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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현종 “원정경기때 호텔옥상서 독기 품고 홀로 연습”
정규·한국시리즈 최초 통합 MVP
“어렸을때부터 영구결번이 목표”
“아들은 야구 선수 안 했으면…”
“내년에도 KIA 타이거즈 유니폼”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한 양현종(29·KIA 타이거즈·사진)은 “올 시즌 정말 꿈 같은 한 해를 보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현종은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콘티넨털 서울 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MVP 상을 받은 뒤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너무 감사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양현종은 기자단 투표 결과 856점 만점에 총 656점을 얻어 ‘홈런 1위’ 최정(SK 와이번스·294점)을 제치고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다.


앞서 그는 한국시리즈 MVP도 거머쥐었다. 출범 36년째를 맞이한 KBO리그에서 정규리그 MVP와 한국시리즈 MVP를 휩쓴 사례는 양현종이 최초다.

양현종은 “개인적으로는 길고 힘든 시즌이 끝날 때까지 기량을 잘 유지해서 받은 거라는 점에서 정규시즌 MVP가 더 뿌듯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어렸을 때부터 내 목표는 MVP나 골든글러브를 받는 것보다는 영구결번이었다”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공식 행사가 끝난 뒤 가진 개별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야구 인생의 남은 목표로 탈삼진왕과 영구결번을 들었다.

양현종은 천재형인 동시에 노력형이다.

그는 “원정 경기를 치르러 가서 다른 선수들이 몰래 외출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을 다잡았다”며 자신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는지 소개했다.

동료들이 밤늦게 놀러 나갈 때 양현종은 호텔 옥상으로 올라가 30∼40분 동안 밸런스를 잡는 연습을 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누가 정상에 올라가는지 두고 보자’며 독기를 품었다.

양현종은 가족한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와이프가 애 둘을 키우면서 힘들어했는데…”라며 잠깐 울먹인 뒤 “이제 멋진 아들, 남편, 아빠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1남 1녀의 아버지인 양현종은 아들한테 야구 선수를 시키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일반인들은 야구 선수가 편한 직업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내가 겪은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아들이 겪게 하고 싶진 않다”는 게 이유다.

정규리그에서 20승 6패, 평균자책점 3.44를 올린 양현종은 1995년 이상훈(LG 트윈스) 이래 토종 선수로는 22년 만에 선발 20승을 수확했다.

양현종은 팀 동료인 헥터 노에시와 더불어 다승 공동 1위를 차지하고 승률 2위(0.769), 평균자책점 5위, 탈삼진 3위(158개), 이닝 2위(193⅓이닝)에 올랐다.

양현종은 “헥터와 선의의 경쟁을 했다”며 “헥터가 없었더라면 내 ‘커리어 하이’에 만족했을 수도 있는데, 지지 않으려고 더 열심히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9이닝 4피안타 무실점 완봉승을 거두고, 5차전에서는 9회 말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무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기며 KIA의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양현종은 자유계약선수(FA) 1년 계약이 만료된 상태다. KBO리그 최고의 좌완 투수인 그가 내년에 어떤 유니폼을 입을지가 큰 관심이다. 양현종은 “KIA 팬 여러분께 가장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내년에도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겠다는 것”이라고 말해 큰 환호를 받았다. 

함영훈 기자/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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