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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구이슈] 천하삼분지대계가 이뤄진 프로배구, '살얼음판 선두다툼'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양정수 기자] 2016년 세밑 프로배구는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한국전력 세 팀을 중심으로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요동치는 그야말로 ‘삼국시대’다. 현대캐피탈은 승점 35점(12승 5패)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다. 한국전력이 12승 4패로 승률은 앞서지만 잦은 풀세트로 인해 승점에서 밀리며 3위에 자리하고 있다. 대한항공(11승 6패)은 현대캐피탈을 승점 3점 차로 2위에 오르며 바짝 뒤쫓고 있다. 이쯤이면 ‘천하삼분지대계’가 완벽하게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러한 살얼음판 같은 팽팽한 싸움은 이미 예견된 결과다. 이번 시즌부터 도입된 트라이아웃 & 드래프트 제도 때문이다. 외국인선수 기량이 평준화된 까닭에 지난 시즌처럼 특출난 외국인선수 혼자 팀을 이끌 수 없게 됐다. 흔히 말하는 ‘몰빵 배구’가 어려워졌고, 국내선수의 비중이 올라가면서 전력평준화가 이뤄진 것이다. 그래서일까, 선두팀들의 공통적인 특징도 토종 선수의 활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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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로 순항 중인 현대캐피탈. [사진=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원팀 - 현대캐피탈

현대캐피탈은 다른 팀들과 달리 주전 선수뿐 아니라 백업선수까지 한데 모여 작전을 듣는 등 모두가 하나라는 ‘원팀’을 지향한다. 당연히 선수 조화가 가장 잘 이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토종선수의 활약이 성적으로 직결되는 까닭에 현대캐피탈의 토털배구가 빛을 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현대캐피탈은 리베로를 제외한 전원이 공격에 가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다른 팀들과 달리 토종주포인 문성민이 가장 높은 공격점유율을 올리고 있고, 톤 밴 랭크벨트가 균형을 맞추고 있다. 여기에 국가대표급 센터인 최민호와 신영석까지 고른 활약을 펼치며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두터운 선수층 -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외국인선수의 활약 여부에 관계없이 국가대표급 레프트 4명, 센터 4명 등 가장 두터운 선수층을 앞세워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김학민, 신영수에 미차 가스파리니까지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우승후보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김학민은 시간차공격과 후위공격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대한항공의 왼쪽 날개를 책임지고 있다. 가스파리니는 리그 초반 주춤했던 모습은 온데 간데 사라지고 서브에이스로 톡톡히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세터 한선수는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팀의 상승세에 일조하고 있다.

환골탈태 - 한국전력

한국전력은 만년 꼴찌라는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당당히 우승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전력 상승세의 중심에는 레프트 전광인이 자리 잡고 있다. 전광인은 대한민국 최고의 레프트라는 평가에 걸맞게 가공할 화력을 과시한다. 또 살림꾼 서재덕은 라이트에서 레프트로 포지션을 변경했지만 빠른 적응력으로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맏형 방신봉은 41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최근 프로배구 통산 3번째 700 블로킹 기록을 달성하며 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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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권 도약을 노리고 있는 4위 우리카드. [사진=우리카드 위비]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한국전력이 선두에서 맹위를 펼치고 있지만 그 아래 우리카드와 삼성화재가 호시탐탐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갈 눈치를 보고 있다. 1위 현대캐피탈과 5위 삼성화재와의 승점 차는 10점에 불과하다. 한두 경기를 실수하면 순위가 뚝 떨어지고 만다. 위·촉·오 삼국이 천하를 두고 엎치락뒤치락 했지만 통일은 진나라가 했듯이, 아직 우승 팀을 속단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문제는 체력이고, 변수는 부상이다. 각 팀 선수들과 사령탑은 긴장의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배구 팬의 입장에서 요동치는 배구판은 재미나기만 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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