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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구이슈] ‘믿음 준’ 유재학 감독, ‘응답하는’ 이종현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배성문 기자] 남자 프로농구(KBL) 정규리그가 총 6라운드 일정 중 절반인 3라운드를 마치고, 지난 27일부터 4라운드에 돌입했다. 1~2라운드는 기대에 못 미쳤지만, 3라운드 가장 뜨거웠던 팀이 있다. 바로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다. 2라운드까지 9승 9패로 5할 승률에 턱걸이를 하는 수준에 불과했던 현대모비스는 3라운드 2연패 뒤 파죽의 7연승으로 3라운드를 마치며 안양 KGC와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공동 2위 그룹과의 경기 차도 2경기 밖에 나지 않아 상위권 팀들과의 승부에 따라 언제든 상위권 도약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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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로드를 앞에 두고 덩크슛을 시도하고 있는 이종현. [사진=KBL]


현대모비스의 이러한 상승세의 중심에는 이종현(23 203cm)의 눈부신 성장이 있다. 시즌 초반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하며 ‘정체됐다’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의 모습은 확실히 다르다. 먼저 시즌 초반에는 자주 보이던 기복도 줄었다. 외국선수에게도 크게 쫄지(?) 않는다. 짧았던 슬럼프를 극복한 뒤부터 자신감이 가득 차 있다. 최근 7연승 기간 동안 이종현은 평균 14득점 8리바운드 2.1어시스트 2.1스틸 1.8블록슛으로 활약 중이다. 시즌 평균인 10득점 6.8리바운드 2.1어시스트 1.5스틸 2블록슛에서 블록슛을 제외한 모든 수치가 향상됐다.

스틸 능력이 향상된 점이 놀랍다. 지난 시즌 데이비드 사이먼(안양 KGC)과 블록슛왕을 경쟁했을 정도로 이종현의 블록슛 능력은 정평이 나 있다. 올시즌 역시 블록슛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어 세로수비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평균 2개가 넘는 스틸을 할 정도로 가로수비와 패스 길목을 읽어내는 능력이 향상된 것이다.

시즌 초반 레이션 테리의 골밑 수비능력이 부족한 탓에 외국선수와 주로 매치업이 되며 외국선수 수비에 애를 먹으며 파울관리에도 어려움을 느꼈던 이종현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파울관리 능력까지 좋아졌다.

여기에 적극적인 공격으로 공격력까지 좋아져 팀에 보탬이 된다. ‘받아 먹는’ 쉬운 득점 위주의 공격이 주를 이뤘던 전과 달리 적극적인 포스트업에 이은 훅슛 등을 연마하며 개인기로도 많은 득점을 올린다. 다만 부정확한 미들슛과 점프슛 등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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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지시 중인 '만수' 유재학 감독. [사진=KBL]


이종현의 이런 성장세에는 그의 스승인 유재학 감독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시즌 초반 리그와 국가대표 경기에서의 부진을 보며 “올시즌부터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머리는 좋으나 열정이 부족하다. 리바운드를 할 때도 공간싸움이나 박스아웃에 대한 개념이 없다. 프로에서는 블록슛 타이밍도 더 빨라야 한다”며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또, 현대모비스 팬들 사이에서 ‘이종현으로 외국선수 수비는 아직 무리다’, ‘테리를 정통 빅맨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식의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논란 속에서도 이종현의 성장을 위해 유 감독은 이종현을 믿고 계속해서 그에게 골밑을 맡겼다. 유 감독의 이런 믿음에 이종현은 응답 했다. 팀의 중심이 돼서 7연승으로 보답한 것. 유 감독은 자칫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었던 이종현에게 “본인이 극복하고 이겨내 대견하고 기특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 감독은 이종현의 기량이 점차 물이 오르자 외국선수를 2명 기용할 수 있는 2, 3쿼터에도 과감히 외국선수를 한 명만 기용하기도 한다. 이종현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게으른 천재’로 평가 받던 이종현은 잠재력이 폭발하며 다소 실망했을 팬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줬다. 유 감독은 시즌 초반 팬들의 비판에서 벗어나 ‘역시 만수’라는 찬사를 다시금 듣고 있다. 최고의 재능과 최고의 명장이 만들어낸 시너지 효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를 모은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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