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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아름의 아마야구 人덱스] (20) 서울고 최현준 “청룡기 준우승 아쉬움을 대통령배 우승으로”
제72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의 왕좌는 배명고등학교의 차지였다. 지난해 4강에 진출하며 다크호스로 떠오른 배명고는 결승에서 서울고를 2-1로 누르고 1962년 팀 창단 후 처음으로 청룡을 품에 안았다. 서울고는 난적 덕수고를 준결승에서 꺾고 결승에 올랐으나 2년 연속 준우승에 만족해야만 했다.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뽐냈던 서울고 최현준(18)에게 이번 대회는 어떤 의미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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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기 5할타자' 서울고 내야수 최현준. [사진=정아름 기자]


청룡기 수위 타자

최현준은 서울고 부동의 리드오프로 본인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이번 대회에서 꾸준히 1번 타순에 배치된 그는 타율 5할, 출루율 5할7푼7리를 기록했다. 4강 팀(배명고, 서울고, 덕수고, 안산공고)의 타자들 가운데 가장 돋보였던 최현준은 대회 타격상을 비롯해 최다안타상(11개), 최다득점상(7점)을 수상하며 타격 부문 3관왕을 차지했다. 최현준은 “자신감을 가지고, 팀을 위해 플레이하려고 하니까 잘 된 것 같다”며 담담하게 비결을 밝혔다.

타격은 나무랄 데 없었지만 최현준에게 이번 대회 결승전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특히 빠른 발을 바탕으로 한 주루를 자신의 가장 큰 무기로 꼽은 최현준답지 않은 플레이가 두 번이나 나온 것. 3회와 5회 두 번의 주루사를 당하며 제대로 체면을 구겼다. 최현준은 ‘욕심’을 주루사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결승전이라는 큰 무대라 욕심이 생겨 주루사로 이어진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2년 연속 우승을 코앞에서 놓쳤지만 서울고의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준우승의 아쉬움에 빠져있을 틈이 없다. 청룡기 대회를 마치기 무섭게 전국체전 서울지역 예선과 대통령배 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17일 하루 휴식을 취한 서울고 선수들은 18일부터 다시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최현준은 “이번 주 목요일부터 전국체전 예선이라 곧바로 운동을 하게 돼서 아직 조금은 피곤한 상태다. 하지만 팀원들과 다음 대회 대진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졸업하기 전에 꼭 우승을 하자고 약속했다”고 우승컵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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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스카우트들은 최현준의 포지션에 대한 이견은 있었지만 타격과 주력이 훌륭한 선수라 입을 모았다. 수도권 B구단 스카우트는 최현준을 프로 진출 후 외야수로 키워볼만한 선수라 평가했다. [사진=정아름 기자]


최현준-최원준(KIA), 이름도 플레이도 ‘닮은꼴’

아버지의 야구 사랑이 고스란히 아들 최현준에게도 이어졌다.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와 함께 야구장을 자주 찾았던 최현준은 자연스럽게 야구에 푹 빠졌다. 서울 효제초등학교에서 야구를 시작한 최현준은 내야는 물론 투수, 포수, 외야까지 전 포지션을 경험했다. 그 중 최현준에게 딱 맞는 옷은 ‘내야’였다.

수도권 A구단 스카우트는 “최현준은 야수로서 좋은 컨택툴을 가지고 있으나 기복을 줄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수비에서는 빠른 풋워크로 수비범위가 좌우로 넓다. 던지는 것은 다소 투박하지만 어깨도 좋고, 송구 정확도 역시 좋은 편이다”라며 최현준을 같은 학교 2년 선배인 KIA 타이거즈 내야수 최원준(20)과 비슷한 유형의 선수라고 설명했다. 타격에서는 단연 최원준이 우위에 있지만, 수비나 송구 정확도에서는 최현준이 앞선다는 평가다.

최현준과 최원준. 비슷한 이름만큼이나 플레이 스타일도 비슷하다. 신입생 시절부터 최원준의 플레이를 동경해 온 최현준은 롤 모델을 묻자 한 치의 고민도 없이 ‘(최)원준이형’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원준이형과 같은 플레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런 생각들이 플레이로 이어지면서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게 된 것 같다”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최현준은 올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캐나다 썬더베이에서 개최되는 제28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18세이하)에 나설 청소년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처음엔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강)백호로부터 뽑혔다는 소식을 듣고 얼떨떨했다”라고 운을 뗀 최현준은 같은 팀 이재원을 비롯해 잘 던지고 있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없어서 마음속으로만 좋아했다며 속 깊은 모습을 보였다.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최현준의 각오는 짧지만 제법 당차다.

“(활약이) 필요한 때 꼭 하나 해줄 수 있는 선수이고 싶습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아름 기자]

* ‘800만 관중 시대’를 맞은 한국프로야구. 프로야구가 ‘국민 스포츠’로 추앙 받고 있는데 반해 그 근간인 아마야구에 대한 관심은 냉랭하기만 합니다. 야구팬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아마야구 선수들 및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아마야구 人덱스>가 전하고자 합니다. 독자들의 제보 역시 환영합니다. 아마야구 선수 및 지도자, 관계자들에 대한 소중한 제보를 이메일(sports@heraldcorp.com)로 보내주시면 적극 반영해 취재하겠습니다. 야구 팬 여러분의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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