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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민의 골프 패션 다이어리] 그린위의 녹색의상, 당신도 패션 테러리스트?
* 헤럴드경제에서 ‘김성민의 골프 패션 다이어리’를 새롭게 선보입니다. 글쓴이 김성민은 골프웨어 브랜드 휴스토니의 디자인 실장으로 패션과 골프의 접점에 서서 날카로운 시각으로 다양한 골프웨어와 패션에 대한 상식을 소개합니다.

누구나 한 번 쯤 잠들기 전 다음날 입을 옷을 고민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개인마다 어느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중요한 행사나 소개팅, 면접, 또는 학창시절 때 소풍을 앞두고 장롱에서 옷을 꺼내서 눈에 보이는 곳에 걸어놓고 다음날을 기대하면서 잠들어 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복장은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구한 말 갑오개혁에 의해 내려진 변복령(變服領)에 대한 저항으로 ‘의복이 바뀌면 정신적 가치기준도 바뀐다’라고 주장한 학자도 있을 정도다. 더불어 기업이나 공직 등에서도 유니폼을 착용해 소속감을 고취시키기도 하며 각종 스포츠에서도 소정의 복장을 요구한다.

골프도 마찬가지로 골프에 적합한 복장을 권장하는 스포츠다. 그런데 여기서 골퍼들 사이에서 전해지는 이상한 풍문(?)이 있다. 바로 녹색의상을 가급적 피하라는 이야기다. 일순 듣기에는 그린이 초록색이니 눈에 잘 띄지 않기에 그렇다고 생각이 될 수 있다.

한 프로골퍼에 따르면 “녹색 계통 의상이 그린에서 촌스러워 보일 수 있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출시되는 제품도 많지 않았고 그 때문인지 덩달아 필드에서 녹색계통 의상을 보기가 힘들었다”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러한 고정관념에 전환점이 생긴 것은 미국 PGA투어 프로인 리키 파울러(27) 덕분이다. 파울러는 다양한 색감의 의상과 기존의 고정관념을 깬 힙합스타일로 필드위의 패셔니스타로 유명하다. 파울러가 처음으로 올 그린 패션을 선보인 것은 2011년 마스터스 대회다. 당시 그는 소속사인 푸마에 마스터스의 상징인 그린재킷과 똑같은 의상을 주문했고 푸마는 이를 수용해 ‘마스터스 그린’ 버전을 만들었다. 이 당시만 해도 녹색의상이 마스터스를 상징하는 느낌을 줬을 뿐 엣지있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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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마스터스의 리키파울러. 아직은 투박한 녹색이다. [사진=PGA투어]


2012년 웨이스트매니지먼트피닉스오픈에서는 그만의 독특한 패션감각으로 그린색을 잘 살려 개성 넘치는 스타일을 보여줬다. 국내 한 언론에서도 ‘PGA 투어에서 떠오르는 패셔니스타인 그는 골퍼들이 잔디 컬러와 비슷해 기피한다는 '그린컬러'로 개성을 살렸다’며 사진 기사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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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색으로 엣지있는 패션을 보여준 리키 파울러.


실제로 골프웨어의 트랜드가 점점 변함에 따라서 스타일이나 색상 등의 경계가 점점 무의미 해지고 기능과 개성을 중시하는 풍조다. 업계에서도 아더컬러(의상의 기본적인 컬러 이외에 서브컬러)로 과감하게 녹색을 채택하기도 한다. 때문에 일반 골퍼들이라 하더라도 녹색을 잘 살려 맵시있게 코디한다면 결코 패션테러리스트 소리를 들을 일은 없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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