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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종훈의 빌드업] (5) 숭실대 윤지혁, 주목할 만한 차세대 중앙수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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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 윤지혁이 춘계대학축구연맹전 우승 뒤 메달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정종훈 기자]


[헤럴드경제 스포츠팀(통영)=정종훈 기자] “수비수들이 투쟁심이 없다.”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의 신태용 감독은 지난 2월 포르투갈 전지훈련을 마치고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매번 수비 집중력 문제로 팀이 크게 흔들렸다. 20세 이하뿐 아니라 각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중앙 수비수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만큼 국내에서 좋은 수비수를 찾는 것이 어려워졌다.

그런 걱정을 조금은 덜어줄 선수가 등장했다. 바로 숭실대 새내기 윤지혁(19)이다. 그는 올해 수원공고를 졸업한 뒤 2월 춘계대학축구연맹전을 통해 대학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음에도 바로 주전수비수 자리를 꿰찼다. 숭실대는 윤지혁의 활약을 바탕으로 사상 첫 춘계연맹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러니 189cm의 신장에서 나오는 제공권과 파워를 갖춘 윤지혁은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숭실대 이경수 감독은 윤지혁을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잘해줬다. 궂은일을 참 많이 했다. 최우수선수상보다 더 큰 상이 있으면 (윤)지혁이에게 주고 싶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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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혁(20번)은 탄탄한 피지컬로 상대 공격을 무력화했다. [사진=이현아]


윤지혁은 이번 대회에서 4학년 김윤진과 발을 맞췄다. 김윤진이 앞에서부터 강하게 상대 공격수를 압박했다면, 윤지혁은 주로 뒤에서 묵묵하게 수비라인을 지켰다. 수원공고 시절 윤지혁은 김윤진과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 스스로 자신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공격적인 수비가 탐났을 터. 하지만 윤지혁은 참았다. “물론 제가 자신 있는 부분이지만, 지금은 (김)윤진이 형이 더 돋보여야 하는 시기잖아요. 양보하면 서로가 더 돋보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름 선배에 대한 배려가 인상적이었다.

윤지혁은 공을 소유한 상황에서도 인상적이었다. 주로 심지훈이 볼배급 역할을 수행했지만 윤지혁도 간간이 발을 갖다 댔다. 좌우 측면 수비수들에게 안정적으로 볼을 건네는 것은 물론이고, 최전방에서 빠르게 침투하는 동료를 보고 찔러주는 패스도 위협적이었다. 본인도 “빌드업에 자신 있다”고 전했다. 1) 상대 압박에도 풀어 나올 수 있는 공격적인 빌드업 능력, 2) 공격수가 압박해도 공의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고 패스할 수 있는 능력. 현대 축구에서 좋은 수비수가 갖춰야 할 능력 대부분과 일맥상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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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혁(20번)이 마지막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뒤 두 팔을 넓게 벌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정종훈 기자]


윤지혁은 대회기간 내내 ‘포스트 김민재’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김민재(21 전북현대)는 올 시즌 전북현대 입단과 동시에 최강희 감독의 극찬과 함께 언론과 팬의 주목을 받는 대형신인. 그만큼 윤지혁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평가였다.

실제로 윤지혁이 이따금 보이는 강한 압박수비 자세는 김민재를 연상시켰다. 둘은 수원공고 2년 차이 선후배 관계로, 짧은 기간이지만 1년 동안 함께 발을 맞춘 기억이 있다. 윤지혁은 김민재에게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고 밝혔다. 윤지혁은 “제 장점이 공격적인 수비인데 그런 부분을 (김)민재형을 많이 따라하려고 했다”며 수줍게 말했다. 이경수 감독은 “(김)민재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완벽한 선수는 없다. 특히나 성장하는 단계에서는 보완할 점이 매 경기 나타난다. 윤지혁에게도 부족한 부분이 존재한다. 키가 큰 까닭에 다소 스피드가 느리다는 것이다. 발이 빠른 공격수가 침투하는 순간 뒷공간을 내주는 장면이 노출됐다. 윤지혁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부족한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해서 감독님을 믿고 훈련에 임할 생각이다”라고 다짐했다.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수비의 고민이 심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다가오는 3월 친선 대회에 뉴페이스가 나타날 가능성은 농후하다. 윤지혁은 그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다. “(대표선발이)아직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 공격적인 수비에 자신이 있다. 기회를 주신다면 열심히 할 생각이다.” 이래저래 젊은 한국축구에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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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직후 윤지혁(20번)이 동료들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사진=정종훈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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