데터를 알리기 위한 일시적인 마케팅일지, 지속적으로 축구팬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전략일지는 두고 봐야 알 일이다. 분명한 점은 축구팬들은 후자를 원한다는 것이다.

* 글쓴이 이상현은 현재 소리바다의 스니커즈 브랜드 '스테어(STARE)'에서 신발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축구화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개인블로그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디자이너와 축구팬의 관점에서 축구화에 대한 다양한 스토리를 전하고 싶어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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