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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종훈의 빌드업] (20) 매탄고 권민호-최정훈, 왕중왕전 우승을 이끈 ‘특급 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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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호(좌)와 최정훈(우)이 특급 조연으로 활약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사진=정종훈]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김천)=정종훈 기자] 어디든 주연과 조연이 있기 마련이다. 이는 축구 경기에도 해당한다.

매탄고(수원삼성 U-18)가 지난 2일 오후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대교눈높이 전반기 전국 고등 축구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현대고(울산현대 U-18)를 2-1로 꺾고 사상 첫 왕중왕전 2연패를 달성했다. 전반 현대고가 1학년 김도훈이 선제골로 먼저 달아났지만, 후반 들어 매탄고는 전세진-김영준의 연속골로 역전승을 거뒀다.

골 넣은 두 공격수가 주연이었지만, 최정훈(19)과 권민호(19)는 이날 경기에서 조연으로 활약했다. 전세진의 골은 최정훈이, 김영준의 역전 결승골은 권민호가 도움을 기록했다.

최정훈은 “사실 슈팅이었다(웃음). 그게 어시스트로 연결됐다”며 웃었다. 권민호는 주중 훈련 프로그램을 되새겼다고 밝혔다. “저희가 이번 주에 하고자 하는 훈련이 측면 작업이었다. 그런데 저는 주중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다. 저 상황이 나오면 저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그 상황이 딱 나타났다.”

두 선수는 경기 후 활짝웃음을 지었지만, 전반까지는 다소 침울했다. 선제골 실점 과정에서 두 선수의 책임이 어느 정도 있었기 때문이다. 권민호는 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최정훈은 김도훈의 슈팅에 발을 가져다 대 굴절로 공이 골문으로 흘렀다. 최정훈은 “경기 끝나고 코치님과 선수들이랑 이야기했는데, 나가는 볼이었다고 하더라(웃음). 막을 수 있었는데 골로 연결돼서 아쉽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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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호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정종훈]


사실 권민호는 결승전 출장이 불투명했다. 지난주에 다친 내전근 부상으로 주중 훈련에는 참여하지 못했고, 김천에 와서야 동료들과 함께했다. 권민호는 “나아진 것도 있고, 조금은 참은 것도 있다. 하지만 경기를 뛸 때는 재밌어서 아픈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권민호는 포백에서는 왼쪽 측면 수비수로 서고, 스리백 시에는 왼쪽 스토퍼로 나선다. 체구는 다소 왜소하지만, 영리함으로 공격수와 경쟁한다. 최정훈은 최전방 공격수, 측면 공격수, 오른쪽 측면 수비수에서 기용할 수 있다. 그는 빠른 스피드로 공격의 스피드를 끌어올린다.

이날 경기에서도 90분 내에 포지션을 바꾸며 전술의 유연함을 가져갔다. 역전 우승의 중요한 요소이기도 했다. 잦은 포지션 변화에 혼란은 없을까? 두 선수 모두 조금의 혼란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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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탄고 최정훈은 선제골 실점에 대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진=정종훈]


권민호는 “조금은 어려운 부분이 있긴 하다. 하지만 무언가를 보여주려고 하기보다는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생각을 가지니 조금은 더 편안하다”고 설명했다. 옆에서 최정훈은 “혼란은 조금 있다. 수비를 안 하다 보니까 수비를 하는 포지션에 갔었을 때 수비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측면에서 공격 나가는 것에 있어서는 자신 있고, 다른 사람들보다는 여러 포지션을 보고 있어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좋은 활약에도 주로 3학년 동기인 전세진에게 스포트라이트가 향했다. 어느 정도의 서운함도 있었을 터. 하지만 최정훈과 권민호는 전세진 덕분에 높은 위치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아쉽지는 않다. (전세진의 활약 덕분에) 팀이 우승하고 좋은 위치까지 올라왔으니까 선수에게는 더 가치가 올라갈 수 기회라고 생각한다.”(최정훈)

“나도 같은 생각이다. 세진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저희는 저희 자리에서 만족하고, 팀에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크게 미련은 없다.”(권민호)

‘축구는 11명이 뛰는 팀 스포츠’라는 명제를 잊어서는 안 된다. 전세진이 중요한 순간에 늘 골을 넣으며 각종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렇게 뒤에서 묵묵하게 받쳐주는 동료들이 있기에 지금의 전세진이 있는 것이 아닐까? 나보다는 동료를 위한 희생정신은 왜 매탄고가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두는지를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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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진을 비롯한 매탄고 3학년 동기들끼리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정종훈]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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