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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종훈의 빌드업] (19) 현대고 홍현석, 생각의 속도로 창의성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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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고의 중심에는 홍현석의 중원 지휘가 있다. [사진=정종훈]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김천)=정종훈 기자] 뜨거웠던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에서 한국은 16강에서 멈췄다. 2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이기 때문에 대표팀은 다시 뛰기 위해 정정용 감독의 지휘 아래 새로운 준비에 여념이 없다.

지난 15일부터 경상북도 김천에서는 2017 대교눈높이 전반기 전국 고등 축구리그 왕중왕전이 열리고 있다. 정정용 감독을 비롯해 에이전트 및 대학 감독 등 많은 관계자들이 선수 발굴을 위해 김천에 모였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팀은 울산현대고(울산현대 U-18)다. 64강 동래고(8-1 승), 32강 동북고(4-1 승)를 차례로 꺾으며 우승 후보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K리그 주니어 B조에서 무패 우승도 놀라웠지만, 챔피언 중의 챔피언을 가리는 이번 대회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여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홍현석(18)이 있다. 그는 어려서부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2011년 KFA 시상식에서 남자초등부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했고, 다음 해인 2012년 ‘제24회 차범근 축구상’에서는 대상 트로피를 받았다. 신정초-현대중(울산현대 U-15)을 거쳐 현재는 현대고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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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석(21번)은 빠른 생각의 속도로 패스의 퀄리티를 높인다. [사진=정종훈]


현대고는 짧은 패스를 통해서 점유율을 높이고 그 과정에서 기회를 창출하는 팀이다. 홍현석은 4-4-2 포메이션 중 가운데 4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 중이다. 파트너인 강동혁이 다소 궂은일을 도맡고, 홍현석은 왼발로 경기를 조율한다.

홍현석은 지난 16일 64강 동래고 전에서는 두 골을 뽑아내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왼발로 만든 두 골은 동래고의 의지를 완전히 꺾어 버렸다. 이어진 18일 32강 동북고 전에서도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본인의 존재감을 뽐냈다. 현대고의 득점은 주로 그의 왼발을 거쳤다.

홍현석은 흔히 말하는 볼을 예쁘게 차는 유형에 속한다. 하지만 단순히 안정 지향적으로 차는 것이 아니라 앞쪽을 내다본다. 터치 두 번 이내로 간결한 움직임 속에 왼발로 동료가 받기 쉬운 위치로 볼을 배급한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서는 생각의 속도를 이용해 패스의 퀄리티를 높인다. 이에 대해 홍현석은 “볼 오기 전에 미리 어디 줄지 많이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움직임의 폭이 다소 좁다. 동래고와의 경기 때처럼 때때로 전방으로 향하긴 하지만 주로 후방에 머무른다. 또한, 다소 작은 체구로 몸싸움에서 약점을 드러내며 수비력에서 아쉬움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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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석(21번)이 동료에게 사인을 보내고 있다. [사진=정종훈]


본인도 이에 동의했다. “요즘 (움직임의 폭에 대해) 지적을 많이 받고 있어 고치려고 노력을 한다. 몸싸움은 내 아킬레스건이다. 그 부분을 고치지 않는다면 성인 무대에서도 잘 안 될 것 같다. 노력 중이다.”

홍석현은 소속팀에서의 좋은 활약 덕에 대표팀 명단에도 자주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5월 U-18 대표팀 소집에서는 이강인(16 발렌시아 후베닐B)과 함께 발을 맞췄다. 둘의 느낌은 다소 다르지만, 왼발이라는 공통점으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홍현석은 소속팀과 달리 대표팀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좀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홍현석은 “활동량이나 수비적인 부분에서 보완한다면 같이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홍현석은 이번 한국 대회를 시청하며 월드컵에 대한 꿈을 한 층 더 키웠다. “꼭 뛰고 싶다”는 짧은 말 한마디에 홍현석의 강한 의지가 배어 있었다. 세상이치가 다 그렇듯, 설레발치지 않고,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는 것이 더 무서운 법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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