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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구이슈] ‘황동일에 이민욱, 김형진까지’ 세터강호 삼성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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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6일 만에 9연승을 기록한 삼성화재 선수들. [사진=한국배구연맹]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장도영 기자] 삼성화재는 시즌 전 FA 시장에서 우리카드의 중심이었던 박상하를 영입하며 보상 선수로 코트의 사령관 유광우를 내줬다. 처음엔 모든 배구 관계자들과 팬들이 가뜩이나 불안정한 팀인데 주전 세터마저 적진으로 보낸 것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세터약체’일 줄 알았던 삼성화재가 오히려 ‘세터강호’가 됐다. 만년 백업이었던 황동일이 스타팅멤버로 투입되고, 그는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남자부 세트 2위(세트당 10.58개, 이하 26일 기준)를 기록하며 완벽한 주전 세터로 등극했다.

황동일이 살아나자 좌우쌍포인 타이스(득점 공동 2위-264점, 공격 성공률 2위-55.09%)와 박철우(공격 성공률 1위:60.23%, 오픈공격 성공률 1위:58.76%)도 강력한 스파이크를 앞세워 각종 공격 부분에서 상위권에 들었다.

황동일은 시즌 초반 2연패를 당했을 때만 해도 ‘몰빵배구 달라진 게 없네?’, ‘역시 토스가 불안하다’, ‘저런 공격 플레이로 계속 가다간 하위권 예약이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1,746일(2013년 1월 1일 현대캐피탈 전을 시작으로 2월 23일 한국전력전까지 11연승 기록) 만에 9연승을 질주한 후로는 악플은 사라지고 응원을 보내는 댓글이 수두룩해졌다. 실력으로 자신의 평판을 완전히 뒤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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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백업에서 주전 세터로 등극한 삼성화재 황동일.[사진=한국배구연맹]


흥미로운은 것은 황동일 외에 백업요원도 탄탄하다는 사실이다. 첫 번째 백업요원인 이민욱은 아직 제대로 폭발하진 않았지만 잠재력이 풍부하다. 신장은 작지만 공격수의 입맛에 맞게 올려주는 토스가 일품이다. 지난달 25일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파이널세트 때 황동일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코트를 떠나자, 교체로 투입돼 안정된 토스로 공격수들을 이끌며 2연패를 끊고 귀중한 첫 승을 팀에게 선물했다. 아직은 원 포인트 서버로 코트장에 나가는 일이 다반사지만, 시즌 끝나기 전까지 황동일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줄 조커로서의 자질은 충분하다.

두 번째는 김형진이다. 황동일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고는 하지만 올해 나이가 31살이다. 운동선수로는 고령자에 속한다. 이를 의식이라도 한 듯 신진식 감독은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홍익대 사령관 시절 자신의 제자였던 김형진을 1라운드로 발탁하며 삼성화재의 미래까지 신경썼다.

김형진은 올해 홍익대의 대학배구리그 예선전 전승(11승무패, 승점 32점)을 이끌고,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일궈낸 주역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세터를 해 토스의 구질은 기본이고, 낮고 빠른 다양한 세트플레이를 구사하는 것이 강점이다. 아직까진 스타팅 세터로서 코트를 밟진 못했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충분히 자신의 스타일대로 팀을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다.

전화위복. 삼성화재는 배구 세터 포지션으로 이 사자성어를 여실히 입증했다. 세터약팀에서 세터강호로 거듭나며 올 시즌 V리그 판도를 바꿨기 때문이다. 당분간 삼성화재의 세터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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