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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충우돌 여자야구 도전기] (24) 야구는 멘탈 스포츠
흔히들 야구는 멘탈 스포츠라고 말한다. 기술적인 면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심리적 요인이다. 멘탈이 중요하지 않은 스포츠가 어디 있겠냐만은 야구는 멘탈 하나로 천당과 지옥을 오갈 수 있다. 마음만 단단히 먹으면 어떤 상황이든 극복할 수 있지만, 반대로 한 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야 만다. 그래서 선수들은 스스로 심리 상태를 잘 다스리고 냉정함을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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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 미안해.' 죄없는 헬멧은 오늘부로 그만 던지자.


특히 야구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기에 내 감정이 팀에 미치는 영향 역시 중요하다. 간헐적으로 나오는 나의 ‘헬멧 패대기’는 그 부분에 있어서 치명적인 결점이다. 팀원들의 실수에는 ‘괜찮아, 괜찮아’라며 관대하지만, 내가 하는 실수는 좀처럼 스스로 용납하지 못해서 그 분노는 항상 헬멧이나 글러브 패대기로 이어졌다. 승부욕도 강하거니와 타인보다 나 자신에게 더욱 엄격한 성격 탓도 분명 있었다.

야구는 실수의 스포츠다. 돈을 받고 야구를 하는 프로야구 선수들도 실수를 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실수를 줄여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그래서 ‘실수를 할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한 번의 실수로 처져있기 보다는 ‘한 번 실수할 수 있지 뭐’라는 마음으로 훌훌 털어버리고 다음 플레이에 집중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실수를 통해 다음에 더 좋은 플레이를 하면 되는 것이다.

사실 이는 뻔히 아는 이야기임에도 경기 중에 실천하기가 쉽지가 않다.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주장에게 경기 중 혼이 나고서야 스스로 치미는 분노를 조절하는 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그 순간 귀를 잡아당긴다거나, 허벅지를 꼬집는다거나. 어떻게든 빠르게 분노를 떨쳐버리고 ‘무심(無心)’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특히 내 포지션인 포수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나 자신도 컨트롤하지 못하는 포수가 어떻게 흥분한 투수를 다독이고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을까. 단순히 공을 잘 던지고 잘 받는 것 외에도 터득해야 할 것들이 산적해있는 요즘이다. 이러한 과정들이 더 나은 선수, 나아가 더 나은 인간으로 만드는 자양분이 되리라 믿는다.

*정아름 기자는 눈으로 보고, 글로만 쓰던 야구를 좀 더 심도 깊게 알고 싶어 여자야구단을 물색했다. 지난 2016년 5월부터 서울 다이노스 여자야구단의 팀원으로 활동 중이다. 조금 큰 키를 제외하고 내세울 것이 없는 몸으로 직접 부딪히며 야구와 친해지려고 고군분투 중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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