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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화영의 골프장 인문학 15] 히로인디안오픈과 인도 골프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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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히로인디안오픈 우승자인 차라시아는 인도에서만 유러피언투어 3승을 거뒀다. [사진=유러피언투어]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지난 2월 추산된 인구 13억3078만명의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를 가진 인도에서 골프가 급성장하고 있다. 세계 최고 인구의 중국은 시진핑 정부가 골프를 부패 산업으로 규정하고 골프장도 180여 곳 가까이 폐쇄하고 있지만, 인도는 반대다. 스포츠 중에는 크리켓이 강세이고 골프장도 234곳에 불과하지만 선수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인도의 평균 연령이 27세이니 골프 잠재력만으로 보면 엄청난 시장이다.

국제대회 우승 여자 골퍼도 배출
지난해 델리GC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히로인디안오픈이 오는 9일부터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DLF골프&컨트리클럽 게리플레이어 코스로 옮겨 개최된다. 1999년 아놀드 파머 코스로 개장한 이 골프장의 게리 플레이어 코스(레이크?쿼리)는 전세계 골프장 정보사이트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톱100골프코스(www.top100golfcourses.com) 사이트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2번째로 좋은 코스다. 대회 역시 지난 2009년 아놀드 파머 코스에서 개최한 뒤로 8년 만에 재개하면서 그보다 나중에 개장했으나 더 고급스럽고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게리 플레이어 코스로 옮겨 치르는 것이다.

디펜딩 챔피언인 37세의 S.S.P 차라시아는 인도에서 경력을 키운 로컬 프로로 지난 2008년 인디언마스터스, 2011 아반타마스터스에 이어 지난해 이 대회까지 유러피언투어 3승을 모두 인도에서 따냈다. 그런가하면 올해 30살인 아니르반 라히리는 2015년 메이뱅크말레이시아에 이어 이 대회까지 연달아 우승하면서 결국 프레지던츠컵에 출전 자격을 얻었다. 인도의 골프가 성장하면서 코스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이처럼 급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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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1세 나이에 우승한 무케시 쿠마[사진=아시안투어]


지난해 12월의 아시안투어 파나소닉인도오픈에서 51세 나이의 무케시 쿠마가 우승했다. 87년에 프로 데뷔한 인도의 프로 골프 1세대다. 로컬투어인 암비(AMBI)투어에서 32년간 상금왕을 6번이나 한 인도 골프의 대표 선수다. 지역 대회 포함한 통산 승수가 무려 123승에 달한다. 암비투어에 이어 2007년 인도프로투어(PGTI)가 창립되면서 그도 버젓한 중산층으로 올라섰다. 국내용에 그쳤던 쿠마르가 파나소닉인도오픈과 같은 국제대회 우승을 하기 시작했다.

가장 유명한 인도 골프 선수는 1995년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데뷔한 아준 아트왈(44)이다. 주니어 시절부터 미국서 자라며 골프를 배워 22세에 프로가 되었다. 투어 생활 15년 만인 2010년에 시즌 마지막 대회인 윈덤챔피언십에서 인도인으로는 PGA투어 첫승을 거뒀다.

지브 밀카 싱(46), 아니르반 라히리가 아시안투어를 거쳐 유럽, 미국의 큰 무대로 나아간 케이스다. 밀카싱은 유러피언투어 3승, 일본JGTO투어 4승, 아시안투어 6승을 거두는 등 해외에서 13승을 거둔 인도의 대표 골퍼다. 2009년에는 인도인으로는 가장 높은 세계랭킹 29위를 기록했었고 아시안투어 상금왕에도 올랐다.

2015년 아시안투어 상금왕을 지낸 라히리는 인도 골프 미래를 짊어질 젊은 유망주다. 유러피언투어 2승, 아시안투어 7승에 송도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에도 출전했고, 미국 PGA투어에서도 자주 모습을 보인다. 2006년 PGA투어에 데뷔한 가간짓 불라(29)는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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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올림픽에서 주목받은 인도 여자 골퍼 아디티 아쇽. [사진=IGF]


여성 골퍼도 있다. 아디티 아쇽(19)은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에서 지난해 2승을 거뒀다. 지난달 인도 구르가온에서 히로인디언여자오픈에서 첫승을 올린 뒤로 2주만에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카타르레이디스오픈에서도 우승했다. 올해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24위를 해서 조건부 시드로 뛰고 있다.

인구 수당 가장 적은 골프장 비중
세계 골프사 차원에서 인도는 비중이 큰 나라다. 영국을 제외하고 세계 최초의 골프장이 들어선 나라가 미국이나 캐나다가 아니라 인도였다. 1829년 동인도회사로 영국 주둔군의 숙영지(宿營地)에 조성된 코스가 인도 동쪽 끝 콜카타의 로열캘커타골프장이다. 44년 뒤인 1873년 캐나다에 북미 최초의 골프장인 로열몬트리올이 개장했다. 미국의 가장 오랜 18홀 코스인 시카고CC도 1894년에 개장했다.

로열캘커타는 1911년에 영국왕 조지 5세와 메리 여왕으로부터 ‘로열’이란 칭호를 받았다. 고색창연한 코스여서 그린은 평탄하며 챔피언티에서 전장도 6978야드로 짧다. 그 뒤로 봄베이CC, 방갈로르GC가 1876년에 개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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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외 해외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코스 로열캘커타.


하지만 두 번의 세계대전이 모든 것을 앗아가 버렸다. 영국 웬트워스 골프장 회원이던 마하라자 바로다가 1939년 인도 골프계의 대부였던 조부의 지원으로 인도골프협회를 만들었으나 이내 전쟁의 참화에 묻혔다. 종전 10년 뒤인 1955년에야 인도골프협회(IGU)가 창립되면서 소멸되다시피 했던 골프가 되살아나기 시작한다. 내셔널타이틀 대회인 인도오픈은 1964년부터 열린다.

아직 발전하려면 한계도 많다. 인도는 빈부 격차가 워낙 크다. 카스트 제도가 공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골프 역사가 오랜 만큼 빈민가 옆으로 호화찬란한 럭셔리 골프장이 공존한다. 특이하지만 인도는 피치&퍼트협회도 운영된다. 오늘날 인도의 골프장 수는 234곳이지만 이중 94곳이 군 골프장이다. 이곳에서 일반인들의 라운드는 제한된다. 멤버십 코스의 회원이 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전통 있는 델리GC는 회원 신청후 25년을 기다려야 한다. 또한 피치&퍼트 코스가 다수를 차지한다. 전체 골프장 중에 9홀 코스가 총 코스의 60%를 차지하며 18홀은 39%, 그리고 3개의 27홀 코스가 있다.

현재 개발되거나 공사 중인 골프장만 32곳에 달한다. 인도의 골프코스 설계가인 비짓 난드라족은 ‘크리켓팬이 다수지만 골프를 배우는 인도인이 최근 급속도로 늘었다’고 말한다. “선수들이 유럽과 미국 해외투어에서 성적을 내는 것이 계기가 됐다. 큰 도시 주변으로 9홀 코스는 대부분 조성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인도 출신 스포츠인 중에서 세
계 무대에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가 골프여서 스포츠 지형까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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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 구르가온에 조성된 인도의 두번째 톱코스 DLF 게리플레이어 코스.


칼하블루&그린스 등 코스 꾸준히 증가
골프장 정보 사이트 톱100골프코스닷컴에 따르면 인도의 최고 코스는 칼하블루&그린스다. 나브라트나그룹이 자본을 대고 니클라우스디자인이 설계해 2012년에 개장한 뉴 코스다. 전장 7425야드로 인도에서 가장 길고 어려운 코스에 든다. 파4 6번 홀이 백티에서 무려 525야드에 이를 정도다. 지난 2015년 인도국내투어인 아흐메드바드마스터스를 개최했다.

두 번째 좋은 코스는 뉴델리 구르가온의 DLF골프앤컨트리클럽 게리플레이어 코스다. 그린피는 인도 루피아로 주말 3000루피(약 5만원)다. 노동자 한달 월급의 3분의 1일 정도로 최고급 코스다. 인도는 최근 IT산업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뭄바이의 푼, 방갈로르 지역에도 코스가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해외 주재원 뿐만 아니라 젊은 인도의 골
프 인구는 꾸준히 늘기 때문에 인도의 골프산업은 향후 급속도로 발전할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다.

DLF는 2차 세계대전이 지나면서 설립되어 인도의 대표 건설사로 성장한 DLF가 추진하는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델리 남쪽 구르가온은 상업과 주거의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1999년에 개장한 골프장 DLF는 2015년에 리노베이션을 하면서 히로위민스인도오픈과 오는 유러피언투어인 히로인도오픈을 게리 플레이어 코스에서 개최하게 된 것이다.

마운드 조성에 뛰어난 플레이어는 1번 홀(파4인 424야드)에서부터 오르막 그린으로 조성해두었다. 왼쪽으로 휘어지는 도그레그 형태인 파5인 4번 홀은 처음에는 오르막이지만 언덕을 넘으면 내리막을 그린다. 이 코스는 대부분 가파른 경사에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링크스의 항아리 벙커를 연상시킨다. 대표적인 게 수직벽 벙커들이 그린을 보호하는 11번 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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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궁전 유적과 어울린 뉴델리의 델리 골프장.


인도의 가장 오래된 코스는 로열캘커타지만 1951년 J.H.윌킨슨 장군이 설계하고 피터 톰슨이 1977년 리노베이션한 델리GC는 인도가 수도로 이전한 뉴델리에서는 가장 오래되었다. 이 코스는 인도에서 열리는 유일한 유러피언투어 히로인디안오픈을 지난해까지 개최했다. 인도의 오랜 왕궁 건축물이 남아있는 고색창연한 코스다.

영국의 데이비드 헴스톡이 설계한 암비밸리는 서 인도 지역의 국제적인 시설을 갖춘 골프장이다. 앰비계곡 자체가 사하라그룹에 의해 설정된 전원 계획 단지로 도시의 인프라와 샤야드리산 등성이를 따라 신록이 잘 어우러진다. 페어웨이는 딱딱하면서 잘 구르고 그린의 조형은 부드럽다. 파3 홀이 인상적인데 특히 165야드 10번 홀은 온통 물을 건너야 한다. 외국 게스트 그린피 5000루피이나 현지 게스트는 3500루피.

뉴델리의 클래식은 잭 니클라우스디자인이 인도에 남긴 유일한 시그네처 코스로 골프 리조트 중에서는 인도내에 가장 큰 규모이며 총 27홀 코스다. 뉴델리에서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하며 아시안투어 세일오픈을 개최한 바 있다. 카나타카골프어소시에이션(KGA)는 73년 개장한 곳으로 2011년에 리노베이션으로 모든 그린을 업그레이드 했다. 다소 플랫했던 코스 조형이 업다운이 있는 레이아웃으로 변모했다.

봄베이프레지던시는 피터 톰슨이 설계에 참여했고 1927년 개장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문순 시즌에 비가 집중될 경우 물 빠짐 문제가 누적된 끝에 코스 리노베이션을 거쳐 2009년 재개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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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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