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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니스] '졌잘싸' 정현, 얻은 것 많은 나달과의 8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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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적인 클레이코트 시즌 성적을 거두고 있는 정현. [사진=ATP 홈페이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태원 기자] 정현(20 삼성증권 후원 세계랭킹 94위)이 패배 속에서 큰 소득을 얻었다.

28일(현지시간)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500시리즈 바르셀로나 오픈 8강에서 ‘흙신’ 라파엘 나달(스페인 5위)을 상대한 정현은 세트스코어 0-2(6-7(1) 2-6)로 패하며 무실세트 행진 종료와 함께 대회를 마감했다.

비록 4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얻은 것이 많았다. 첫 번째로 노련한 경기운영을 손에 꼽을 수 있다. 나달은 1세트 초반 정현의 기세에 눌려 게임스코어 1-3으로 끌려가는 등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그럴 때마다 본인의 장기인 포핸드 위너로 돌파구를 찾았다. 특히 1세트 게임스코어 5-5에서 브레이크 위기를 맞았음에도 다운더라인 위닝샷을 성공시키며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지켜낸 모습은 압권이었다.

베이스라인 깊숙이 스트로크를 친 후 네트로 대시해 발리나 포핸드 위닝샷을 터뜨리는 모습은 익히 알던 나달의 모습이었다. 정현은 나달의 이 패턴에 연거푸 아쉬움을 삼켰다. 나달은 위기를 벗어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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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나달의 8강전 기록. [이미지=해외 스포츠채널 중계화면]


두 번째는 상대를 존중하는 경기 매너다. 나달은 ATP 투어 단식만 1,000경기 이상 뛴 베테랑이다(복식까지 합하면 1,215경기). 전력상 앞선 상황에서 자기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화를 밖으로 표출하기 마련이다. 나달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감정을 억제하고 오롯이 경기에만 집중했다. 신사 스포츠인 테니스에서는 그것이 곧 상대 선수에 대한 최고의 매너이자 존중이다. 정현도 경기 후 "나달이 상대 선수를 존중해주는 모습에 감사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도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는 전환점이 됐다. 정현은 강력한 두 손 백핸드가 장점인 선수다. 그에 비해 포핸드 스트로크는 상대를 압박하기에 모자람이 있다. 이날도 나달의 포핸드 스트로크가 코트 양 옆으로 넓게 분포된 것과 달리 정현의 포핸드는 가운데로 몰렸다. 그러다보니 상대에게 쉽게 위닝샷을 허용하는 등 어려운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포핸드 언포스드에러(Unforced Error: 상대방 샷과 관계없이 자신이 실수한 샷)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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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과의 경기 후 ATP와 단독 인터뷰를 한 나달. 그는 "정현의 백핸드는 최고다. 좋은 재능을 가진 선수"라며 정현을 치켜세웠다. [사진=ATP 홈페이지]


이번 바르셀로나 오픈은 지난 1월 호주오픈 이후 다소 주춤했던 정현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대회였다. 나달과의 8강전 이전까지 무실세트 행진을 한 정현은 랭킹포인트 100점을 획득하게 돼 오는 5월 1일(월) 발표될 ATP 단식 순위에서 70위권 후반으로 뛰어오른다. 21세 이하 선수들의 파이널대회 ‘Next Gen ATP Finals’ 출전 순위(레이스 투 밀란)도 현재 10위에서 최소 5~6계단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클레이코트에서 좋은 경기를 펼친 정현. 프랑스오픈을 한 달 남짓 남겨둔 시점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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