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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우승 이끈 리키 파울러의 43.5인치 드라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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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인치 드라이버로 혼다클래식에서 우승한 리키 파울러.[사진=AP뉴시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리키 파울러가 PGA투어 혼다클래식에서 우승했다. 최종일 17,18번 홀의 연속 보기에도 불구하고 4타 차로 여유있게 우승했다. 이런 해피엔딩은 3라운드까지 벌어놓은 점수 덕에 가능했다. 파울러는 무빙데이인 3라운드에서 16,18번 홀의 징검다리 버디로 4타차 리드 속에 편한 마음으로 최종라운드를 맞을 수 있었다.

파울러는 혼다클래식을 앞두고 장비에 변화를 줬다. 작년 이 대회에서 36홀 선두를 달린 파울러는 주말 라운드에서 티샷의 정확도가 떨어져 우승을 놓친 아픈 기억이 있다. 이 때 혼다클래식이 열리는 PGA내셔널에선 장타 대신 높은 페어웨이 키핑률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파울러는 올해 대회 개막을 앞두고 드라이버 샤프트를 1인치 줄였다. 평소 44.5인치 짜리 코브라 드라이버를 사용하던 파울러는 혼다클래식엔 43.5인치 드라이버를 들고 출전했다.

작전은 주효했다. 나흘 동안 드라이버를 사용한 42개 홀중 31개 홀에서 볼을 페어웨이에 올렸다. 최종라운드엔 강한 바람이 불어 페어웨이 적중률이 50%로 떨어지며 타수를 잃었지만 우승 스코어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파울러는 “짧은 드라이버를 쓰니 볼 컨트롤 능력이 좋아져 편하게 칠 수 있었다”고 만족해 했다.

파울러는 지미 워커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 우승상금 115만 2000달러(약 13억원)을 차지할 수 있었다. 워커는 지난 1월 하와이에서 열린 SBS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 42인치짜리 타이틀리스트 드라이버를 들고 나갔다. 워커는 평소 44인치짜리 드라이버를 사용했는데 하와이의 강한 바람에 맞서기 위해 샤프트 길이를 2인치나 줄이는 도박을 감행했다. 워커는 우승은 하지 못했으나 효과적으로 티샷을 이상적인 지점으로 보낼 수 있었다.

파울러는 단신에도 불구하고 장타를 치는 선수다. 드라이브샷 평균거리가 307.4야드로 장타부문 11위에 올라 있다. 동양인의 피가 섞인 파울러는 키가 175.6cm에 불과하지만 빠른 헤드 스피드를 이용해 거리를 낸다. 하지만 ‘황금곰’ 잭 니클러스가 디자인한 난코스인 PGA내셔널에선 장타 보다는 정확도가 필요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판단을 믿고 과감하게 드라이버 샤프트 길이를 줄인 결단성이다.

또 하나. 파울러의 구질이 페이드인 점도 우승을 거들었다. 잭 니클러스는 자신의 디자인한 모든 코스를 페이드 구질에 적합하도록 설계한다. 본인의 구질이 페이드인데다 페이드 구질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모든 우승은 참 어렵다는 것. 세계 최고의 무대인 PGA투어 무대라면 그 어려움은 더욱 클 것이란 점이다. 앞으로 파울러가 계속 짧은 드라이버를 쓸 것인지, 아니면 원래대로 돌아갈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특히 장타가 필요한 ‘명인열전’ 마스터스엔 어떤 드라이버를 들고 나올지 흥미롭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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