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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이슈] 사령탑 절반 이상 교체한 K리그 챌린지, 따뜻한 봄바람 불어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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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의, 고정운, 고종수, 남기일, 최윤겸, 박동혁(위에서부터 시계방향) 감독이 각 구단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사진=수원FC, FC안양, 대전시티즌, 성남FC, 부산아이파크, 아산무궁화]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종훈 기자] 겨울바람이 차다. 차디찬 바람만큼이나 K리그 챌린지 분위기도 냉랭하다. 지난해 K리그 챌린지를 이끌었던 10명의 감독 중 7명이 바뀌었다. 여기에 클래식에서 챌린지로 강등당한 광주까지 포함하면 총 8개 구단의 사령탑이 교체됐다(광주는 아직 미선임).

광주를 제외하고 나머지 7개 구단은 감독 인선을 완료했다. 시즌 중반 조덕제 감독이 물러난 수원FC가 김대의(43) 감독을 선임한 것에 이어 FC안양 고정운(51), 대전시티즌 고종수(39), 아산무궁화 박동혁(38), 서울이랜드 인창수(45), 성남FC 남기일(43), 부산아이파크 최윤겸(55) 감독이 차례로 새 사령탑 자리에 앉았다.

젊은 피들이 눈에 띈다. 안양 고정운 감독과 부산 최윤겸 감독을 제외하면 비교적 젊은 나이의 감독들이 자리를 잡았다. 특히 김대의, 고종수, 박동혁 감독은 커리어 사상 첫 프로 감독직을 수행하게 됐다. 과거 스타플레이어로 이름을 날렸던 선수들이 감독으로 새롭게 얼굴을 비추자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K리그 클래식에서 울산현대 김도훈 감독을 비롯해 서정원, 남기일, 노상래, 조성환 감독 등이 새 바람을 불러온 바 있기에 이번 젊은 사령탑들에 대한 기대 역시 크다.

각 젊은 감독들은 포부를 품고 있다. 수원FC 김대의 감독은 스피드를, 아산 박동혁 감독은 공격 축구로 키워드를 내세웠고, 대전 고종수 감독은 소통으로 선수단을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긍정적인 시선만 있는 것은 아니다. 프로 감독직을 수행하기엔 미숙하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이런 평가가 따를만한 것이 감독으로서 보여준 것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코치나 스카우트로 프로 무대에 발을 담그긴 했으나 실질적으로 앞장서서 코칭 능력을 증명했다고 하기엔 부족하다. 시즌이 개막하기 전까지는 능력에 대한 물음표를 해소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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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운 감독이 FC안양의 지휘봉을 잡으며 현장에 복귀했다. [사진=FC안양]


안양 고정운 감독은 오랜만에 현장으로 복귀했다.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었다. 해설위원으로 잠시 외도(?)하기도 했다. 안양은 지난 2013년에 K리그 챌린지에 이름을 올린 뒤 단 한 번도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과 연을 닿지 못했다. 안양의 이미지가 다소 희미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그는 현역 시절 별명인 ‘적토마’처럼 빠르고 투쟁심 있는 축구를 예고했다.

가능성은 보여줬다. 지난 12월 초 부임 후 첫 경기인 2017 경기컵 축구대회에서 부천FC를 2-0으로 누르고 첫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시즌 동안 많이 뛰지 못한 선수들과 테스트 선수로 구성된 불안정한 스쿼드였지만, 부천을 상대로 90분 내내 주도했다. 의미가 희미한 대회인 것은 분명하나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남기일 감독은 약 4개월 만에 성남의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그는 지난 8월 광주에서 성적 부진의 책임으로 물러난 바 있다. 남 감독은 특유의 강한 압박 축구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광주를 K리그 클래식에 잔류시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올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무릎을 꿇은 만큼 내년 시즌 승격에 대한 목마름이 크다.

서울이랜드는 시즌이 끝난 뒤 유독 잡음이 많았다. 김병수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니 사실상 경질이었기 때문이다. 김병수 감독을 믿고 기다려준다는 약속은 1년이 채 되지 않아 깨졌다. 서울이랜드는 지난 세 시즌 동안 마틴 레니 초대 감독을 포함해 박건하, 김병수 전 감독에 이르기까지 계약 기간을 존중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서울이랜드를 향한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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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랜드가 4대 감독으로 인창수 감독을 선임했다. [사진=서울이랜드FC]


서울이랜드의 새 사령탑은 인창수 감독이다. 이 과정에서도 논란은 계속 됐다. 2016 시즌부터 서울이랜드에서 코치로 활약했던 그는 지난 9월 초 이민을 이유로 시즌 중 돌연 미국으로 떠난 바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구단에 대한 신뢰는 더욱 깎였다. 인창수 감독의 자질 논란 역시 존재한다. 포천시민축구단에서 K3리그 2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경력은 있지만, 팬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타 구단과 비교했을 때 가장 어두운 전망이 예상된다.

부산에게 올 시즌은 아쉬움이 크게 남는 한해였다. 지난 10월 급성 심장마비로 조진호 감독이 고인이 됐다. 바통을 넘겨받은 이승엽 감독 대행이 고군분투하며 부산을 승강 플레이오프 최종전과 FA컵 결승에 올려놨지만,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부산은 내년 시즌을 이끌 새 사령탑으로 최윤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최윤겸 감독은 이미 강원FC를 클래식으로 승격시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최 감독은 2001년 부천SK를 시작으로 대전, 강원에서 몸을 담으며 관록과 경험을 갖췄기 때문에 구단이 그에게 거는 기대감은 크다.

젊은 감독이 챌린지에 대거 유입된 만큼 팬들은 신선한 축구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성적’이라는 잣대를 엄격히 들이대는 순간 1년 후의 일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K리그 챌린지 감독 회전율은 날이 갈수록 매년 빠르게 회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섞인 내년 시즌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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