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435야드 치는 저스틴 제임스, 볼빅세계장타대회 우승
이미지중앙

저스틴 제임스와 산드라 칼버그가 올해 장타대회에서 우승해 챔피언밸트를 받았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주황색볼이 어두운 밤하늘을 뚫고 끝없이 날았다. 오클라호마 트랙커빌의 윈스타월드카지노&리조트에서 지난 6일 밤(현지 시간) 열린 2017 볼빅장타대회(월드롱드라이브챔피언십)에서 저스틴 제임스(27)가 435야드를 날려 우승했다.

지난 8월31일부터 일주일간 열린 세계장타대회는 올해 역대 최장타 기록을 탄생시켰다. 결승에 올라온 제임스는 마지막 샷으로 자신의 공식 기록 중 최장타에 해당되는 435야드 기록을 작성했다. 그가 우승할 때의 볼스피드는 시속 225마일이었고, 스윙스피드는 149마일이었다. 여느 장타자의 스윙이 그러하듯 제임스의 근육질 몸매에 스윙은 다이내믹 했다. 백스윙 톱에서는 클럽 헤드가 땅을 향할 정도였고 임팩트 구간에서는 어퍼 스윙으로 볼을 걷어 올렸다.

미국PGA투어, 유러피언투어까지 통틀어 가장 드라이버 비거리가 길다는 일본골프투어(JGTO)의 최장타자 김찬(27)의 평균 헤드 스피드 시속 125마일, 볼 스피드는 185마일에 비하면 약 1.5배 정도 더 빠른 것이다.

신 기록 경신을 확인한 제임스는 바로 뒤 관중석으로 뛰어올라 아내를 껴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올해 지역 장타대회에서 3번째 우승이자 가장 규모가 큰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했기 때문이다.

이미지중앙

저스틴 제임스의 백스윙.


챔피언벨트 수여식에서 제임스는 장타대회 챔피언이었던 부친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 뒤 지난 7월 결혼한 신부를 언급하며 “정말 수퍼 핫(super hot)한 아내에게도 고맙다”고 말해 관중의 폭소와 박수 갈채를 동시에 받았다. '챔피언벨트를 가지고 뭘 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해 “벨트를 두르고 동물원에 가겠다”고도 했다. 스윙도 뿐만 아니라 그의 인터뷰도 핫했다.

여성 부문 장타 우승자인 산드라 칼버그는 준결승에서 349야드를 치고난 뒤에 결승에서는 325야드를 보내 우승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최장타자인 조안나 클래튼의 평균 비거리가 279야드인 것에 비하면 이 역시 어마어마한 장타다. 볼빅의 신동환 미국대표는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도 대회가 잘 치러졌다”면서 “상금 중 일부를 미국 허리케인 피해자를 돕는 데 쓸 수 있어서 의미있다”고 말했다.

문경안 볼빅 회장은 “지난해부터 낮이 아닌 밤에 대회를 여는데 우리 컬러볼을 썼더니 볼이 떨어지는 것을 시야로도 잘 구분할 수 있어 측정하기가 좋았다”면서 “볼이 안 휘어지고 멀리 날아가 장타자들이 특히 좋아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회의 우승 기록은 확실히 늘었다. 지난해 423야드를 기록하며 400야드를 넘겼고 올해는 12야드가 더 늘었다. 이 대회는 결승에 오른 두 명의 선수가 번갈아가면서 8번씩 샷을 한다. 이때 주황색, 핑크, 옐로우, 그린 4가지 색의 볼을 선수들이 달리 쓰기 때문에 어떤 선수의 볼인지 쉽게 구분이 된다. 클럽은 캘러웨이, 크랭크, 뱅 등이 다양하지만 볼 브랜드는 볼빅의 비비드XT를 써야 한다.

이미지중앙

저스틴 제임스의 임팩트.


이로써 지난 3월부터 진행된 세계장타대회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세계장타대회는 미국 전역을 돌면서 우승자를 가린다. 일본장타대회 우승자도 합류하면서 세계적인 이벤트로 만든다. 하지만 아시아권의 우승은 아직은 요원한 얘기다. 상체 근육형 서구인들의 무대다. 대회장은 길이 450야드, 폭 60야드의 하키 필드같은 평평한 경기장에서 치러진다.

3단계의 예선을 치러 본게임을 치르는데 몇 년 전부터는 시니어부와 여자부까지도 만들어졌다. 1995년 이전까지는 절대 비거리로 챔피언을 가렸으나, 이후부터는 16강 토너먼트 매치 방식으로 서로가 번갈아 치면서 챔피언을 가린다. 성적은 상대적이어서 준결승에서의 멀리 보낸 것이 우승을 보장하지 않는다. 한 샷 한 샷이 승부싸움이 되도록 흥미요소를 높인 것이다.

장타 대회에 나오는 체격 좋은 근육질 선수들은 PGA투어 선수들보다 더 길고 단단한 샤프트를 끼우고 더 낮은 로프트의 드라이버를 사용한다. 그리고 하나같이 티펙을 더 높게 꽂는다. 장타대회에서는 PGA투어의 드라이버 길이 한계인 샤프트 48인치로 동일하지만 티 높이는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영국왕실골프협회(R&A)는 2004년부터 정규 투어에서 티펙의 길이가 4인치(10.16cm)를 넘지 않도록 규정하지만 장타대회에는 해당사항이 없다.

미국 NBA농구에서 팬들의 관심을 고조시키기 위해 ‘슬램덩크 콘테스트’를 열고, 미국 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홈런더비’를 벌이는 것과 비슷한 개념의 골프 이벤트가 바로 세계장타대회다. 1976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42년의 역사를 쌓은 이 대회는 오랫동안 리맥스(Re/max)가 스폰서가 되면서 네바다의 라스베이거스 사막에서 주최했으나 지난해부터 골프채널과 국산 골프용품사인 볼빅이 스폰서가 됐고 장소도 옮겨 오클라호마로 옮겨 밤에 중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로피가 아니라 챔피언 벨트를 수여하고 우승자에게는 12만5000달러의 상금을 수여한다.

이미지중앙

장타대회에 나오는 이들의 실제 골프 라운드 스코어는 시원찮다. 장타대회란 주로 평평한 레인지에서 여러 번 볼을 쳐서 그중 가장 멀리 나간 볼을 겨루기 때문에 그들의 샷 정확성은 별로 높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만 제대로 걸리면 그걸 점수로 치기 때문에 오로지 장타 한 방을 노리는 게임이다.

선수들은 어렸을 때 다른 종목의 스포츠를 하다가 골프로 들어온 선수가 많다. 타 종목에서 쌓은 파워를 골프 샷으로 응용해내는 것이다. 2012년 우승자 라이언 윈터는 마이너리그 야구선수 출신이다. 윈터는 신장 193cm 몸무게 114kg 거구로 장타 전용 드라이버인 로프트 4.5도 크랭크 모델을 들고 다닌다. 이 대회에서 469야드를 친 세계 최장타 기록도 가지고 있다.

2008, 2009년 리맥스장타대회 우승자인 캐나다의 왼손잡이 장타자 제이미 새들로스키(29)는 장타를 내는 스윙이 있음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주니어 시절 아이스하키 선수를 했다지만 신장 177cm 체중 75kg에 깡마른 체형을 봐서는 장타 대회 2연패자로는 알기 힘들다. 새돌로스키는 지금은 아시안투어에서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드라이버는 캘러웨이XR 16 서브제로(길이 44.75인치, 로프트 8.5도)의 일반 모델을 가지고 다니는데 그걸로도 350야드 정도는 거뜬하다고 한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