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골프상식 백과사전 39] 탁구와 골프
이미지중앙

지난해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한 안병훈이 부모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지난해 유러피언투어 BMW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그해 신인상을 받은 안병훈은 드라이버샷이 300야드를 넘기는 엄청난 장타자다.

부드럽게 휘두르는 것 같은데 엄청난 파워를 낸다. 190cm에 가까운 신장과 체격이 한몫을 하지만 그의 운동 자질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다. 부친 안재형 씨는 88년 서울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고, 모친 자오즈민은 중국여자탁구 대표로 역시 은메달을 땄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안병훈의 장타는 탁구 선수였던 부모에게 물려받았는지 모른다.

실제 탁구 선수였다가 프로 골퍼가 된 선수도 있다. 지난 8월초 한국프로골프(KPGA) 2부 투어인 챌린지투어 8회 대회 우승자 강상윤(26)이다. 모친의 권유로 6살 때 탁구를 시작한 강상윤은 8살에 전국 초등부 선수권에서 우승했다. 서울 광장초등학교 탁구부에서 활동하며 전국 대회에서 10번의 우승을 휩쓸었다. 하지만 중학교에 진학해 탁구에 대한 흥미를 잃고 방황하다가 결국 스승이던 김택수 감독의 권유로 14살에 골프로 전향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탁구를 가장 잘 치는 골프 선수는 프레드릭 제이콥슨이다. 스웨덴의 전국 주니어 탁구 랭킹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적도 있다. 제이콥슨은 15세에 탁구를 계속 하기엔 자신이 야외활동을 너무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골프로 전향했다.

미국에서는 매트 쿠차가 수준급 실력자로 가끔씩 제이콥슨을 이기기도 한다. 벤 크레인은 대회장에 갈 때마다 탁구채를 챙겨간다. 제이슨 더프너는 혼자서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볼 배급기를 자택에 구입했다. 브래드 팩슨 역시 주니어 시절에 탁구 선수로 활약한 터라 미국에서는 최고로 손꼽힌다.

이미지중앙

프레데릭 제이콥슨이 골프채널 방송에 나와 탁구 시범을 보이는 모습.


PGA투어 선수들은 탁구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곤 한다. 골프 선수들은 투어를 다니면서 의외로 탁구를 많이 친다. PGA투어 선수들에게 탁구대는 뷔페 테이블만큼이나 익숙하다. 손 감각이 탁월해 스페인의 골프 천재로 꼽히는 세르히오 가르시아는 탁구채 대신 접시를 집어 들고서도 능숙하게 스매싱을 매기는 묘기도 보인다.

지난해 인천 송도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에서 선수들 휴게실에는 탁구대가 놓여 있었다. 경기가 지연되거나 천둥번개 등의 악천후로 중단될 때 선수들은 실내 탁구대로 모
여 긴장을 풀면서 근육을 굳지않게 한다. 그러다보니 골프 선수들이 수준급 실력을 자랑하기도 한다.

골프와 탁구는 똑같이 집중력과 감각, 창의력을 요구한다고 제이콥슨은 말한다. “두 가지 모두 대단히 심리적이다. 나쁜 샷을 한 후에 그걸 극복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탁구는 투어 프로들이 현장에서 누리지 못하는 것을 제공한다. 샷과 샷 사이에 생각할 틈이 거의 없어서 최면에 걸린 듯이 플레이에 임해야 하는 자유로움이다. 그리고 땀을 흘리면서도 부상의 위험이 없다는 점이다. 부상의 위험이 없는 건 골프 역시 마찬가지지만 그렇다고 땀을 흘리지는 않는다.

이미지중앙

지난 2006년 상하이 HSBC챔피언스에서 타이거 우즈가 탁구로 포토콜 사진을 찍기도 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