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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미의 해축야화] 다음 시즌 승격팀 미리보기 5탄, 리그앙 편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김유미 기자] 16-17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가장 큰 돌풍을 일으킨 팀은 단연 AS모나코였다. 유망주들의 활약이 돋보였고, 그 중 베르나르도 실바는 본격적인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기 전인 5월 맨시티로 이적했다.

그동안 잉글랜드나 스페인, 이탈리아에 밀려 유럽 축구 중심에서 몇 발짝 물러나있던 프랑스가 점차 세계 축구의 주역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프랑스 국가대표 팀 명단만 보더라도, 앙투안 그리즈만, 올리비에 지루, 은골로 캉테, 폴 포그바 등 전 포지션이 빅네임들로 넘쳐난다.

프랑스 축구가 두각을 나타내면서 다음 시즌 리그앙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물론 리그를 이끌어가는 팀은 상위권의 소수지만, 중하위권 팀들의 스토리도 그들 못지않은 흥미와 화제가 존재한다. 이번 시즌 리그두(프랑스 2부 리그) 팀들은 그 어느 리그보다도 치열한 승격 전쟁을 펼쳤다. 정규리그 종료 후 1위부터 6위까지의 승점 차는 3점에 불과할 정도였다. 그 중 리그앙 승격에 성공한 세 팀을 이번 주 해축야화에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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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두 3위를 차지한 트루아는 로리앙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리그앙 입성에 성공했다. 한 시즌 만의 복귀다. [사진=트루아 트위터]


트루아AC

트루아는 파리에서 차로 2시간 정도 떨어진 트루아 코뮌에 연고를 둔 팀이다. 트루아의 전신이었던 여러 팀이 있었고, 팀의 역사는 19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86년 트루아AC가 정식 창단됐다.

트루아는 승강제의 수혜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였다. 승격과 강등을 ‘밥 먹듯이’ 반복하기를 수십 차례. 30년 동안 1부 리그부터 6부 리그까지 다양하게 경험했다. 창단 후 6부 리그에서 출발한 트루아는 세 시즌 만인 1990년 4부 리그 1위를 차지하며 3위에 올랐다. 승격 후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번번이 2부 리그 승격에 실패했다.

1993년 프랑스 축구 리그 시스템이 재편되면서 트루아는 다시 새로운 시스템의 4부 리그로 편입됐다. 이때 초짜나 다름없던 알랑 페렝이 새 사령탑으로 부임해 2002년까지 팀을 이끌었다. 최근까지 올림피크 리옹과 중국 국가대표 감독을 지내기도 했던 페렝 감독은 트루아 부임 첫 시즌 만에 3부 리그 승격을 이끌었고, 트루아는 95-96시즌 3부 리그 2위에 오르며 리그두로 승격했다. 그리고 98-99시즌 마침내 리그앙 승격에 성공한다.

하지만 승격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고, 트루아는 2001년 다시 리그두로 강등 당했다. 재정적인 어려움까지 겪으며 고전했지만 꾸준히 리그두에 머물렀다. 04-05시즌 리그두 3위로 리그앙 복귀에 성공했다. 06-07시즌 다시 리그두 강등, 08-09시즌 리그두에서 3부 리그로 강등, 그리고 다음 시즌 곧바로 리그두로 복귀하는 등 승강을 거듭했다.

14-15시즌에는 리그두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2년 만에 리그앙으로 승격했다. 15-16시즌에는 21라운드까지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다 22라운드에 마침내 첫 승을 기록했다. 장기간 이어진 무승의 여파는 결국 강등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그렇게 리그두에서 맞이하게 된 16-17시즌. 트루아는 정규리그 최종 3위에 올랐고, 리그앙 18위 로리앙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한 시즌 만에 다시 리그앙으로 승격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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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시즌 아미앵이 사상 처음으로 리그앙에서 활동하게 된다. 리그앙 승격을 자축하는 아미앵의 포스터. [사진=아미앵 트위터]


아미앵SC


아미앵은 1901년 아미앵AC로 창단됐다. 1961년 SC다미앵으로 바뀌었다가 1989년 현재의 아미앵SC로 개칭됐다. 파리에서 멀지 않은 아미앵에 연고를 두고 있으며, 홈구장인 스타드 드 라 리코른은 1만 2천 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작은 규모다. 엠블럼에 유니콘 두 마리가 그려져 있어 ‘유니콘스(The Unicons)’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아미앵은 창단 이후 대부분의 시기를 하부 리그에서 보냈다. 주로 2부와 3부 리그를 오갔고, 100년이 넘는 역사에서 단 한 번도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린 기록이 없다. 2001년 쿠프 드 프랑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

이 대회에서 아미앵은 32강에서 렌을 3-1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고, 16강에서는 르망을 1-0으로 제압했다. 8강에서는 랭스를 만나 1-0 승리, 준결승에서는 트루아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에서 스트라스부르에 0-1로 패해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아미앵 역사상 가장 대단한 업적이라고 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15-16시즌 3부 리그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 리그두로 승격했다. 16-17시즌 치열한 선두 다툼 끝에 승격에 성공했다. 시즌 초반 7경기 무패를 달린 후 무난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승격을 다투기에는 다소 부족한 성적이었다. 시즌 막판까지 총 6팀이 승격 가시권에 들어와 있었다. 이 때 아미앵의 저력이 발휘됐다. 시즌 마지막 6경기에서 6연승을 거두면서 3위 트루아를 제치고 2위에 올라 자동 승격을 확정 지은 것. 트루아와 승점은 같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며 사상 최초로 리그앙 승격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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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스부르는 5부 리그에서 리그앙까지 단숨에 뛰어올랐다. 16-17시즌 리그두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승격에 성공했다. [사진=스트라스부르 트위터]


RC스트라스부르

스트라스부르는 한국 축구팬들에게 뜻 깊은(?) 팀이다. 바로 서정원 수원삼성 감독이 현역시절 잠시 몸담았던 팀이기 때문이다. 스트라스부르는 90년대 후반 한국에서 서정원의 입단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1998년 겨울 이적 시장에서 유럽 진출을 타진하던 서정원은 당시 리그앙 강등권 다툼을 하고 있던 스트라스부르로 입단했다. 12경기를 남겨둔 스트라스부르는 18개 팀 중 16위에 자리하고 있었고, 서정원의 합류 후 4승 4무 4패로 잔류에 성공했다. 올림피크 리옹과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린 서정원은 12경기에 모두 출장해 4골을 터트렸고, 반 시즌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는 그의 성 ‘서(Seo)’의 프랑스식 발음인 ‘쎄오’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단순히 우리나라 선수가 진출한 해외 팀이기 때문에 주목을 받은 것이 아니라, 스트라스부르에서 돌아오는 과정에서 서정원의 배신 아닌 배신으로 화제가 됐다. 97년 리그앙 진출 당시 서정원의 소속 팀은 안양이었다. 당시 수원에서는 김호 감독과 조광래 코치의 불화설이 있었고, 수원을 떠난 조광래가 안양 감독이 되면서 라이벌 감정을 갖고 있었다. 각 팀의 모기업인 삼성, LG 간의 관계도 라이벌 의식을 부추겼다.

스트라스부르로 떠나며 안양으로의 복귀를 약속했던 서정원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수원으로 이적했고, 안양과 서정원은 이적료를 두고 법정공방까지 벌였다. 어찌됐든 이 사건은 안양과 수원의 ‘지지대 더비’ 형성에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했고, 수원과 서울의 슈퍼매치, 수원과 FC안양의 지지대 더비로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스트라스부르는 1906년에 창단했다. 이번 시즌 승격한 세 팀 중 가장 성과를 많이 낸 팀이기도 한데, 1979년 리그앙 우승을 차지했고, 쿠프 드 프랑스 3회 우승, 쿠프 드 라 리그 2회 우승 등 나름대로 화려한 경력을 보유 중이다.

하지만 07-08시즌 이후 리그앙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2011년 8월에는 재정악화로 파산을 선고해 아마추어 리그인 5부 리그로 강등됐다. 하지만 곧 위기를 딛고 일어선 스트라스부르는 한 편의 드라마를 써내려갔다. 파산 선고 직후인 11-12시즌 5부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4부 리그로 승격했고, 다음 시즌에도 4부 리그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3부 리그로 승격에 성공한다. 15-16 시즌에는 3부 리그 우승까지 차지하며 리그두로 올라섰다.

16-17시즌에도 스트라스부르의 기적은 계속됐다. 치열한 상위권 다툼 속에서 살아남아 리그두 1위를 차지했다. 리그 마지막 라운드에서 승리하면서 2위 아미앵, 3위 트루아와 승점 1점 차로 우승과 승격을 동시에 거머쥐었고, 경기 평균 1.66골로 리그 최다 득점 타이틀도 가져갔다.

'다음 시즌 승격팀 미리보기 5탄, 리그앙 편’은 축덕들이 만드는 팟캐스트, 해축야화 72화를 통해 자세히 들을 수 있다. 해축야화는 매주 금요일에 1부가 토요일에 2부가 업로드 되며, 팟캐스트 어플 ‘팟빵’을 통해 들을 수 있다.

■ 축덕들이 만드는 축구 팟캐스트 '해축야화' 다시듣기(아래 URL 클릭)

http://www.podbbang.com/ch/10698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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