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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두의 해축야화] 제 2의 레스터시티를 꿈꾸는 팀들의 반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병두 기자] 지난 시즌 레스터시티의 프리미어리그 제패는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 레스터시티의 우승은 1884년 레스터퍼스라는 이름으로 팀을 창단한 이래 132년 만에 처음이었다.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2014-15시즌 14위로 간신히 강등을 피했던 터라 레스터시티의 우승을 예견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레스터시티는 모두의 예상을 비웃듯이 역사에 길이 남을 우승을 차지했다. 이에 더해 공장노동자 출신 제이미 바디의 인생역전과 알제리 국가대표 후보였던 리야드 마레즈의 일취월장한 실력, 프랑스의 2부리그인 리그두에서 이적해오며 아무런 기대도 받지 않았던 은골로 캉테가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수비형미드필더로 거듭난 이야기 등 많은 감동 요소가 더해지며 많은 약팀들에게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런 레스터시티에게 자극이라도 받은 것일까. 올 시즌 많은 팀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제 2의 레스터시티를 꿈꾸는 세 팀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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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GC니스의 질주를 이끌고 있는 마리오 발로텔리. [사진=리그앙 홈페이지]


OGC니스

OGC니스(이하 니스)는 소개할 세 팀 중 가장 우승 가능성이 높은 팀이다. 현재 프랑스 리그앙에서 8승 2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 득점은 2점이고, 경기당 평균 1실점도 내주지 않을 정도로 밸런스가 잘 잡혀있다.

무서운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니스는 2014-15시즌 매력적인 공격축구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으나 수비가 뒷받침되지 않으며 리그 11위에 머물렀다. 이후 적극적인 투자와 리그앙을 잘 이해하고 있는 클로드 퓌엘(현 사우스햄튼 감독) 감독의 지략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남팔리스 멘디(레스터시티)의 활약은 두드러졌고, 이에 더해 하템 벤 아르파까지 부활에 성공하며 2015-16시즌 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상위권 도약에 성공한 니스는 올 시즌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를 감행했다. 퓌엘 감독의 대체자로 묀헨글라드바흐를 강팀으로 만들어놓은 루시앵 파브레 감독을 선임했다. 파브레 감독은 수비를 단단히 하고 역습에 능한 팀을 만드는 능력이 좋다. 역습 위주의 경기를 펼치는 팀은 안정감 있는 수비수와 골 결정력이 탁월한 공격수가 필요하다. 이에 니스는 과거 바이에른뮌헨에서도 활약했던 단테 본핌을 영입하며 수비에 안정감을 더했다. 최전방에는 악동 마리오 발로텔리를 영입했다.

두 선수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4라운드 마르세유 전부터 선발출전한 단테는 10라운드까지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단테는 탁월한 수비 능력을 선보이며 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발로텔리는 4경기에 출전해 5골을 넣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에 더해 만년 유망주였던 알라산 플레까지 많은 득점을 올리며 니스의 공격에 날개를 달아줬다. AS모나코와 파리생제르망이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지만 니스의 기세가 워낙 좋아 쉽게 따라잡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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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 보루시아도르트문트를 꺾고 기뻐하는 RB라이프치히 선수들. [사진=분데스리가 홈페이지]


RB라이프치히

RB라이프치히(이하 라이프치히)는 2009년 창단한 새내기다. 라이프치히는 세계적인 음료 제조회사 ‘레드불’의 투자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다. 2009-10시즌 5부리그에서 시작해 2014-15시즌 2부리그인 푸스발-분데스리가에 입성했다. 2부리그 첫 시즌을 5위로 마감하며 좋은 성적을 기록한 라이프치히는 지난 시즌 2위를 기록하며 분데스리가로 승격했다.

세계 최고의 무대 중 하나인 분데스리가에서도 라이프치히의 분위기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분데스리가 첫 경기였던 호펜하임 원정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한 라이프치히는 2라운드에서 분데스리가 전통의 강호 도르트문트를 1-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후 계속된 승리로 현재 5승 3무를 기록하고 있다. 바이에른뮌헨(6승 2무)에 이은 단독 2위다. 창단 7년 만에 독일 최고의 클럽인 바이에른뮌헨을 긴장하게 만든 셈이다.

라이프치히 돌풍의 원동력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레드불의 공격적인 마케팅이다. 팀명에 기업의 이름이 들어갈 수 없는 분데스리가의 규정을 교묘하게 피해 RB(Rasen Ballsport)라는 이름을 붙였다. 라이프치히의 이름을 들은 사람들은 자연스레 레드불을 떠올리게 됐고, 레드불은 큰 수익을 올렸다. 이런 수익을 고스란히 라이프치히에 재투자하며 많은 돈을 쓰고 있다.

두 번째는 랄프 하센휘틀 감독의 뛰어난 지도력이다.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을 연상시키는 강력한 전방압박과 속공으로 분데스리가를 뒤흔들고 있다. 또 적절한 로테이션으로 상대팀의 맞춤 전략을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 세 번째로 이런 감독의 축구를 잘 수행하는 젊은 선수들이다. 하센휘틀 감독의 축구를 수행하기 위해서 이번 시즌부터 24세 이하의 선수들만 데려오는 것으로 영입방침을 세웠다.

아직 26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라이프치히의 성공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 독일은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기 때문에 라이프치히가 막대한 자본을 등에 없고 물을 흐리고 있다는 비판도 많이 있다. 그러나 도르트문트가 주춤한 상황에서 바이에른뮌헨의 독주 체제에 새로운 도전자가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큰 충격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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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패행진을 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TSG1899호펜하임 선수들. [사진=분데스리가 홈페이지]


TSG1899호펜하임

국내 팬들에게는 김진수의 소속팀으로 잘 알려져 있는 TSG1899호펜하임(이하 호펜하임)은 지난 시즌 부진을 겪으며 강등을 걱정하는 처지였다. 간신히 15위로 강등을 면한 호펜하임은 올 시즌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8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4승 4무를 기록하며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겨야 할 경기를 반드시 이기고, 최소 무승부를 만드는 데 주력한 결과 나온 값진 성과다.

호펜하임의 돌풍은 축구팬들에게 그리 낯설지 않다. 아마추어 팀이었던 호펜하임은 IT사업가였던 디트마어 호프에게 막대한 투자를 지원받는다. 호프는 어린 시절 호펜하임에서 뛰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호펜하임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8부리그였던 호펜하임은 마침내 2008-09시즌 팀 역사상 처음으로 분데스리가 무대에 출전했다. 승격 후에도 베다드 이비세비치를 앞세워 바이에른뮌헨, 도르트문트 등을 따돌리며 리그 선두를 질주했다. 그러나 이비세비치의 부상을 시작으로 주축 선수들이 전력에서 이탈하며 돌풍을 이어가지 못했다.

올 시즌 호펜하임 돌풍의 키워드 역시 2008-09시즌과 마찬가지로 공격이다. 8경기 동안 무려 16골을 득점했다. 이는 나란히 20골을 기록하고 있는 바이에른뮌헨과 도르트문트에 이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런 강력한 공격의 중심에는 안드레이 크라마리치가 있다. 지난 시즌 임대로 호펜하임에서 뛰었던 크라마리치는 올 시즌 완전이적으로 호펜하임에 합류했다. 크라마리치는 8경기에 모두 출전해 3골 5도움을 기록하며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크라마리치의 파트너로 뛰고 있는 산드로 바그너 역시 7경기에 나서 4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수비가 불안한 호펜하임이 시즌 막판까지 현재의 순위를 유지하긴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이미 돌풍을 일으키고 몰락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위기 순간을 잘 대처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호펜하임이 8년 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2의 레스터를 꿈꾸는 돌풍의 팀들에 대해서는 ‘축덕들이 만드는 팟캐스트 해축야화 37화’를 통해 자세히 들을 수 있다. 해축야화는 매주 금요일에 1부가 토요일에 2부가 업로드 되며, 팟캐스트 어플 ‘팟빵’을 통해 들을 수 있다.

■ 축덕들이 만드는 축구 팟캐스트 '해축야화' 다시듣기(아래 URL 클릭)

http://www.podbbang.com/ch/10698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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