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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승의 골프 타임리프] 타이거는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

  • 기사입력 2018-01-0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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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축하연에서 연설하고 있는 타이거 우즈.

2017년 12월 타이거 우즈가 히로 월드 챌린지 대회에서 컴백했다. 그의 플레이를 지켜본 미디어와 팬들은 만족해 했다. 공동 9위로 끝났지만 전성기에 가까운, 부드럽고 파워있는 스윙을 보여주었고, 젊은 선수들과 거리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았다. 340야드의 파4 홀에서 원 온에 성공하여 이글을 잡아냈고, 277야드의 그린 공략을 2번 아이언으로 완벽하게 쳤으며, 온 그린 된 볼의 퍼팅이 어려워서 칩샷을 해야 하는 순간에도 신기와 같은 쇼트게임 능력을 보여 주었다.

골프 팬들은 2018년 43세 타이거 우즈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다.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역사적인 통계를 바탕으로 타이거가 어떤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예상해봤다.

메이저 우승

잭 니클로스의 메이저 18승 기록을 추격하고 있는 타이거의 메이저 우승행진은 10년 전인 2008년 US 오픈의 14승에서 멈췄다. 역대 모든 메이저 대회 우승자의 평균 나이가 32세인데, 타이거의 마지막 우승도 32세에 끝난 것이 신기하다. 22세에 첫 메이저 우승을 한 후 10년의 전성기를 누렸는데 이제 메이저 우승은 끝난 것인가? 아마도 끝났을 것이다. 아놀드 파머 34세, 톰 왓슨 33세, 세베 발레스테로스가 31세에 마지막 메이저 우승을 달성했다. 조니 밀러, 프레드 커플스, 커티스 스트레인지 등 많은 유명선수들의 메이저 우승도 35세 이전에 끝이 났다.

같은 선수의 메이저 대회 우승 간격이 가장 길었던 것은 11년으로 세 번 있었다. 줄리어스 보러스와 헤일 어윈이 11년의 차이를 두고 US 오픈에서 우승했고, 벤 크렌쇼는 마스터스에서 11년 만에 다시 우승하는 역사를 남겼다. 2018년에 타이거가 메이저에 우승한다면 10년 만의 우승이므로 아직 역사적인 가능성은 남아있는 셈이다.

타이거의 현재 나이인 43세 이후에 메이저 우승을 했던 경우는 22회 있었다. 잭 니클라우스는 46세에 마스터스에서 우승했고, 메이저 최고령 우승 기록은 줄이어스 보러스가 PGA챔피언십에서 기록한 48세이다. 나이로 보면 타이거의 메이저 우승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2000년 이후에 40세 이상의 우승이 네 번밖에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우승 확률은 점점 낮아진다. 타이거의 몸이 수술을 9번이나 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우승 가능성은 또 떨어진다.

그러나 타이거에게 불가능하다고 말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어쩌면 타이거에게 한 번쯤의 메이저 우승이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그 통계적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희박하지만 말이다.

만일 타이거가 메이저 우승 횟수를 늘린다면 그 무대는 ‘올드맨의 게임’으로 불리는 디 오픈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2000년 이후 40세 이상 우승자 4명 중 세 명이 디 오픈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다음은 러프가 없는 마스터스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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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PGA 대회에 참가했을 당시의 우즈 얼굴.


PGA 투어 최다승

PGA 투어의 최다승 기록은 샘 스니드의 82승인데 타이거는 2013년에 79승을 달성한 후 더 이상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기록인 83승에 4승을 남긴 타이거는 새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

아마도 쉽지 않을 것이다. 40세 이상 선수의 PGA 투어 우승확률을 보면 2003~2005년 1.8%, 2009~2011년 1.2%, 2014~2016년에는 0.6%까지 하락하고 있다. 더구나 타이거의 PGA대회 참가 횟수는 아주 제한되어 있다. 그래서 단 1승도 추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현실적이다.

타이거의 볼 스트라이킹 능력이 전성기 때와 비슷하게 회복되었다고 해도, 가끔 어처구니 없는 실수가 나온다. 우승을 하기 위한 정신력이 살아있을지도 알 수 없다. 타이거는 이미 정신적으로 큰 상처를 입었고 정신력을 회복하는 것은 육체적인 회복보다 더 어렵다. 스포츠 선수의 전성기가 끝나는 것은 체력적인 이유보다 정신적으로 너무 지쳐서 회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승을 못했도 OK!

타이거를 기다리는 골프팬들에게 우승을 하느냐 못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타이거가 대회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시청률이 최고로 오르고, 많은 갤러리가 모일 것이다.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 타이거를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안 남았고 타이거가 우승을 못하더라도 때때로 상상할 수 없는 멋진 샷을 보여주는 능력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젊은 동료선수들의 도움도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들은 타이거와 함께 가야 상금도 커지고 골프의 인기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관중이 환호할 때 함께 환호하며 타이거를 응원할 것이다.

현실적인 우승 가능성 전망은 비관적이지만, 타이거를 응원하는 필자의 마음은 다른 골프 팬들과 같다. 타이거가 하루 빨리 우승해 필자의 예측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했으면 한다. 또 타이거의 영향력이 우리나라에까지 미쳐서 한국골프가 더 활성화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 박노승 씨는 골프대디였고 미국 PGA 클래스A의 어프렌티스 과정을 거쳤다. 2015년 R&A가 주관한 룰 테스트 레벨 3에 합격한 국제 심판으로서 현재 대한골프협회(KGA)의 경기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건국대 대학원의 골프산업학과에서 골프역사와 룰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위대한 골퍼들의 스토리를 정리한 저서 “더멀리 더 가까이” (2013), “더 골퍼” (2016)를 발간한 골프역사가이기도 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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