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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충우돌 여자야구 도전기] (20) 시즌 첫 친선전, ‘눈야구’는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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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선경기에서 못 친 안타를 공식전에서는 칠 수 있을까. 그냥 셋업자세만 그럴 듯하다.


야구하기에 딱 좋은 날씨였던 지난 8일. 필자의 팀인 다이노스 여자야구단은 고양시 리틀야구장에서 드래곤볼 여자야구단과 친선경기를 가졌다. 필자는 선발 오더지에 ‘9번 타자 3루수’로 이름을 올렸다. 외야에서 내야로 진출이라니. 마치 사원에서 팀장급으로의 ‘초고속승진’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다른 곳도 아닌 3루다. 정말 느린 땅볼이나 총알 같이 빠른 타구가 날아들기에 ‘핫코너’라고 불리는 곳. 물론 여자야구에선 당겨치는 우타자가 드물어 다른 내야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비 부담이 덜한 포지션이기는 하다.

이날 경기에서도 3루 방향으로 온 타구는 딱 하나. 불규칙 바운드로 튀는 공에 배를 맞았다. 순간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아팠지만 머뭇거릴 틈이 없었다. 다시 떨어뜨린 공을 잡아 1루로 던졌지만 내야안타를 막지는 못했다. 지난해 ‘우익수 뜬공’에 이어 ‘3루 땅볼’이라는 목표가 만들어진 순간이었다.

타석에서는 무안타 행진이 이어졌다. 지난해 공식전 3타수 무안타의 기운이 이어진 걸까. 2타수 무안타 2삼진 1볼넷 2득점. 소극적인 타격이었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만 치겠다고 기다리고 있으니 좀처럼 배트가 돌아가지 않았다. 대신 스트라이크 낫아웃과 볼넷으로 멀티 출루에 성공했고, 이어 멀티 득점까지 올렸지만 썩 마음에 드는 성적은 아니었다.

사실 기록이 남지 않는 친선경기에서는 마음껏 휘둘러보는 게 최선이다. 물론 무작정 휘두르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정확한 폼을 유지한 채로 본인의 스윙을 하는 연습이 되어야 한다. 실제 경기에선 몸이 굳고 마음이 급해 상체가 앞으로 쏠리며 공을 마중 나가는 타격 자세가 자주 나온다. 100번의 타석에서 단 1번이라도 내 스윙을 자신 있게 하려면 친선경기에서라도 기록에 얽매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쳐보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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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선경기를 마치고 팀원들과 함께 단체사진을 찍었다. 건강히 즐겁게 경주 대회를 잘 치렀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기는 마쳤지만 야구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 마침 리틀경기장 바로 옆에서 고양 다이노스의 홈경기가 펼쳐졌다. 당연히 ‘팀 다이노스’의 힘이 발동됐다. 고양 경기가 끝난 후 장동철 고양 다이노스 육성팀장과 진종길 주루코치로부터 타격과 수비 레슨을 받았다. 선수들이 훈련하는 실내연습장에서 프로팀 코치들로부터 원포인트레슨을 받는 것만큼 특별한 경험이 또 있을까.

이젠 실전만이 남았다. 경주에서 개최되는 ‘제1회 선덕여왕배 전국여자야구대회’가 15일 개막한다. 타석에서는 ‘(장)동철 매직’, 수비에서는 ‘(진)종길 매직’을 발동하고 싶다. 아무쪼록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이 부상 없이 시즌 첫 전국대회를 즐겼으면 한다.

*정아름 기자는 눈으로 보고, 글로만 쓰던 야구를 좀 더 심도 깊게 알고 싶어 여자야구단을 물색했다. 지난 2016년 5월부터 서울 다이노스 여자야구단의 팀원으로 활동 중이다. 조금 큰 키를 제외하고 내세울 것이 없는 몸으로 직접 부딪히며 야구와 친해지려고 고군분투 중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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