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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구] 기록으로 확인되는 ‘달라진 원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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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운드를 따내고 있는 DB의 김태홍. [사진=한국농구연맹]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김권호 기자] 시즌 시작 전, 최약체로 꼽힌 팀은 원주 DB였다. 입대한 허웅을 대체할 자원은 보이지 않았고, 김주성-윤호영의 노쇠화로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마지막 6라운드가 시작되고 6강의 윤곽이 잡힌 현재 정규시즌 우승에 가장 근접한 팀은 바로 DB이다. DB의 돌풍은 올 시즌 최대 이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록으로 본 DB 돌풍은 어떨까?.

DB의 가장 큰 변화는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변화된 플레이스타일은 먼저 득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경기당 평균 득점이 16-17시즌에는 77.6점 (전체 7위)에 그쳤지만, 올 시즌은 85.7점(전체 3위)으로 크게 증가했다. 동시에 평균 실점은 16-17시즌 77.5점(전체 3위)에서 17-18시즌 83.1점(전체 6위)로 역시 수치가 올랐다. DB는 기존의 수비 농구에서 벗어나 많이 내줘도, 더 많이 넣어서 만회하는 공격 농구에 성공한 것이다.

리바운드에서도 이러한 점이 드러난다. 전 시즌 DB의 경기당 평균 리바운드는 40.3개로 리그 1위였다. 구체적으로 공격 리바운드와 수비 리바운드는 각각 661개와 1,328개로 나란히 2위를 기록하며 공수에서 높이가 빼어났다. 올 시즌 DB는 경기당 리바운드 42.1개, 공격 리바운드와 수비리바운드는 각각 596개와 1217개로 모두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골밑이 더 강해진 것이다.

리바운드는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업그레이드가 여실히 드러난다. 16-17시즌 DB가 경기당 상대팀에게 내준 리바운드 개수는 34.3개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 올시즌은 39.6개로 수치는 올라갔지만 순위는 그대로였다. 즉, DB는 리바운드를 많이 내줬지만, 동시에 더 많은 리바운드를 따낸 것이다. 이는 DB가 빠른 공수전환을 펼쳤다는 것을 입증한다.

공격횟수가 많았으니 당연히 슛 시도 증가했다. DB의 올해 3점 슛 시도는 크게 늘었다. 16-17시즌 1,104개에 불과했던 3점 슛 시도가 이번 시즌에 벌써 1,264개를 돌파했다. 또 경기당 7개였던 3점 슛 성공은 9.3개로 증가했다. 이는 DB의 공격패턴 변화 중 가장 중요한 요소다. 2점슛과 자유투는 전 시즌과 비교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록 3점슛 성공률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슛 시도를 늘려 더 많은 득점을 올린 것이다. DB의 공격 농구는 외곽슛에 강점을 뒀다고 할 수 있다.

쿼터별 득점 패턴 역시 달라졌다. 지난 시즌 DB의 쿼터별 평균득점은 1쿼터 19.4점, 2쿼터 19.5점, 3쿼터 20.8점, 4쿼터 17.5점 순이었다. 4쿼터 때 평균득점이 크게 떨어졌다. 이에 비해 올 시즌은 1쿼터 19.7점, 2쿼터 20.3점, 3쿼터 22.2점, 4쿼터 22.6점으로 경기가 진행될수록 득점력이 상승했다. DB가 16-17시즌 고정적인 라인업으로 체력저하를 겪었던 것을 생각하면, 당시 4쿼터 빈공은 어쩔 수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 시즌 DB의 ‘에너자이저 득점력’은 두터운 선수층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체력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실제로 DB는 시즌 초반, 김주성과 윤호영의 공백이 벤치멤버들에게 길을 터주었고, 이를 통해 성장한 선수들이 득점력이 좋은 에이스 디온테 버튼과 시너지를 내어 팀의 전체적인 생산성을 높였다. 다른 선수들이 성장하였기 때문에 DB는 복귀한 김주성과 윤호영을 조커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DB의 위력은 두터운 선수층을 만들어낸 선수기용에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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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슛 증가는 DB 공격농구의 핵심 중 하나다. 3점 슛을 시도하는 박지훈. [사진=한국농구연맹]


두터워진 선수층은 수비기록에도 변화를 주었다. 지난 시즌 2.3개에 그쳤던 블록 개수가 이번시즌은 3.7개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수비적인 변화보다는 팀에 블록능력이 좋은 선수의 수가 증가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16-17시즌 두 자릿수 블록을 성공한 선수는 로드 벤슨, 웬델 멕키네스, 윤호영, 김주성으로 4명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지금까지 두 자릿수 블록을 성공한 선수는 디온테 버튼, 로드 벤슨, 윤호영, 서민수, 김주성, 김태홍으로 총 6명이다. 더 많은 선수가 경기에 출전할 수 있게 되면서 성공한 블록의 수가 증가했다.

굿 디펜스의 숫자 역시 늘어났다. 굿 디펜스는 공격팀의 바이얼레이션이나 트래블링을 유도하는 등 상대로부터 공격권을 빼앗아 오는 것인데, 팀의 수비 집중력을 알 수 있는 척도다. 이런 굿 디펜스가 올해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37개에 달한다. 지난 시즌 29개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발전이다. 모두 체력적인 수비부담을 줄였기에 이뤄낸 성과이다.

DB가 선수들의 체력안배에 성공한 것은 출전선수의 수와 플레이 타임에서도 드러난다. DB에서 올해 경기에 출전한 선수의 수는 총 18명이며 1시간 미만의 플레이 타임을 기록한 선수는 1명뿐이다. 이에 비해 작년은 각각 15명에 4명이었다. 4명 중 2명은 고작 5분 미만의 출전 시간이었다. 이는 올해 DB가 다양한 선수를 코트에 내보냈고, 선수들의 출전시간을 분산시켰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 시즌 DB가 성적과 리빌딩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평가받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보다 공격적인 농구를 선보이고, 가능한 많은 선수를 기용하여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한 DB는 6라운드가 시작된 현재 34승 13패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김주성의 은퇴시즌에 DB가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할 수 있을까? 그 실현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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