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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국내야구 개막] 800만 관중 넘을까? 7개의 관전 포인트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준범 기자] 유난히 길었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왔다. 다시 야구의 계절이 열리는 것이다. KBO의 36번째 시즌. 31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간 720경기의 대장정에 나선다.

기나긴 겨울 동안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4명의 사령탑이 새로 팀을 맡았고, 각 팀들은 자유계약선수(FA)를 통해 전력 보강을 마쳤다. KBO는 비디오 센터 설립을 통해 보다 정확한 비디오 판독을 위한 장치를 마련했고, 논의만 있었던 스트라이크 존 확대를 단행했다. 2017년 KBO리그는 어떤 관전 포인트가 있을지 짚어봤다.

1. WBC 조기 탈락, 관중 확장성엔 악재
2016년 KBO리그의 총 관중은 833만 명. 최초로 800만 관중 시대를 활짝 연 최초의 프로 스포츠가 됐다. 매년 야구장을 찾는 팬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2017년 시즌은 800만 관중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과 우려감이 더 많다.

그 원인에는 WBC 조기 탈락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에서 예선전이 치러지는 만큼 많은 기대를 모았던 WBC였다. 1회 대회 준우승을 비롯해 좋은 성적을 거뒀던 대표팀이었지만 이번 대회는 달랐다. ‘복병’ 이스라엘에 1-2로 덜미를 잡혔고, 강호 네덜란드에는 0-5로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대만을 12-8로 꺾고 체면은 차렸지만 찝찝함은 어쩔 수 없었다. 선수들의 안일한 태도도 도마 위에 오르며 많은 비판을 받았다.
구본능 KBO 총재는 “천만 관중 시대를 열 것”이라고 밝혔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전년도에 비해 시범경기 관중이 줄어든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과연 WBC 탈락이라는 악재를 딛고 800만 관중을 다시 달성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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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패에 도전하는 두산 김태형 감독. [사진=뉴시스]


2. 두산의 3연패 도전, 두산 왕조가 세워질까
두산 왕조가 시작될까? 두산베어스는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2연패의 쾌거를 올렸다. 한국시리즈에서는 NC다이노스를 4-0으로 꺾는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두산의 2연패에는 ‘판타스틱4(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로 불리는 선발투수들의 역할이 컸다. 이들 4명은 팀이 거둔 93승 중에 70승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들 선발투수 4명은 여전히 건재하다. 여기에 캠프 때부터 좋은 모습을 보인 함덕주를 5선발로 낙점하며 선발 구성을 이미 마쳤다.

유일한 약점으로 꼽히는 불펜 역시 탄탄하다.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친 윤명준-이현호-이현승이 건재한 가운데 홍상삼과 이용찬도 복귀 채비를 마쳤다. 뿐만 아니다. 김태형 감독이 야심차게 준비시킨 이동원과 박치국도 한 자리를 노리고 있다. 특히 이동원은 시범경기에서 최고 구속 158km/h의 빠른 공을 던지며 팬들을 설레게 했다.

3. 2년 연속 최하위, kt의 탈꼴찌 가능할까
막내 구단 kt는 1군 진입 3년 차에 접어든다.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에는 선수들의 사생활이 도마 위에 오르며 팀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kt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사령탑을 교체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두산을 이끈 김진욱 감독을 임명했다. 여기에 이광길-김용국-김광림 등 코치진도 개편하며 팀 개편 작업에 나섰다.

이러한 변화는 좋은 팀 분위기로 이어졌다. 시범경기에서 kt를 만난 상대팀 선수들은 “kt의 팀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팀 분위기를 반영하듯 kt는 시범경기에서 5연승을 질주하며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이는 중이다. 약점으로 꼽히던 선발 투수진이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새로이 영입한 돈 로치-조니 모넬도 리그 적응을 마친 모습이다. 승패와는 크게 상관없는 시범경기지만 확연히 달라진 경기력과 팀 분위기는 kt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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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100억 시대를 활짝 연 최형우(KIA). [사진=뉴시스]


4. FA 100억 시대 활짝 열렸다
올 시즌 FA 14명을 향해 쏟아진 금액은 총 703억이었다. 역대 최대 금액이 오고갔던 2016 FA 시장(766억2천만 원) 보다 총 규모는 줄었지만 FA 100억 시대를 활짝 열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4번 타자였던 최형우는 4년 총액 100억으로 KIA의 유니폼을 입었다. 최형우의 영입으로 소속팀 KIA는 단숨에 우승후보로 뛰어올랐다. 기대에 보답하듯 최형우는 시범경기 첫 타석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4년 총액 150억을 받고 국내로 유턴한 이대호도 있다. 일본을 거쳐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이대호는 그리웠던 친정팀 롯데로 다시 돌아왔다. 이대호의 영입으로 롯데의 타선은 쉬어갈 타순이 없어졌다. 손아섭-최준석-이대호-강민호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이대호의 영입은 타선 보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많은 선수들의 롤 모델로 꼽히는 이대호의 합류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팀을 지배하고 있다.

차우찬(LG)과 우규민(삼성)은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차우찬은 삼성에서 LG 트윈스로 팀을 옮기며 4년 95억에 사인했고, 우규민은 4년 65억으로 LG에서 삼성으로 팀을 옮겼다. 차우찬은 LG가 부족했던 좌완 선발 투수를 맡게 됐고, 제구력이 뛰어난 우규민은 삼성의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결국 FA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각 구단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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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새 사령탑, 트레이 힐만 감독. [사진=뉴시스]


5. 4명의 새로운 사령탑이 이끌 새로운 야구
올 시즌은 4명의 사령탑이 새롭게 팀을 맡았다. 4개 구단 중 눈에 띄는 건 단연 SK 와이번스다. SK는 트레이 힐만 감독을 영입했다. 2008~2011년 롯데를 맡았던 제이 로이스터 다음으로 두 번째 외국인 감독. 힐만 감독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일본 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의 사령탑을, 2008년부터 2010년까지는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 지휘봉을 잡을 정도로 지도력을 인정받은 감독. “공격력을 극대화해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힐만 감독이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SK가 힐만 감독과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기대가 된다.

지난 시즌 ‘최약체’의 평가를 딛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넥센 히어로즈도 변화를 택했다. 지난 시즌까지 넥센의 운영팀장을 맡았던 장정석 감독을 선임했다. 현장 지도자 경험이 없는 장 감독에게 팀을 맡긴 건 파격적인 선택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그만큼 베일에 싸인 인물이기도 하다. 장 감독은 “선수단과 함께 호흡하는 야구를 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새로운 사령탑과 함께 넥센이 어떤 야구를 펼칠지도 주목된다.

삼성 라이온즈 역시 사령탑을 교체했다. 지난 시즌 9위에 머물며 옛 삼성왕조의 명예는 한 순간에 무너졌다. 명예회복을 위해 젊은 피를 수혈했다. 삼성 출신 김한수 감독을 선임한 것. 김한수 감독은 “정해진 자리는 없다”며 무한 경쟁 체제를 선언했다. 최형우가 FA로 팀을 떠나며 전력이 약화된 것도 부담이다.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kt는 김진욱 감독을 사령탑으로 정했다. 김 감독은 2011~2013년까지 두산을 이끌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FA에서 큰 전력 보강은 없었지만 김 감독 특유의 따뜻한 리더십으로 팀 분위기를 확 바꿨다. 바뀐 팀 분위기는 시범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지며 올 시즌 돌풍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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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승엽. [사진=뉴시스]


6. 은퇴 예고한 베테랑 이승엽, 이호준
올 시즌을 끝으로 베테랑 2명이 유니폼을 벗는다. 바로 이승엽(삼성)과 이호준(NC)이 그 주인공이다. 이승엽은 지난 시즌부터 은퇴를 공언해왔다. 마지막 시즌인 만큼 이승엽은 “본래 삼성의 모습을 되찾겠다”며 명예 회복을 다짐했다. 최형우가 빠지며 헐거워진 타선의 무게감을 채우는 것 또한 이승엽의 몫이 됐다.

이호준 역시 올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한다. NC 다이노스가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이호준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NC는 사실상 리빌딩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면서 이호준은 스프링캠프에도 참여하지 못했고 김경문 감독은 “당분간 출전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래도 젊은 선수들로 이뤄진 NC에 베테랑 이호준의 역할은 필요하다.

7. 비디오 판독의 변화, 스트라이크 존 확대
올 시즌 달라지는 것들도 있다. 첫 번째는 비디오 판독 방법의 변화다. 지난 시즌까지 비디오 판독은 해당 중계방송사의 카메라를 통해서 이뤄졌다. 하지만 올 시즌 KBO는 비디오판독센터를 설립했다. 그래서 비디오판독을 요청받은 심판은 해당 팀의 심판팀장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운영요원으로부터 장비를 전달받아 착용한 뒤, 판독센터의 결과를 수신 받아 최종 결과를 내리게 된다. 이러한 변화로 심판들은 예년보다 정확한 판독을 할 수 있게 됐다.

또 하나 바뀌는 것은 스트라이크 존이다. KBO의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지적은 줄곧 있어 왔다. 국제경기에 나가 국내 타자들이 스트라이크 존 적응에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적은 ‘고척 참사’로 불리는 WBC 예선 탈락 이후로 더욱 거세졌다. 여기에 극심한 타고투저에 골머리를 앓던 탓에 KBO가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김풍기 심판위원장은 “허용된 범위 안에서 정해진 스트라이크존을 최대한 넓게 활용하겠다”고 공언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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