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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골퍼, 아시안투어를 지렛대 삼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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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출신으로는 처음 아시안투어 상금왕에 오른 가빈 그린. [사진=아시안투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14년을 지난 아시안투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회수가 많아지고 상금액도 늘고 있다. 아시아에만 머물지 않고 유러피언투어와 한국, 일본 투어와의 공동 개최 대회가 늘면서 더 큰 투어로 올라가기 위한 지렛대 역할을 충분히 한다.

올 시즌을 보면 지난주에 마친 최종전 인도네시아마스터스까지 총 27개 대회가 3354만 달러(365억원) 규모로 열렸다. 이중에 다른 투어와 공동 주관하는 코생션(Co-Sanction) 대회 12개의 1924만 달러(209억원)를 뺀 아시안투어 풀 필드 대회 만도 14개에 상금은 730만 달러(80억원) 규모였다. 결코 적은 숫자와 상금액이 아니다.

십수 개국에서 돌아가면서 열기 때문에 아직 몇몇 대회는 상금이 30만 달러(3억2천만원)에 그치기도 한다. 하지만 한 해에 개최되는 대회수를 보면 28개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보다 10개 정도 많다. 12월부터 1월까지 A, B섹션으로 나뉘어 퀄리파잉스쿨을 가진 뒤에 1월말부터 시즌이 시작되어 12월까지 끊임없이 대회가 열리는 건 경기 감각을 유지해야 하는 선수에게는 큰 장점이다.

내년 아시안투어는 GS칼텍스매경오픈을 시작으로 코오롱한국오픈, 신한동해오픈까지 3개 대회를 공동 주관한다. KPGA 뿐만 아니라 올해까지 원아시아투어 소속이던 대한골프협회(KGA)와 공조 체계를 갖췄다. 이에 따라 내년에 한국 선수들이 아시안투어에서 포인트를 쌓으면 쌓을수록 큰 대회의 출전 가능성이 넓어진다. 게다가 세계월드랭킹 포인트도 14점으로 KPGA(한국프로골프)투어의 9점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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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투어 선수 자격으로 출전해 올해 신한동해오픈에서 생애 첫승을 거둔 재미교포 리차드 리.


국내 투어를 뛰는 선수들은 이미 KPGA대회에만 목매지 않는다. 일본프로골프(JGTO) 조건부 시드를 가졌거나 아시안투어를 함께 소화하는 선수들이 많아지고 있다. 아시안투어에 따르면 올해 무려 17명의 한국 선수가 시드를 가지고 대회에 출전했다.

투어의 운영도 전문가들이 진두지휘한다. 조시 버락 커미셔너는 일본 광고회사 덴츠에서 부사장을 지냈다. 또한 IMG, 월드스포츠그룹(WSG) 등 아시아에서만 20년을 활동하며 TV프로듀서, 미디어 중계권 세일즈, 스폰서십 에이전트 등 스포츠 마케팅에 종사했다. 대회 상금이 높아지거나 흥행이 되는 다양한 의견에 열려 있다.

올해는 일본 기업 파나소닉을 스폰서로 끌어들여 아시안투어에 태국오픈, 파나소닉오픈인도에 이어 시즌 최종전인 인도네시아마스터스까지 3개의 대회를 파나소닉스윙 이벤트로 묶어 진행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플레이오프 페덱스컵, 유러피언투어의 롤렉스 시리즈처럼 일본 기업을 스폰서로 끌어들여 선수에게 보너스를 안기는 방식도 추구했다.

2010년부터는 2부 투어격으로 아시안디벨로프먼트투어(ADT)를 창설해서 아시아의 신인 엘리트 골퍼들을 발굴, 육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6년이 지난 2015년에는 한 해 총상금 220만달러의 규모로 28개의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여기서 재미교포 마카 로렌 신 등의 스타가 발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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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아시안투어.


2004년 선수들이 중심이 된 투어로 재탄생한 아시안투어는 특정 국가나 단체에 의해 좌우되지 않고 선수의 권익을 최우선에 놓는다. 아시아 전역을 돌아가며 대회를 열기 때문에 골프가 활발하지 않은 나라에서는 상금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덕에 오늘날 다양한 나라에서 골프 대회를 연다. 2009년부터 한국, 중국, 호주 3국의 골프협회가 중심이 된 원아시아투어와 경쟁 구도를 이뤘으나 9년여 만에 원아시아투어는 자연 분해되듯 올해 완전히 존재감을 잃었다. 아시안투어로서는 반사 이익을 더 기대할 만하다.

올해 아시안투어 상금왕은 17개 대회에 출전해 58만5813달러(6억3765만원)를 벌어들인 말레이시아의 22세 젊은 장타자 가빈 그린이다. 지난 9월 신한동해오픈에서 출전해서 330야드를 예사롭게 넘기던 괴물같은 선수다. 그린의 상금액은 액면가로만 따지면 KPGA 상금왕 김승혁이 벌어들인 상금 6억3178만원보다 약간 더 많다.

그린의 상금은 예년에 비해 많이 적어진 것이다. 2008년 지브 밀카 싱(인도)은 한 시즌 145만 달러(15억7833만원)의 상금을 획득했고 이후 2013, 2015, 2016년을 거쳐 키라덱 아피반랏(태국), 아니르반 라히리(인도), 스콧 헨드(호주)의 최근 상금왕들은 대체로 100만 달러를 넘겼다.

더 큰 무대로의 진출을 꿈꾸는 한국 남자 선수들이 KPGA와 함께 도전하기 좋은 무대다. 노승열(26), 장이근(24)이 아시안투어로 프로 데뷔했고 왕정훈(22)은 차이나투어-아시안투어를 거쳐 유러피언투어로 나아갔다.

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에의 꿈을 키우는 선수들이라면 내년 1월3일부터 태국 다섯 군데에서 열리는 아시안투어 퀄리파잉 스쿨 역시 고려할 만한 선택지다. KPGA시드전은 3월로 미뤄졌으니 출전권이 급한 선수들이 투어 활동의 지렛대로 삼기에 적당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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