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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두의 해축야화]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그라운드 위에서 세상을 떠난 축구선수 3인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병두 기자] 최근 스페인의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가 경기 도중 쓰러져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의식을 되찾았지만 응급처치가 늦었다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그라운드에서 생을 마감한 선수들이 있다. 축구선수이기 전에 살아갈 날이 많이 남은 20대 혹은 30대의 청년이 사망한다는 것은 매우 슬프고 유감스러운 일이다. 경기 도중 발생한 사고로 세상을 떠난 3명의 선수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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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앙 푀를 추모하는 카메룬 선수들. [사진=카메룬 축구협회]


비비앙 푀

주로 중앙 미드필더 비비앙 푀는 카메룬에서 촉망받는 미드필더였다. 체격 조건이 매우 좋고, 힘과 기술을 겸비한 중앙 미드필더였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 모두 잘 소화했고, 19세의 나이로 1994 미국 월드컵 대표팀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이후 RC랑스로 이적하여 4시즌간 활약했고, 이 기간 동안 RC랑스는 리그앙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푀의 뛰어난 활약을 지켜본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영입을 시도했으나 푀가 큰 부상을 입어 이적이 무산됐고, 결국 웨스트햄이 푀를 낚아챘다.

웨스트햄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펼친 푀는 올림피크리옹으로 이적했다. 그리고 2001-02시즌 올림피크리옹을 리그앙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프리미어리그에 대한 열망이 있던 푀는 2002-03시즌 맨체스터시티로의 임대이적을 택했고,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푀의 활약에 만족한 맨체스터시티는 푀를 완전히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푀는 시즌이 끝나고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 준결승 콜롬비아 전에서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의무실로 옮겨저 45분 간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푀의 사인은 심장마비로 밝혀졌고, 시상식에서 선수단 및 관계자들이 푀를 애도하는 의식을 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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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안토니오 푸에르타. [사진=UEFA 홈페이지]


안토니오 푸에르타

스페인의 안토니오 푸에르타(1984년생)는 왼쪽 측면 수비와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하는 다재다능한 선수였다. 세비야 유소년 팀에서 축구를 시작해 2004년 프리메라리가 데뷔전을 치렀고, 주전 수비수로 도약했다. 2006-07시즌 UEFA컵(현 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승부차기에서는 키커로 나서 득점에 성공해 세비야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런 푸에르타의 활약에 아스날, 맨유, 레알마드리드 등 여러 빅클럽들이 관심을 표현했고, 푸에르타의 주가는 날로 높아졌다. 어린 시절부터 활약했던 세비야에 남기로 결정한 푸에르타는 2007-08시즌 헤타페와의 홈 개막전에서도 선발로 나섰다.

그런데 이 경기가 푸에르타의 마지막 경기였다. 전반 35분 갑자기 쓰러졌고, 팀 동료 이비카 드라구티노비치가 푸에르타의 혀가 기도를 막지 않도록 응급처치를 했다. 다행히 의식을 되찾고, 교체로 경기장을 빠져나가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라커룸에서 또 쓰러지며 결국 병원으로 이송됐다. 푸에르타는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했고, 사인은 심장마비로 밝혀졌다. 당시 푸에르타의 나이 24세였다.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드는 점은 푸에르타의 아내가 첫 아이를 출산하기 직전이었다는 것이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푸에르타를 기리기 위해 세비야의 네르비온에 ‘안토니오 푸에르타 거리’를 만들었다. 세비야 구단은 ‘푸에르타 컵’이라는 대회를 개최했고, 그리고 푸에르타 좌석을 만들었다. 어린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였던 세르히오 라모스는 푸에르타가 청소년대표 시절 사용했던 등번호 15번을 택하며 추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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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원인이 정확하지 않은 알베르 에보세. [사진=알제리 축구협회]


알베르 에보세

알베르 에보세(1989년생 카메룬)는 비교적 최근인 2014년에 세상을 떠났다. 카메룬 2부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했고, 여러 팀을 거치며 많은 골을 넣었다. 기록이 좋은 시즌에는 경기당 한 골에 가까운 득점력을 과시하며 커리어를 이어나갔다.

2014년 8월 23일 알제리 리그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했다. 에보세의 득점에도 불구하고 소속팀 카빌리는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이에 화가 난 팬이 에보세에게 돌을 던졌고, 머리를 맞은 에보세는 병원으로 옮겨졌다. 결국 외상성 뇌손상으로 사망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에보세가 사망한 후 알제리 축구협회는 모든 대회를 무기한 중단했다. 재개된 리그에서는 에보세를 추모하기 위해 모든 경기에서 일정 시간 동안 응원을 하지 않는 의식이 진행되기도 했다.

리그가 재개된 뒤 에보세의 부검 결과가 공개됐는데, 머리 부상이 사인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어깨에 있던 부상이 원인이었다는 주장과 함께 구타 의혹이 불거졌다. 그러나 더 이상 조사가 진행되지는 않았고, 에보세의 죽음은 의문을 남긴 채 조금씩 잊히고 있다.

그라운드 위에서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자아낸 세 명에 대해서는 ‘축덕들이 만드는 팟캐스트 해축야화 55화’를 통해 자세히 들을 수 있다. 해축야화는 매주 금요일에 1부가 토요일에 2부가 업로드 되며, 팟캐스트 어플 ‘팟빵’을 통해 들을 수 있다.


■ 축덕들이 만드는 축구 팟캐스트 '해축야화' 다시듣기(아래 URL 클릭)

http://www.podbbang.com/ch/10698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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