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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계연맹전] 돌풍의 KC대, 그 중심에 있는 유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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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대 유해성이 골을 넣고 하늘을 보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정종훈]


[헤럴드경제 스포츠팀(태백)=정종훈 기자] 지난해 창단해서 올 시즌 처음으로 리그와 전국대회에 참가한 KC대가 뜨겁다. 고려대, 아주대, 한양대, 광운대 등 강팀들이 속한 죽음의 3권역에서는 8개 팀 중 7위를 기록하며 다소 고전하고 있지만, 지난 7월 1, 2학년 전국대회에서 16강까지 오르는 데 이어 최근 제48회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이하 추계연맹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KC대에겐 이번 추계연맹전도 쉽지 않았다. 명문 호남대(8권역 2위), 명지대(4권역 3위)를 비롯해 동아대(11권역 11위)와 함께 9조에 속했다. KC대는 첫 경기 동아대를 3-0으로 이긴 뒤 2차전 호남대에겐 아쉽게 1-2로 패했다. 21일 오후 O2리조트구장에서 펼쳐진 명지대와의 마지막 예선전. 명지대와 승점, 득점, 실점이 모두 같아 무승부로 경기가 끝날 경우에는 추첨을 통해서 토너먼트 진출자를 가리게 됐다.

정규 시간이 거의 끝날 때 즈음에도 골이 터지지 않자 대회 관계자가 추첨함을 들고 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규시간이 막 끝날 무렵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KC대 9번 유해성이 넘어지면서 발을 갖다 댄 슈팅이 명지대 골키퍼 김경민의 손을 지나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추가시간까지 KC대가 명지대의 공세를 막아내며 1-0 승리로 토너먼트에 안착했다.

결승골을 기록한 유해성은 지난 동아대, 호남대 전에서는 각각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번번이 본인이 넣을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그는 “득점력을 잘 살리지 못한다”며 “제가 넣지 못해 팀이 비기거나 질 때가 있다. 팀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 같아 미안할 때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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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대 유해성은 이번 대회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잘 이끌고 있다. [사진=정종훈]


유해성은 1996년생으로 본래 대학교 3학년의 나이다. 하지만 대회를 소개하는 책자에는 1학년으로 등록되어 있다. 무슨 이유일까? 유혜성은 청담고를 졸업한 뒤 제천순복음대학에 입학했지만, 3개월 후에 축구화를 벗었다. 마음처럼 축구가 잘 안 되고, 미래가 불확실했기 때문이다.

유해성은 “미래가 불확실해서 돈 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생활을 하며 축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 ‘돈 버는 것이 이렇게 힘들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중 청담고 은사였던 구대령 감독의 연락을 받았다. 처음에는 고사했지만, 구 감독을 만나 대화 끝에 다시 축구화를 신었다. 그렇게 지난해 가을 KC대에 합류했다.

KC대는 ‘눈물 젖은 빵’을 한 번씩 먹어본 선수들이 모인 곳. 냉혹한 현실 속에서 넘어진 선수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패배의식에 찌들어 있을 법도 하다. 구대령 감독 또한 패배의식을 떨치기 위해 힘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정작 유해성은 “저는 그런 거(패배의식) 없어요”라며 웃었다.

다른 대학에 비해 아직은 경험이 부족하고, 선수단 수도 모자라다. 전반과 후반에 다소 경기력이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구 감독은 그럴 때마다 라인 밖에서 더 다그친다. 내년, 내후년을 바라보는 팀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다른 팀과의 경쟁력에서 결코 뒤지지 않고 있다. 파죽지세의 KC대, 남은 대회 기간 동안 어떤 다채로운 색깔의 축구를 보여줄지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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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대가 극적인 결승골을 기록한 뒤 코칭스태프와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있다. [사진=정종훈]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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