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아름 기자] 시카고 컵스가 1945년 이후 71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컵스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LA 다저스를 상대로 5-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4승2패를 기록한 컵스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월드시리즈에서 맞붙게 됐다.

컵스는 경기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1회말 선두타자 덱스터 파울러가 우익선상을 꿰뚫는 2루타로 출루했다. 크리스 브라이언트의 1타점 우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후속 앤서니 리조가 좌익수 실책으로 출루하며 무사 2,3루의 찬스가 이어졌다. 벤 조브리스트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브라이언트를 불러들이며 컵스는 2-0으로 앞서나갔다.

컵스 타선은 커쇼를 집중 공략했다. 2차전서 영봉패를 당했던 모습은 없었다. 2회에도 에디슨 러셀의 2루타와 파울러의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묶어 1점을 추가했다. 이후 홈런으로 커쇼를 무너뜨렸다. 4회와 5회 각각 터진 윌슨 콘트레라스와 리조의 솔로 홈런으로 점수 차는 5점으로 벌어졌다.

선발 마운드 싸움에서 승리한 팀은 컵스였다. 컵스의 선발 카일 헨드릭스는 7⅓이닝 동안 사사구 없이 다저스 타선을 상대로 단 2안타만을 허용,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짠물 투구를 선보였다. 헨드릭스에게 마운드를 건네받은 채프먼 역시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켜냈다. 다저스는 커쇼에 이어 마무리투수 젠슨을 6회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젠슨은 3이닝 노히트로 선택에 화답했으나 타선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며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컵스의 월드시리즈행은 딱 71년 만이다. 1945년 월드시리즈 4차전서 컵스의 광팬이었던 빌리 사이어니스가 염소 머피를 데리고 리글리필드를 찾았다. 하지만 염소의 출입이 거부당하자 빌리는 “다시는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며 저주를 퍼부었다. 그 이후 컵스의 암흑기가 도래하며 오랜 기간 월드시리즈 문턱조차 밟지 못했다.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하며 ‘염소의 저주’ 절반을 끊어낸 컵스가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경우 1908년(순종 2년) 이후 무려 108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된다.
sports@heraldcorp.com