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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 골프 열풍 ‘남자투어 VPGA’ 창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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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베트남 마스터스 우승자 앤디 추민득(가운데), 짠쾅후이 FLC 부실장(왼쪽), 짠둑판 베트남스포츠국 부실장. [사진=VPGA 제공]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베트남에 골프 열풍이 불었다. 지난 8월 베트남프로골프협회(VPGA: Vietnam Professional Golf Association)가 창설된 뒤에 프로 골프 대회까지 열렸다. 200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리조트 건설이 해외 자본 유치를 통한 외재적인 골프붐이었다면 협회 창설과 대회 개최는 오늘날 베트남의 내재적인 골프 인구와 시장 확대를 배경에 둔다.

지난 9월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FLC삼손골프링크스(파72)에서 80명이 출전한 제 1회 프로골프대회 FLC베트남마스터스(총상금 12억동: 한화 5748만원)가 열렸다. 앤디 추민둑이 3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로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2억3백만동(972만원)이었다. 23세의 베트남 젊은이는 유창한 영어로 첫 번째 대회 우승 소감을 말했다.

2위는 2오버파 290타를 친 팜민둑, 3위는 4오버파 292타의 응우엔 후쿠엣이었다. 그들은 베트남 프로 골퍼 1세대다. 이 대회는 2라운드를 마친 뒤에 19오버파 39위까지 컷오프를 했다. 예선 통과자 중에 아마추어 3명을 제외한 36명의 베트남 프로들이 상금을 받았다.

베트남 투어가 열릴 수 있었던 건 지난 8월3일 하노이의 소피텔레전드하노이호텔에서 VPGA가 창설된 데 기인한다. 이날 응우엔 타이중(Nguyen Thai Duong) VPGA 실장, 짠둑판(Tran Duc Phan) 베트남스포츠국 부실장, 짠쾅후이 FLC 부실장, 팜안투안 베트남 골프매거진 에디터 등 베트남 골프 관계자 및 체육계 인사가 모여 협회 창설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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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PGA를 이끄는 응우엔 타이쭝 실장. [사진=VPGA]


내년 7월까지 예정된 VPGA 첫 시즌의 4개 대회 상금액은 평균 11억동(5만달러)이다. 매 대회마다 60명의 베트남 프로골퍼가 출전한다. 그밖에 20명은 한 라운드의 퀄리파잉을 거친 지역 출전자이며, 20명의 베트남 아마추어 골퍼, 20명은 조직위가 추천하는 선수로 출전 인원을 채울 계획이다. 두 번째 대회는 12월 중에 개최되며, 3회는 내년 3월에 아시안투어와 공동 주관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마지막 대회는 6월로 추진하고 있다.

VPGA를 이끄는 응우엔 타이쫑 실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4개 대회를 이상없이 여는 게 목표”라면서 “다른 스포츠처럼 VPGA투어가 골프팬을 늘리고 산업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아시안투어에서 선수로도 활동한 응우엔 실장은 “첫해에는 60명의 프로로 출발하지만 내년까지 80명으로 늘리고 5년 안으로 200명까지 배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는 남자 프로만 있고 상금 규모도 적지만 내년에는 여성 골퍼를 위한 섹션을 구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윈터투어를 개최한 바 있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는 오는 8일부터는 트윈도브스베트남에서 KLPGA효성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을 개최한다.

이전까지 해외 관광객 유치를 외화 획득과 외국인 투자에만 관심을 보이던 베트남 정부는 VPGA 창설에 적극 참여하면서 적극적으로 골프 내수 시장을 만드는 쪽으로 정책을 선회했다. 짠둑판 베트남 스포츠국 부실장은 “정부는 골프를 점진적인 발전의 영역으로 여겼지만 최근 급속히 골프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면서 “ VPGA가 베트남 스포츠의 형태를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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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베트남 트윈도브스에서 KLPGA 정규 투어가 개최된다.


이미 베트남은 세계 골프장 건설의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호치민 남쪽 호트램에는 중국 본도에도 없는 카지노와 골프리조트가 성업 중이다. 호트램블러프스 골프장은 ‘세계 100대 골프장’에 선정됐고 2015년말에는 아시안투어 호트램오픈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같은 변화는 똑같은 공산당 주도의 사회주의 국가이면서도 골프를 부패 레저로 여기는 중국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VGA에 따르면 베트남의 골프 인구는 지난 5년동안 1만명에서 2만5천~3만명으로 급증했다. 향후 5년간 90개의 골프장이 건설될 예정이다. 베트남의 목표는 한국과 태국처럼 골프강국이 되는 것이다. 한국은 선수들과 골퍼들의 열정이 뛰어나고 태국은 골프장과 리조트가 국가의 중요 관광 산업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3260km에 이르는 베트남의 긴 해안선을 따라 수많은 해외 리조트 브랜드와 코스 설계업체들이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미국, 유럽의 골프 경기는 퇴조하고 있지만 베트남은 세계에서 드물게 골프장 건설이 여전히 붐을 이루고 있다.

베트남의 대표적인 부동산 건설 그룹 루둑쾅(Luu Duc Quang) FLC 비스콤 회장은 “2020년까지 20여개 골프 리조트 건설”을 표방한다. FLC는 최근 서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사업 관련 로드쇼도 개최한 바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 한자리 수에 머물던 골프장 수가 현재 60여개로 급증했다. 2025년에는 200개로 늘어난다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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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골프계의 최고 파워맨으로 꼽힌 루둑쾅 비스콤 회장(왼쪽) 쿠엣 FLC대표.


미국의 골프산업 계간지 <골프Inc>는 최근 ‘세계 골프 파워 피플 30’랭킹을 발표하면서 루둑쾅 회장을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평가했다. 비스콤은 아파트, 쇼핑센터, 리조트를 함께 건설 중인데 그중에 골프리조트 개발에 사업의 주안점이 있다.

하노이의 아파트 개발사에서 출발한 FLC는 쇼핑센터, 공단, 리조트에 이어 지금은 골프장을 주력 사업으로 한다. 해안선을 따라 링크스 스타일로 지은 삼손은 2014년말 개장한 이들의 첫 코스다. 뒤이어 퀴논에 FLC퀴논골프링크스가 2015년 3월 개장했다. 퀴논에 국제공항이 들어서면 내년까지 인구 30만의 도시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뛰어난 관광지인 하롱베이 인근 북쪽 해안을 따라 쾅빈 지구에 10여개 골프장이 들어서고 1천여 채의 빌라와 타운하우스도 추진중이다.

쾅 회장은 하롱베이 등 관광지에 코스를 조성하면 일본, 한국에서 골퍼들이 몰려들 것으로 자신한다. 훌륭한 관광지에 뛰어난 코스라면 당연히 골퍼들이 몰릴 것이란 논리다. 이미 FLC퀴논골프링크스는 지난해 아시안골프어워드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베스트 뉴코스’로 선정됐으며 최근 ‘세계 50대 리조트’에 들기도 했다. 그들은 베트남이 리조트 개발에서 한국, 태국보다 뒤떨어진 만큼 향상될 여지도 많다고 생각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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