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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LB] ‘공인구 조작설’ 이번 시즌에도 논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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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의 증가로 인해 메이저리그 공인구가 조작되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MLB]



[해럴드경제 스포츠팀=김철준 기자] 지난 시즌 흥미로운 메이저리그에서는 ‘공인구 조작설’이 큰 이슈였다. 유난히 많은 홈런들이 터지며 경기 중에 사용되는 공인구가 조작되었다는 주장들이 나와 논란을 야기한 것이다. 분석가들은 공인구를 자세히 관찰하며 조작되었다는 것이 확실하다는 분석들을 내놓았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특별한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여전히 조작설을 믿는 팬들은 이런 메이저리그의 태도를 비판하고, 정확한 해명을 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시즌에도 공인구 조작설이 계속 문제가 될까? 새 시즌의 데이터가 주요한 판단기준이 될 것이다. 그 속내를 미리 살펴봤다.

홈런의 급증으로 터진 공인구 조작설

6,105개,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기록한 홈런 개수다. 사상 처음으로 6,000개를 넘었으며, 종전 기록보다 무려 400개가 많았다. ‘홈런의 시대’는 “공을 위로 치기만 하면 홈런이 나온다”는 우스갯소리를 낳기도 했다. 선수들에게 플라이 볼을 치도록 유도하는 추세, 신체적으로 발달한 선수들, 적발되지 않는 스테로이드, 기후변화 등등 전문가들은 홈런 급증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많은 가설들을 세우며 연구를 진행했다.

그러던 중에 2017년 미국의 뉴스사이트 <더 링거>의 벤 린드버그가 공인구 조작설에 대한 글을 발표하면서 여론이 집중됐다. 린드버그와 그와 함께 연구를 한 미첼 라이트먼은 공인구에 대한 여러 가지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그들은 2015년 올스타 브레이크 기준으로 그 전에 사용된 17개와 올스타 이후 사용된 19개 총 36개의 공을 구매해 실험했다. 워싱턴주립대의 스포츠과학연구소로 공을 보내 테스트 해본 결과 최근의 공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예전 공에 비해 더 높은 반발계수가 나왔고, 둘레와 실밥 높이가 적었다. 이 요소들은 타구의 비거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홈런 증가를 설명하는 데 사용될 수 있었다. 실험결과를 접한 팬들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에게 진실규명을 요청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측은 공인구에 어떠한 조작도 가하지 않았다며 공인구 조작설을 부인했다. 팬들은 어쩔 수 없이 또 다른 증거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2018년 3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새로운 실험결과가 롭 아서와 팀 딕스에 의해 발표됐다. 그들은 외형이나 무게에만 집중했던 기존의 실험들과는 다르게 공의 내면에 있는 코어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최근에 사용된 공인구의 코어 밀도가 2015년 올스타전 이전에 사용된 것보다 적다는 것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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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 스캔 결과 두 공의 코어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fivethirtyeight 캡쳐]


아서와 딕스는 구식 공인구 4개와 신식 공인구 4개를 나누어 내부 구성을 파악하였다. 먼저 공을 CT 스캔으로 분석했다. 스캔 결과 차이점이 발견됐다. 공인구의 코어를 둘러싸고 있는 분홍색 고무층의 밀도 분석 결과 신식 공인구 쪽이 40%나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밀도뿐 아니라 코어의 화학성분 역시 달랐다. 신식 공인구 코어 분홍색 고무층에 고분자 성분이 구식보다 7%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무층의 밀도를 더 적게 한다는 뜻이다. 화학성분 실험은 앞서 CT로 스캔한 결과 밀도가 더 낮다는 연구 결과를 증명해준다. 코어의 밀도가 낮기 때문에 신식 공인구는 구식보다 0.5그램 가볍다고 한다. 0.5그램이 많은 양은 아니지만 코어의 밀도와 중량에 변화가 생긴다면 반발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즉, 이것으로 인해 타구의 비거리가 늘어나는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실밥이 낮아지면서 공인구가 더 작고 매끄러워져 공기 항력이 감소했다고 밝혀냈다. 공기저항의 감소는 플라이볼 비거리에 5피트를 더할 수 있다고 한다.

모든 연구 결과를 종합 해보면 실밥이 낮아지고 코어 밀도의 변화로 반발력이 늘어났다. 여기에 가볍고 매끄러워진 공인구의 비거리는 최대 8.6피트 가량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이런 점으로 인해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공인구가 조작되었다고 주장하였고, 팬들의 의심은 점점 더 커져갔다.

이번 시즌에도 논란이 계속될까

MLB 팬들은 개막을 앞두고 여전히 공인구 조작설에 대해 많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논쟁을 하고 있다. 직접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몇몇 투수들은 언론과 인터뷰 중 공인구가 조작 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보스턴의 투수 데이빗 프라이스는 “조작되었다고 100% 확신한다, 다들 이 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마이애미 말린스의 투수 브레드 지글러 또한 “공을 던질 때 이전과 다른 느낌을 받는다. 더 딱딱하고 타이트한 느낌이 든다” 라며 조작설에 힘을 실어준다.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계속 되는 논란에 공을 조작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리고 현재 사용되는 공을 분석해 본 결과 사무국이 설정한 공인구 기준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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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신인 최다홈런 기록을 경신한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가 이번 시즌에는 몇 개의 홈런을 기록할까? [사진=MLB]


이번 시즌에도 많은 타자들이 공을 담장으로 넘기기 위해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 시즌과 비슷한, 혹은 그 이상의 홈런 개수가 기록된다면, 공인구 조작설은 더 논란이 커질 것이다. 의심이 커진다면 선수들이 노력한 훈련 때문이 아니라 공의 문제 때문에 홈런이 자주 나온다고 팬들은 생각할 수 있다. 당연히 이번 시즌에도 공인구 조작설이 뜨거운 화제가 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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